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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책 <마흔에게>와 <어떡하죠, 마흔입니다>‘사십춘기’ 중년을 위한 위로, 인생에 늦은 때는 없다
‘사십춘기’(四十春期)라는 말이 있다. 글자 그대로 40대에 사춘기가 온다는 뜻이다. 젊음을 만끽하는 20대와 30대를 넘어 지나온 삶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기가 ‘마흔’이다. 사십춘기의 중년들에게 철학적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 잇달아 나왔다. 젊은이들을 위한 위로와 조언을 담은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오지만, 중년을 위한 힐링과 삶의 성찰을 담은 책도 있다. 2019년 기해년을 맞아 삶의 재정비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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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에도 특권이 있다<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다산초당

<마흔에게>는 남은 생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는 책이다. 아들러 심리학의 1인자이자 국내서 1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미움받을 용기>의 원작자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이다. 50살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자신의 인생철학을 담았다.
저자는 오랜 시간 사람들과 소통해왔다. 정신의학병원에서 실의에 빠진 청년들을 상담했고, 동일본대지진 이후에는 도호쿠 각지에서 강연하며 가족과 고향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시련이 닥친다. 50살의 나이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것이다. “오늘도 눈을 떴다. 적어도 오늘이라는 날은 살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은 적어도 병을 앓기 전에는 느껴본 적 없는 기쁨이었다.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한 그는 60살에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2년이란 시간 동안 꾸준히 공부한 덕에 이제는 한국어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젊은 날 경쟁에 내몰리거나 성과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느라 못했던 일이다.
“나이가 들면 평가와 평판에 개의치 않고 순수하게 배우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나이 듦’의 특권이란 이런 것이다. 지레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노년이라 힘들고 괴로운 일만 기다릴 거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남은 인생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해보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해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하지 못한다’는 현실에서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곧 할 거야’라는 가능성 속에서만 살면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못합니다.”
저자는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할 수 있는 일은 생각 이상으로 많다고 강조한다. 그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것만이 나이 들어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남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의 의식뿐’이라고 강조하는 저자의 말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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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도전, 철학적 성찰로 이겨내라<어떡하죠, 마흔입니다> 키어런 세티야 지음, 김광수 옮김, 와이즈베리

흔히 중년은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은 때라고 말한다. <어떡하죠, 마흔입니다>의 저자이자 매사추세츠공대의 철학 교수인 키어런 세티야는 중년이 되어서도 시간은 생각보다 많다고 말한다. 50살에 직업을 바꾸거나 55살에 과감히 이혼하는 것 등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다.
“실수, 불운, 실패. 당신이 결코 택하지 말아야 했을 선택이요, 맞닥뜨리지 말아야 했을 곤경이다. 누구나 중년에 이르면 어느 정도 이런 상황들을 겪게 된다. 문제는 이런 상황들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지 않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 철학이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받아들이도록 도울 수는 있다.”
책은 중년의 도전을 이겨내기 위해 배워야 하는 철학적 성찰을 다룬다. 성인기와 중년기에 불가피하게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소개하면서 철학이 개인의 성공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쇼펜하우어, 존 스튜어트 밀,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 등 철학자와 문학가를 총망라해 실용적인 조언을 담았다. 언제고 닥칠지 모르는 감정적인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당신이 지금 하는 무언가에서 기쁨이나 평안, 활기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지금 하는 ‘무언가’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얼마나’를 바꾸는 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다. ‘얼마나’는 언제나 ‘무언가’보다 중요하다.”(에크하르트 툴레)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마음철학 수업’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스스로를 개선하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오히려 삶의 시간성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를 인정하라고 조언한다.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명상을 권했다. 명상을 통해 나의 호흡을 안정시키고, 주변 소음이나 지금의 기분을 마주함으로써 긴장과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철학적 위로’를 건넨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글 이윤정 이데일리 기자
사진 제공 다산초당,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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