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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팀 이대욱
영감이 가득한 수조를 거닐며

당신을 소개해주세요.
현재 예술교육실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양천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대욱입니다.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고, 2019년 서울문화재단에 입사해 이제 만 4년 7개월 정도 됐네요. 대학 시절에는 창작 작업을 하면서 미술 교사가 되고자 임용시험을 준비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서울문화재단을 알게 됐고, 운 좋게도 입사를 준비한 그해에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요즘 예술 자체보다도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과 주변 환경 등 넓은 의미의 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일과 휴식, 먹고사니즘에 관해서도 생각이 많습니다. 틈나는 대로 독서를 하며 다양한 분야를 탐구하고 있고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은 어떤 공간인가요.
과거 수돗물을 공급하던 김포가압장을 리모델링해 2016년 개관한 국내 최초 어린이 전용 예술교육 공간입니다. 물을 담아두던 약 800평 규모의 외부 수조 공간이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도시 한복판에 운동장보다도 드넓은 공간이 있다는 것이 놀랍죠. 개관한 이래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자녀와 함께 들르곤 하시는데요. 특별히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는 날에도 상설 프로그램을 체험하거나 어린 자녀가 뛰놀 수 있도록 이곳을 찾는 부모님들도 계시고, 하교 후에 마치 놀이터처럼 여기며 센터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센터는 언제나 개방된 공간이거든요. 또 센터 바로 뒤에 서서울호수공원이 있어 유동 인구가 상당합니다. 공원을 방문했다가 센터로 이동하거나 주말 나들이를 나왔다가 센터 외부 수조 공간에 돗자리를 깔고 휴식하는 모습도 자주 보게 돼요. 그런 점에서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은 ‘가족들의 놀이터’가 아닐까 합니다.

올해, 이 놀이터를 장식할 어떤 사업을 준비하고 있나요.
지난해 1월, 당시 서서울예술교육센터로 불리던 이곳으로 발령받아 예술교육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일 년간 서울시 정책사업인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예술힐링놀이터’를 운영하며 5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토요일마다 센터 전 공간을 활용해 엄마 아빠와 자녀의 소통과 휴식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올해는 ‘서울시민예술학교’ 프로그램 공모 사업과 상설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시민 대상 예술교육 대표 브랜드 사업인 서울시민예술학교는 지난해 하반기에 처음 시작했는데요. 올해는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과 용산 두 곳에서 봄(5~6월)·여름(7~8월)·가을(9~11월) 시즌으로 확대해 감상·창작 유형의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양천에서는 공간 특성에 맞게 어린이와 가족, 노년층을 포함한 성인을 대상으로 시각·연극·무용·음악·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가정의달인 만큼 5월에는 센터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5월 4일 토요일에는 어린이날 주간을 맞이해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오프닝 행사를 여니 많이 찾아와주세요! 그리고 지난해 진행한 ‘예술힐링놀이터’는 (예비) 부모님과 자녀 등 가족, 시민 모두를 대상으로 5월 25일 첫 축제를 개최합니다.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다채로운 공연, 워크숍, 체험 등이 준비되는데요.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부모님과 자녀가 따로, 또 같이 즐길 자리를 마련했으니 이 기회에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양천을 찾아봐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공간 특성상 예술가보다는 어린이나 가족과 자주 만나게 될 것 같아요.
올해 초, 어느 금요일 오후였어요. 센터에 상설 체험을 하는 부모님들이 계셨는데 그중 왠지 익숙한 아버님이 계시더군요. 그분도 저를 보고 긴가민가하는 표정이셨고요. 알고 보니 제 아내의 지인 가족이셨어요. 서로 기억이 나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센터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거주하시더라고요. 예전부터 센터를 알고 있었다고 하고요. 자녀가 아직 24개월이 채 되지 않아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면 종종 이곳에 들른다고 하셨어요. 아이에게 여러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은데, 주변에 마땅한 곳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하시더군요. 아직 센터에서 상설 체험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바람 쐬러 들르기에 좋아 자주 센터에 오신다면서요. 반갑고 뿌듯한 마음과 함께, 따로 홍보한 것도 아닌데 이미 우리 센터를 알고 그동안 방문하셨다는 점에 앞으로는 내가 더 잘해봐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됐어요. 저는 지금 자녀가 없지만, 이 경험을 계기로 조금 더 방문객의 입장에서 공간 경험과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앞서 담당한 예술청 공간은 완전히 결이 달랐을 듯합니다.
입사 후에 두 달 정도 청년예술청 개관 준비 업무를 담당하다 2020년 초 예술청팀으로 이동했는데요. 그 후로 종종 청년예술청에 들를 때면 노트북을 두고 작업하는 예술가들을 많이 보곤 합니다. 공간 분위기가 편안하고 쾌적해서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현재 서울예술인지원센터로 확대된 예술청 개관을 준비할 때도 앞서 문을 연 청년예술청의 운영 사례를 많이 참고했고요. 새로운 공간을 개관하는 업무는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특히 재단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제게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준비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현장에서 여러 상황과 변수가 수시로 발생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공간이 활성화되니 뿌듯하더라고요. 거의 2년간 개관 업무를 진행하면서 가끔은 내 업무가 물리적 실체 없이 막연하게 느껴졌는데, 시간이 지나고 바라보니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보람이 듭니다. 지금은 다른 부서로 이동했지만, 공간이 워낙 잘 운영되고 있어 방문할 때면 언제나 친근함이 들어요. 현재 두 공간을 운영하는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을 이야기해볼까요.
모든 것이 제게 영감이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 장소, 책과 영화, 예술 작품, 날씨에서도요. 무언가에서 영감을 받는 것보다, 언제 어디서든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제 안테나와 감각을 기민하게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무 시간에는 센터를 찾은 시민들을 보고 영감을 얻기도 하고, 점심시간에는 종종 호수공원을 산책하다 주변 풍경이나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를 보고 영감을 얻기도 해요. 더 중요한 건 뭔가 보고 느끼고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어딘가 돌아다닐 때면 되도록 휴대전화를 잘 안 보려고 노력합니다.

스무 살 서울문화재단에 축하 인사를 건네주세요. 어떻게든 공연에 대한 생각을 쉬어보려고 애쓰셨군요. 워낙 캐릭터가 강렬한 데다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이라 고민이 끝없이 이어졌을 것 같아요.
종종 오래전 재단에서 있던 일, 행사에 관한 일화를 전해 듣게 됩니다. 그럴 때면 속으로 당시 제 나이를 계산해보면서 재단의 지난 역사를 실감하지요. 20년이라는 시간이 절대 짧지 않은 것 같아요. 종종 사업 기획을 위해 지난 자료와 운영 사례를 살피다보면 지금 시점에서 봐도 효과적이고 참신한 사례가 많은데요. 그간의 훌륭한 사업과 프로그램이 휘발되거나 잊히지 않도록 잘 기록하고, 내부적으로 그 기억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앞으로 서울문화재단이 나아갈 길과 비전은 무엇인지, 존재 이유와 당위성을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공통된 지향점을 갖고 나아간다면 시민과 예술가에게 정말 필요한 사업을 꾸준히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문화+서울] 편집팀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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