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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민관, 대학로를 아시아 공연관광의 중심지로 육성대학로, ‘아시아의 브로드웨이’ 될까?
부산대, 대구보건대, 전남대 인근을 비롯해 전주, 익산, 청주, 춘천까지, 전국에는 대학로가 무려 27곳이나 있다. 이곳에서 남녀노소 아마추어 예술가들은 버스킹, 공연, 퍼포먼스를 하며 개성 있는 문화예술 DNA를 발산하고, 시민들은 길거리 음식 하나 달랑 쥐고 그 거리를 지나는 것만으로도 힐링와 우아한 자부심을 느낀다. 이들은 당연히 서울 동숭동-혜화동-명륜동-이화동 일대에 포진한 ‘대학로’의 명성을 업었다. 서울 대학로의 공연장 수는 159개로 공연문화 거리의 원조로 불리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49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40개)의 3~4배나 된다. 나아가 대한민국 전역으로 뻗어가는 문화 브랜드로서의 확장성은 실로 엄청나다.

관련사진

1.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41개의 공연을 펼친 대학로 공연관광 축제 ‘웰컴대학로’.

완벽한 역사문화예술 생태계

낙타 닮은 낙산을 낀 서울 대학로 일대는 조선시대 궁궐과 문묘(성균관) 근처라는 이유로 개발이 제한되었는데, 혜화동과 동숭동을 거쳐 청계천으로 합류하는 개천과 은행나무 군락지가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던 곳이었다. 70년 전 이곳에 터를 잡은 서울대 문리대, 법대, 의대, 미대 학생들은 이곳에 예술도시 파리의 낭만을 얹어, 개천을 센강, 개천 위 문리대 진입교(橋)를 미라보 다리라 불렀다.
가난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왕래가 잦아지더니, 서울대에 이어 성균관이 현대적 교육기관으로 재탄생하고 고려대 의대가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한국의 젊은 지성은 낭만적인 이곳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목 놓아 외치고, 몸뚱이로 말하는 예술행위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시도를 이어갔다. 서울대가 의대만 남긴 채 이곳을 떠난 뒤엔 공연문화, 예술의 중심지가 됐다. 1980년대에는 한때 주말 동안 ‘차 없는 거리’를 만들면서 수많은 시민이 소확행 축제를 벌이고, 문화예술 관련 기관, 단체 및 공연장이 모여드는 속도가 빨라졌다. 연극, 뮤지컬, 케이팝 공연, 거리 퍼포먼스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북쪽과 동쪽으로는 한양도성, 성북동, 혜화문과 궁궐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이, 남쪽으로는 ‘서울에 내려앉은 외계비행물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동대문시장이, 서쪽으로는 문묘, 창경궁, 창덕궁이 있어, 30분 정도만 걸으면 섭렵할 수 있는 서울 ‘토털 여행’의 중심지이다.
브로드웨이 극장별 평균 객석 수가 우리보다 많다 한들, 웨스트엔드의 권위가 좀 있다 한들, 이처럼 완벽한 생태계를 갖춘 역사문화예술 빌리지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자신의 매력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던 대학로가 ‘아시아의 브로드웨이’로 우뚝 설 수 있는 희망을 보았다.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41개의 공연을 펼친 대학로 공연관광 축제 ‘웰컴대학로’ 기간 중 1만 3,000여 명이 공연을 봤고, 다녀간 사람은 이의 몇 배였다. 비언어극뿐만 아니라 다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9개의 뮤지컬과 연극을 공연하기도 했다. 멍석만 깔지 않고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동남아 파트너들을 규합해 아시아가 함께 움직였다.

대학로를 아시아의 문화예술 ‘퀸’으로

희망을 쏘고 나서야 대학로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된 우리는 지금, 대학로를 ‘아시아의 브로드웨이’로 키우려는 꿈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끼 부림과 여민동락의 난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로 일부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드는 복안을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등이 숙의하기 시작했다.
민관은 근사한 문화예술 종합빌딩 신축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곳에 모든 장르의 ‘한류’ 콘텐츠와 문화예술집단들이 모여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다. 서울문화재단 등 문화리더그룹이 이곳에 결집해야 함은 당연하다. 뉴욕 브로드웨이보다 늦게 만들었으니, 더 우아한 감각, 더 좋은 기술이 적용돼 아시아인들의 자부심이 될 만한 랜드마크로 자리할 것이다. 아시아판 문화예술 타임스퀘어가 될 이 건축물엔 대학로의 분위기에 걸맞은 광고도 달아 서울 문화예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것이 민관의 복안이다.
사실 화려한 부분만 알려져서 그렇지, 브로드웨이엔 잡상인과 사기꾼이 적지 않다. CD를 싸게 파는 척하다 덤터기를 씌우는 일도 있고, 특성화된 것이라기에 후미진 무대를 찾았더니 안 보느니만 못한 공연 때문에 실망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대학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민관은 그런 반칙의 소지를 원천봉쇄하고, 공연안내센터 등 클린 컬처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외국어 안내요원, 다국어 도슨트 등을 육성해 내년 ‘웰컴대학로’ 축제 때 시범적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창의력을 대학로에 집결시키는 콘텐츠 발굴 역시 잰걸음을 보인다.
브로드웨이에 가면 ‘뉴욕’을 소재로 한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덧 국가 브랜드를 높인 애국자가 된 방탄소년단, 싸이 등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만한 ‘서울’ 노래를 몇 곡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세계 각국이 자랑하는 그들의 문화예술을 대학로에 모아두는 것도 각국 손님들의 공감을 넓힐 것이다. “마마, 대학로 해드 저스트 비건.” ‘뉴욕 안 가도 대학로’인데, 아시아의 문화예술 퀸인 대학로에 ‘Queen’을 모셔온들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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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41개의 공연을 펼친 대학로 공연관광 축제 ‘웰컴대학로’.

글 함영훈 헤럴드경제 기자
사진 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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