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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우란문화재단 우란[경]예술의 씨를 뿌리고 꽃을 피운다
수제화를 만드는 장인과 인쇄소가 모인 공장지대에서 스타트업과 트렌디한 카페가 즐비한 핫 플레이스로 거듭난 성수동에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이 생겼다. 지난 10월 19일 개관한 우란[경]은 예술의 꽃을 피우기 위해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동에 뿌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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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란[경] 전경.

2. 우란[경] 입구.

3. 3층 실내.

우란[경]은 우란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 우란문화재단은 창의적인 인재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만들고자 한 고(故) 우란 박계희 여사(워커힐미술관 설립)의 뜻에 따라 2014년 설립된 민간 비영리재단이다. 우란[경]의 전신은 행복나눔재단 문화사업팀에서 2012년부터 운영한 ‘프로젝트박스 시야’이다. 2014년 1월 문화사업팀이 우란문화재단으로 독립하면서 임대 공간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재단사업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전용 공간에 대한 필요를 느끼고 사옥을 준비해왔다.

경계 없는 유연한 공간

우란[경]은 우란문화재단 신사옥 1~3층에 자리 잡았다. 건물 앞으로 튀어나온 흰색 덩어리는 성수동 골목의 연장이자 우란[경]의 로비 역할을 하며 12층 건물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5개의 공간은 이름대신 숫자를 붙여 1경, 2경, 3경, 4경, 5경으로 구분한다. 박희경 브랜드 매니저는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고 공간의 특성을 지우기 위해 일부러 극장이나 갤러리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층 입구 옆에 있는 1경은 다양한 시각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화이트 큐브형 공간이다. 층고가 높은 2경은 2층과 3층에 걸쳐 있다. 뮤지컬, 연극, 콘서트, 무용, 전시, 체험형 퍼포먼스 등 장르의 제약 없이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가변형 공간이다.
별도의 무대가 없어 계단식 슬라이딩 객석을 뒤로 밀면 블랙박스 형태가 된다. 3경과 5경은 레지던시 스튜디오이며, 4경은 녹음실이다. 상주용이 아닌 회의실 구조로 되어 있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레지던시를 통해 랩인비트원(5명)과 목소(4명), 2개의 프로젝트가 꾸려졌다. 휴게실, 실내정원, 대형 강의실까지 갖추고 있어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주목받는 창작자와 작품의 시작

우란문화재단의 사업은 크게 사람 중심의 인력 육성 프로그램 ‘우란이상’과 공연 전시 콘텐츠를 기획하는 ‘우란시선’으로 구분된다. 재단은 기초 플랫폼 역할을 하며 사람과 콘텐츠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레지던시 스튜디오 운영과 공예를 키워드로 한 우란1경, 창작 뮤지컬을 필두로 한 우란3경으로 연결되어 구현된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창작지원에 필요한 공간을 채워 넣은 결과다.
우란문화재단은 공공의 문화예술 지원기관처럼 공모 형식을 취하지 않는다. 대신 재단의 기획 담당자가 협업할 파트너를 직접 찾아 팀을 이뤄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어떤 기획하에 누구를 만나겠다고 보고하는 형태가 아니라 기획 담당자들이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인재 확보부터 하는 편이에요. 기한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요.” 민간 재단이기 때문에 1년 안에 예산을 쓰고 결과물을 내야 하는 부담도 없다. 그보다는 작품을 탄생시키고 잘 키워서 내보내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충실히 한다. 창작공연은 초연의 관객 수와 반응을 통해 외부로 나갔을 때의 흥행 가능성을 점쳐본다. 한 예로 2016년 2월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처음 선보인 창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11월 대학로로 진출해 흥행에 성공했고,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3관왕에 오르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전시기획은 전통공예를 재조명하고 숨어 있는 장인을 발굴해 공예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방점을 둔다. 개관 기념전 <몸소>에 이어 1월 9일부터 2월 9일까지 우란1경에서 열리는 <전환상상>전에서는 전통을 지키고 계승하는 장인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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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우란1경.

5. 우란2경.

6. 우란3경.

예술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직원

우란문화재단의 직원은 처음 5명에서 현재는 21명으로 늘었다. 프로듀서, 큐레이터, 프로그래머로 구성된 기획 담당자는 총 5명이다, 주목할 점은 직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재단이 문화예술계에 좋은 발판이 되려면 우선 직원 교육이 필요하고, 교육받은 직원들이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이 재단의 뜻입니다. 공간이 생기고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기준이 바뀌지는 않을 거예요.” 박희경 매니저의 얘기다.
현재 우란[경]에서는 개관축제 ‘피어나다’를 진행 중이다. 2019년 3월 25일까지 총 14개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앞으로도 대관은 하지 않고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만 선보이고, 긴 호흡의 장기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관 축제 프로그램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Bernarda Alba)와 낭독회 <일테노레>(il tenore)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12월에 열린 김성녀의 모노극 <맛있는 만두 만드는 법>은 성동구 주민에게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박희경 매니저는 아직 문화예술이 지역주민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을 시작한 단계라고 했다. 재단사업이 지역주민보다는 실험적인 창작지원 중심이기 때문에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전시는 항상 무료여서 언제든 들어와서 볼 수 있어요. 1층 카페에 왔다가 들를 수도 있고요. 접근성이 좋아져서 예전보다 방문하는 분들은 많아졌어요.” 문턱을 낮추기 위해 공연 관람료는 유사 공연에 비해 낮게 책정한다. “개관을 하면서 민간 재단임에도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공공기관과는 다른 종류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직원들과 같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우란[경]에서 어떤 색과 모양의 꽃들이 피어날지 기다려지는 이유다.

글 전민정 객원 편집위원
사진 제공 우란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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