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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전시 <북한미술: 사실주의의 패러독스>와 <아름다운 동행-평화, 꽃이 피다>다시 보는 북한미술
최근 고조되고 있는 남북한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 속, 화단에서도 북한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남북한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이 잇달아 열린다.

다양한 북한미술을 만나다<북한미술: 사실주의의 패러독스> 9. 7~11. 11,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지난 9월 7일 개막한 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미술전은 7개 주제전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린 <북한미술: 사실주의의 패러독스> 전시장에 들어서면 북한 그림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대형 집체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선전화’ 냄새가 짙은 <새물길이 뻗어간다>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혹한의 날씨 속에 수십 명의 노동자가 수로관 건설 작업을 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집체화는 가로 5m, 세로 2m가 넘는 크기의 대형 작품으로 2명 이상의 작가가 함께 그린다. 이 작품에도 6명의작가가 참여해 망치질하는 노동자, 용접공, 설계감리자, 불도저 등의 모습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전시장에는 북한미술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작품도 있다. 갑자기 쏟아진 듯한 소나기를 피하는 풍경을 그린 김인석 작가의 <소나기>, 선선한 가을날 소풍 나온 여학생들을 그린 최유송 작가의 <쉴 참에> 등은 남한의 그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전시실 중앙에는 임진왜란 당시 평양성 전투를 그린 대형화 <평양성 전투>도 걸려 있다.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북한의 수묵화도 감상할 수 있다. 운봉 리재현의 시와 그림이 담긴 문인화와 작가 정영만·최창호의 <금강산>도 나란히 전시돼 있다. 동양 산수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도를 묘사한 김성근의 <파도> 등도 눈길을 끈다. 호랑이 눈동자를 그리는 데만 7시간이 걸렸다는 김철 작가의 <범>은 호랑이가 당장 전시장으로 뛰쳐나올 것같이 생생해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추상과 개념미술 일색인 현대미술의 흐름과 비교할 때 북한미술은 대중이 알기 쉬운 사실적 내용을 묘사해 이해하기가 한결 쉽다.
북한미술전을 기획한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미술이라고 하면 선전화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선전화가 북한미술의 전부는 아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북한미술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전하며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예술적 성취도 높은 작품들이 즐비한 만큼 비엔날레 기간에 많은 이들이 북한 그림을 보고 즐기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번 전시는 중국 베이징의 만수대창작사미술관장 소장품 15점 등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22점을 모아 성사됐다. 북한미술전을 포함한 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11월 11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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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북한미술전에 출품된 김인석 작가의 <소나기>를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닥종이에 먹으로 채색한 작품으로 북한 인민들의 일상생활을 표현했다.

남북한 작품, 한자리에서 만나다<아름다운 동행-평화, 꽃이 피다> 9. 14~2019. 1. 31, SNU 장학빌딩 베리타스홀

서울에서도 북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서울대 총동창회는 남한과 북한 작가들의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는 <아름다운 동행-평화, 꽃이 피다>전을 사단법인 케이메세나네트워크와 함께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마포구 SNU 장학빌딩 베리타스홀에서 연다.
전시에는 한국 추상화의 거목 김환기부터 민족 화가 박수근, 천재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을 비롯해 김병기, 이대원, 김흥수, 정상화, 이강소, 민정기, 임옥상, 박항률, 서용선 등 남한의 대표 작가 작품이 총망라돼 있다. 그 외에도 이동표, 임종성, 정옥란, 노숙자, 손문자, 신광석, 유인수, 오세영, 김종선, 신장식, 주태석, 이상봉, 김선두, 안말환 등 원로 중견 작가와 젊은 작가들까지 50명의 작품 102점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북조선문화예술총동맹 산하 미술동맹 초대 서기장을 지낸 후 월남하여 한국 현대회화의 추상의 장을 연 103세 현역 작가 김병기의 최근작 <성자를 위하여>는 노작가의 열정과 새로운 정신세계를 보여줘눈길을 끈다.
북한 작품들은 월북한 작가를 비롯해 작고한 작가와 젊은 작가까지 폭넓게 출품됐다. 월북 작가 중 리석호, 리쾌대, 김관호, 길진섭, 문학수, 정종여 등은 북한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오늘의 북한미술을 선도한 함창연, 정영만, 정창모, 최재덕, 정온녀, 선우영, 김상직. 김성민, 최성룡, 전영 등 북한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 90여 점이 전시장에 걸려 있다.
우리의 현대미술은 서구의 영향을 받아 추상미술과 사실주의 화풍이 공존하며 전통성과 추상을 아우르는 다양한 화풍으로 전개되었다. 반면, 북한 작품은 남한과 다르게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창작 방법에 기초하여 사상성과 예술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조선화(전통적인 동양화를 바탕으로 사실주의적 독창성을 가미한 북한미술을 대표하는 수묵채색화)는 이러한 형식과 전통 양식을 바탕으로 선명하고 간결하고 섬세한 화법이 특징이다.
손은신 서울대 총동창회 예술분과위원장은 “전시회는 다가오는 통일을 준비하고 문화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대 총동창회가 추진해온 사업이다. 8·15 광복 73주년을 기념하고 남북한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아 분단 이후 남북한 작품을 비교·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작고 작가는 물론 원로 작가부터 젊은 작가의 작품까지 모두 소개해 남북한 현대미술의 모든 장르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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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가 선우영, <금강산 천녀봉>, 장지에 채색, 290×197cm, 2004.

글 이경택 문화일보 기자
사진 제공 광주비엔날레 재단, 사단법인 케이메세나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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