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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청춘삘딩청춘의, 청춘에 의한, 청춘을 위한 공간
유아문화센터부터 청소년문화센터, 노인문화센터까지 다 있는데, 청년문화센터는 없다? ‘언제까지 청년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카페에 맡길 것인가?’라는 생각으로, 청년들이 직접 세운 청년 활동공간이 있다. 금천구청과 비영리민간단체인 꿈지락네트워크가 함께 만든 ‘청춘삘딩’. 서울 금천구 남문시장 근처, 주위 건물들과는 사뭇 다른 외관이 눈에 띄는 개성 있는 공간 속으로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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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삘딩 외관과 1층 입구

청춘들이 직접 세운 청춘 활동공간

“청춘삘딩은 조성 과정부터 여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공간들과 다르다.” 김희정 청춘삘딩 센터장은 이렇게 소개를 시작했다. 보통은 행정기관에서 공간 설립을 결정한 후, 이를 운영할 단체를 찾는다. 하지만 청춘삘딩은 금천구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의 요구로 시작됐다. 청년들의 다양한 사회 참여 및 활동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꿈지락네트워크가 금천구청에 공간 마련을 제안한 후, 직접 이용 가능한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관내에 있는 공공건물 중 그들의 눈에 띈 것은 독산3동 청소년독서실. 청소년들의 학습공간이 아니라 버려진 공간이나 다름없었다. 활용도가 낮은 그곳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청년 활동공간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꿈지락네트워크를 민간위탁단체로 선정한 후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2013년에 처음으로 공간 조성을 제안한 후, 3년여의 시간을 들여 2016년 11월에 정식 개관했다.
금천구는 2016년 매니페스토 협동조합이 발표한 서울의 자치구별 청년 정책 랭킹에서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금천구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활동 지역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이 지역에 청년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역청년들이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지 못했을 뿐이다. 청춘삘딩은 금천구의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등장하도록, 그들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해진 기준과 목표에 따라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드나드는 청년들의 요구나 필요에 따라 운영하며, 그들의 요구를 담는 그릇 같은 공간”이 김희정 센터장이 말하는 청춘삘딩의 운영 방침이다.
현재 청춘삘딩 1층에는 금천구청년활동지원센터와 청춘삘딩 운영사무실이 마련돼 있다. 2층 청춘홀은 회의 및 학습 같은 다양한 개인 활동은 물론, 전시나 공연 등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공간이다. 3층은 요리와 식사를 할 수 있는 청춘쿠킹스튜디오와 좌식형 휴식공간인 택이방으로 꾸며져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공간은 청년들의 요구로 구성됐다. 설립 전 여러 차례에 걸쳐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고, 작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조성했다. 그리고 여전히 청년들의 필요에 따라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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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및 학습 같은 개인 활동뿐만 아니라 전시, 공연 등 문화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2층 청춘홀.

청춘들이 원하는 대로

청춘삘딩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그 목적과 운영 방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다양한 운영사업 중 청년 커뮤니티 지원사업 ‘두잇’과 식생활 개선사업 ‘대대식당’, 공간 문화사업 ‘콜라보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한 해 만에 80여 개의 청년 커뮤니티를 발굴한 ‘두잇’ 사업. 직장인 비보이 댄스 커뮤니티 ‘C.P.I crew’, 무용극단 ‘LIFEST’, 인형극을 탐구하고 제작하는 ‘구슬’, 밴드 커뮤니티 ‘요구르트’, 연극을 제작하는 ‘청춘극딴’ 등 문화예술 관련 커뮤니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런치레더’, ‘PALETTE’, ‘같이가치’ 같은 커뮤니티는 디자인 및 상품 제작을 한다. 취미 또는 직업과 연계된 것을 넘어, ‘이웃을 웃게 하는 이웃’과 ‘별하’처럼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커뮤니티도 있다. 청춘삘딩은 이런 커뮤니티 활동에 최대 100만 원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지역이나 사회를 위한 명확한 목표가 있는 프로젝트에는 최대 500만 원을 지원한다. 각 커뮤니티들은 청춘삘딩의 공간과 활동비뿐만 아니라 행사 기획 및 홍보 등도 지원받는다. 이런 다양한 커뮤니티 덕에 청춘삘딩은 회의실이 되기도 하고 강연장, 공연장, 청춘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3층 청춘쿠킹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대대식당’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부실한 ‘혼밥’을 먹는 이들이 많아진 요즘, 함께 요리를 배우며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계 맺기의 시간도 즐길 수 있다. 목요일마다 진행하는 ‘대대식당’ 외에, 매주 다른 주제로 청년들이 의견을 나누는 ‘사연 있는 식당’, 식재료를 찾아 현지로 워크숍을 떠나는 ‘대대세끼’ 등 식생활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호응을 얻고 있다.
오래된 청소년독서실을 개조한 이곳은 건물의 역사와 의미를 간직하자는 뜻에서 복고 느낌을 더해 ‘청춘삘딩’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 이름에 담긴 의미가 또 하나 있다. 요즘 말로 ‘삘’(feel)이 있는 곳. 청춘들이여, 숨겨둔 ‘삘’을 발산하고 싶다면 청춘삘딩으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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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식당’은 함께 요리를 배우며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글 이민선 자유기고가
사진 제공 청춘삘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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