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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D

3월호

전시 <닉 나이트 사진전-거침없이, 아름답게>와 <아이작 줄리언: 플레이타임> 질서에 도전하다
근대 이후 자본주의 사회 형성 과정에서 굳어져온 가치와 질서에 도전하는 전시들이 눈에 띈다. 패션산업의 고정된 미적 관념에 저항하는 <닉 나이트 사진전-거침없이, 아름답게>와 탈식민주의, 인종이나 성적 소수자의 정체성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아이작 줄리언: 플레이타임> 전을 통해 세상의 통념을 깨뜨리는 통쾌함을 느껴보자.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Pink Powder, Lily Donaldson wearing John Galliano, 2008.
2 Whaam! Lindsey Wixson wearing Comme De Garcon, GIF애니메이션, 2012.
3 EMERALD CITY / CAPITAL (Playtime), Endura Ultra Photograph, 160×240cm, 2013.

관념과 형식의 파괴

<닉 나이트 사진전-거침없이, 아름답게>
2016. 10. 6~2017. 3. 26, 대림미술관

“패션은 제가 선택한 가장 중요한 예술 형태입니다. 때로는 성적 기호나 정치 성향까지 나타낼 수 있는 자기표현 수단이니까요. 그래서 패션이야말로 매우 민주적이고 기본적인 예술입니다.” 지난해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던 영국 출신 사진작가 닉 나이트는 자신이 ‘패션’ 사진 작업에 매달리는 이유를 그렇게 설명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전형적 가치관에 도전하는 작품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는 작가 닉 나이트의 사진전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패션화보부터 실험적인 패션필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닉 나이트의 작품은 인종·동물보호 등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깊이 반영한다.
특히 그는 패션 사진의 경우에도 여성을 상품화의 대상으로 보는 당대 패션계에 대항해 오로지 의상 자체의 표현에 집중한다. 닉 나이트는 “대체적으로 ‘백인, 나이 18세, 적당한 키와 몸’이라는 패션 사진 속 여성의 전형적인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동일한 신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촬영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과감한 음영과 독특한 색감의 사진들은 관객들의 미적 감각을 자극한다.
닉 나이트는 1990년대 초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디지털 기술을 사진에 접목해 메시지를 극대화했다. 특히 최근의 패션 필름에는 애니메이션, 3D 촬영, 비디오 콜라주 등을 접목한 사진도 많이 보인다. 전시에서는 나이트의 대표작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는데, 그중에는 작가가 잡지 <아이디(i-D)>와 협업한 비요크, 레이디 가가, 케이트 모스 등 명사들의 초상 사진도 있다.

21세기적 마르크시즘

<아이작 줄리언: 플레이타임>
2. 22~4. 30,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서울 강남구 언주로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전관에서는 영국을 대표하는 필름 아티스트, 아이작 줄리언의 개인전 <아이작 줄리언: 플레이타임(ISSAC JULIEN: PLAY TIME)>이 4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이 전시 역시 ‘마르크시즘의 21세기 버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 사회에 강렬한 비판적 메시지를 던진다.
아이작 줄리언은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낭독 공연 <자본론 오라토리오(KAPITAL Oratorio)>로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위기의 현실을 예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 부산비엔날레와 2008년 광주비엔날레, 그리고 2011년 아틀리에 에르메스 전시를 통해 멀티스크린 영상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등 영화와 현대미술 사이를 오가며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해왔다. 탈식민주의, 글로벌 자본주의, 이산과 이주, 그리고 인종 및 성적 소수자의 정체성 등을 소재로 삼았던 아이작 줄리언의 작업은 트럼프 집권 이후 도래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대비해 그 시의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아이작 줄리언은 미국의 더그 에이트킨, 중국의 양푸동과 더불어 독특한 다채널 필름 설치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몰입의 시학(immersive poetics)을 창출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선형적 내러티브 구조의 해체를 시도하는 복합적 스크린 배치 방식은 이미지를 지각하고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과정에 있어서 관객들에게 영화 관람과는 완전히 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아이작 줄리언의 본격적인 국내 최초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표제를 이루는 핵심 작품이자 7채널 영상설치 작업 <플레이타임(Playtime)>(2014)을 비롯해, <자본론(KAPITAL)>(2013), <레오파드(The Leopard)>(2007) 세 작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핵심을 관통하는 <플레이타임>은 러닝타임 67분의 영상 작품으로, 작품 제목을 프랑스의 영화감독 쟈크 타티의 <플레이타임>(1967)에서 차용했다. 쟈크 타티의 영화가 초현대적 파리의 도시적 삶을 묘사하며 자본주의의 미래를 예언했다면, 아이작 줄리언의 작업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대한 21세기 심미적 번역판이다. 이 작업에서 아이작 줄리언은 자본주의의 과잉과 실패, 그리고 이러한 본질적 모순을 반영한 미술계를 해부하며 정보와 노동, 돈의 비물질적 흐름에 대해 가시적 형태를 부여한다.
아트센터 관계자는 “플랫폼-엘의 지하 2층 라이브홀에 7개의 초대형 스크린과 함께 설치될 이 작품은 본 공간만의 건축 음향 시설과 높은 층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다른 어떤 미술관에서도 기대할 수 없는 장소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시는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 첫 번째 전시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글 이경택_ 문화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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