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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와 <시카고>스테디셀러 뮤지컬의 향연
뮤지컬 제작사라면 반드시 유념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뮤덕’(뮤지컬 오타쿠)을 놓치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다른 대중예술 장르와 달리 뮤지컬은 관객층이 20~30대 여성에 집중된다. 이들을 놓치면 흥행은 물론 심하면 객석이 텅 비는 광경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 때문인지 뮤지컬은 여성 취향의 작품이 주를 이룬다. 사랑을 주제로 다루며 남성이 주인공을 맡는다. 만약 아이돌 출신 남자 배우가 주인공을 맡는다면 금상첨화다. 올해 뮤지컬 여름 시즌은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뮤덕’ 취향에 가장 부합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와 ‘뮤덕’ 취향과 정반대인 <시카고>가 동시에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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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2 뮤지컬 <시카고>.

송 스루 뮤지컬의 진수<노트르담 드 파리> 6. 8~8. 5,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노트르담의 꼽추>라는 디즈니 만화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에스메랄다를 향해 끝까지 헌신하는 콰지모도는 변치 않는 사랑에 대한 상징이다. 이 작품은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를 각색한 것이다. 영화, 만화, 뮤지컬로 다시 만들며 수많은 번안 과정을 거쳤다. 그런 측면에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비극적 사랑을 극적으로 부각한다. 다른 번안에 비해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는 편이다.
만화는 행복한 결말을 맺지만 뮤지컬은 사뭇 다르다. 또한 원작 소설은 주인공이 프롤로 신부인 반면 뮤지컬은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와 빼어난 미모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 초점을 맞춘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남성들의 사랑 또한 볼거리다. 신부 프롤로와 근위대장 페뷔스가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며 빚는 갈등이 전면에 부각된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음악이다. 다른 뮤지컬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구성된다. 이른바 ‘송 스루’(song through) 뮤지컬이다. 뮤지컬을 노래로만 구성하면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생기는데, 바로 서사 구조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음악과 안무가 뛰어나도 서사를 파악하기 어려우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노트르담 드 파 리>는 다소 단선적인 구성을 빼어난 음악과 안무로 극복한다. 2008년에 첫 공연된 이후 꾸준히 관객들이 찾으면서 벌써 누적 관객 120만 명을 돌파했다. 물론 ‘뮤덕’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은 당연하다. 뮤지컬을 보면서 통속적인 감동을 얻고 싶다면 이 작품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관능과 화려함,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전형<시카고> 5. 22~8. 5,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 <시카고>가 돌아왔다. 지난해에는 브로드웨이 공연팀의 내한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올해에는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이다. <시카고>는 한국 뮤지컬의 산증인과 같다. 2000년 처음 한국 관객을 찾은 뒤로 올해가 14번째 공연이다. 벨마 켈리는 최정원과 박칼린, 록시 하트는 아이비와 김지우가 캐스팅됐다. 살인을 저질렀지만 관능적 매력을 뽐내는 역할에 완전히 녹아드는 배우들이다. 타락한 변호사 빌리 플린은 남경주와 안재욱이 맡았는데, 모든 배역에 신구 조화를 배려한 것이 눈에 띈다.
<시카고>는 어떻게 보면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전형으로 보인다.몸매를 훤히 드러내는 옷을 입고 여성 배우들이 재즈에 맞춰 춤을 춘다. 무대를 보고 있자면 마치 미국 어느 대도시의 재즈 바에 온 듯하다. 검은색으로 가득 찬 무대가 변화조차 없으니 배우의 몸짓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화려하고 난이도 높은 안무를 쉴 새 없이 선보여 2시간 공연이 훌쩍 지나간다. 마치 미국식 스탠딩 쇼를 보는 것 같지만 그만큼 원작의 힘이 탄탄하다. 고난도 안무는 <노트르담 드 파리>와 비슷한 지점이다. 그럼에도 여성 배우들만 출연하고 사랑 얘기는커녕 미국 사법 제도를 풍자하는 이야기로 채웠으니 확실히 ‘뮤덕’ 취향은 아니다. 변호사 빌리 플린이 꽤나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이지만 그 역할은 크지 않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시카고>는 중장년 관객들이 많이 찾는다. 남성 관객도 다른 뮤지컬보다 많은 편이다. 마치 9시 뉴스가 끝난 뒤 이어지는 사극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주제 자체도 미국 사법 제도에 대한 풍자이니 여러모로 무거운 편이다. 그럼에도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무대에 오른 것을 보면 <시카고>는 장점이 확실한 작품이다. 물론 작품의 서사까지 완벽히 이해하고 싶다면 동명의 영화를 먼저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화 자체가 뮤지컬을 기반에 두고 만들었으니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글 김규식 매일경제신문 기자
사진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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