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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

책 <뮤지컬 탐독>과 <드림 프로듀서> 뮤지컬의 신, 뮤지컬을 말하다
원고 청탁을 받은 후, 가장 먼저 떠올린 책은 <뮤지컬 탐독_내 책상 위의 위대한 판타지>와 <드림 프로듀서_박명성 스페셜에디션>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책들을 쓴 두 저자의 이름은 가운데 글자의 초성만 다를 뿐, 발음도 비슷하다. 박병성, 박명성. 이름만 비슷한 게 아니다. 박병성은 뮤지컬 전문지 <더 뮤지컬>의 편집장이며, 박명성은 뮤지컬 제작사 신시컴퍼니의 대표로, 두 사람 모두 20대에 뮤지컬계에 입문해 다른 데 눈 돌리지 않고 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다. 한 업계에 있다 보니 흥미로운 일화도 제법 있단다. 실수로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았던 일은 부지기수였다고. 어쩌면 여전히 두 사람의 이름을 혼동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두 사람의 신간을 소개하리라 마음 굳혔지만, 솔직히 '너무 일차원적인 착상 아니냐?'라는 핀잔이 돌아올까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책을 뒤적여도, 박병성과 박명성보다 나은 조합은 찾지 못하겠다. 일단, 이름이 주는 재미가 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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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어떻게 읽을까?

<뮤지컬 탐독_내 책상 위의 위대한 판타지> 박병성 지음, 마인드빌딩

뮤지컬은 종합예술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역시 음악이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유하자면, 음악은 뮤지컬을 구성하는 뼈대이자 근육이자 살갗인 셈이다. 때문에 뮤지컬에 대해 분석이나 비평을 하자면 음악 분석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글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뮤지컬을 분석한 대부분의 글은 작품을 서사적 관점으로 바라보거나, 사적(史的)인 의미를 찾아 시대적 관점으로 바라보거나, 아니면 당대 현실에 비추어 사회적 관점으로 바라보곤 한다. 혹은 공연예술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려 연출이나 연기, 무대 등 실연(實演)에 방점을 찍어 무대적 요소의 의미 파악에 집중한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탐독_내 책상 위의 위대한 판타지>가 점하는 위상은 남다르다. 저자 박병성은 바로 이 음악적 구성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대한 분석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져와 1950년 미국 이민자들의 이야기로 각색한 뮤지컬이다. 주인공은 폴란드계 토니와 푸에르토리코계 마리아다. 토니가 속한 제트파와 마리아가 속한 샤크파는 원작의 몬태규가와 캐플릿가의 현대적 설정이다. 저자는 이민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주는 희망의 노래 <아메리카>가 편곡을 거쳐 다른 장면에 삽입되면서 어떻게 절망의 노래가 되는지 보여준다. 또한 주인공들의 사랑을 들려주는 <마리아>와 대표 넘버 <오늘밤>, 그리고 마지막 넘버 <어딘가>가 어떻게 유기적 관계를 맺는지 분석한다. <마리아>의 라이트 모티브를 가져온 <섬싱스 커밍>의 마지막 가사가 '오늘밤'이며, 뮤지컬 넘버 <오늘밤>의 마지막 부분에 <어딘가>의 반주가 삽입되면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재공연되고 있는, 현재적 가치가 있는 작품 21편을 골라 음악으로 탐독한다.

뮤지컬, 어떻게 만들까?

<드림 프로듀서_박명성 스페셜 에디션> 박명성 지음, 북하우스

<맘마미아!>, <시카고>, <아이다>, <빌리 엘리어트>, 그리고 최근 막을 내린 <마틸다>까지. 그동안 신시컴퍼니가 제작한 뮤지컬이다. 라이선스만 제작한 건 아니다. <댄싱 섀도우>와 <아리랑>은 신시컴퍼니가 창작한 뮤지컬이다. 여기에 더해 <렛미인>, <레드>, <대학살의 신>, <푸르른 날에> 등의 연극도 제작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38편의 뮤지컬과 16편의 연극을 제작한 신시컴퍼니의 수장 박명성. <드림 프로듀서_박명성 스페셜 에디션>은 그의 자서전이다. 배우를 꿈꾸며 상경했던 그가 어떤 계기로 프로듀서가 되었는지, 화려한 성공 이면에 가려진 실패와 좌절은 어땠는지, 위기의 상황을 어떻게 타개했는지, 그렇게 해서 지금 어떠한 성과를 일구어냈는지 등을 써내려간 그의 분투기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미친 짓의 연대기'다. 그가 처음 뮤지컬에 도전했던 1998년은 지금처럼 뮤지컬이 산업화되지 않은 때였다. 그 시절에 6억 8,000만 원의 거금을 들여 제작한 초대형 뮤지컬 <더 라이프>부터, '수준 높은 춤, 노래, 연기를 소화할 만한 기량을 가진 어린이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라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킨 <마틸다>까지, 그의 말대로 '미친 짓의 연대기'이다. 그중에서도 최고를 꼽으라면 45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댄싱 섀도우>가 아닐까.
여기까지가 이 책의 1부라면, 2부는 그가 생각하는 '프로듀서론'이다.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 어떤 소양을 갖추어야 하며,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궁극적으로 프로듀서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정리한 '프로듀서론'이다. 정작 자신은 떠밀리고 떠밀려서 프로듀서가 되었고 숱한 실패도 경험했지만, 후배들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고 쓴. 사실 아주 기발한 이야기는 없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부대끼며 스스로 체득한 경험담으로 인해 그의 주장은 머리가 아닌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글 김일송_이안재 대표소사
사진 제공 마인드빌딩,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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