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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

미리 보는 2019년 트렌드2019년의 주인공은 바로 나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게 하는 것 중 하나는 다음 연도를 제목으로 한 트렌드 책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비슷한 시기에 쏟아져 나온 ‘2019 트렌드’ 책을 살펴보면 2018년 한 해를 되짚어볼 수 있다. 2018년에 일어난 사회 현상과 변화에 주목하면서 2019년을 예측하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문화예술계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가올 2019년의 트렌드를 살펴봤다.

중요한 건 ‘나 자신’

2019년 트렌드는 ‘나’, ‘1인’, ‘개인’이라는 키워드에 수렴한다. <트렌드 코리아 2019>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2019년의 큰 흐름을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시대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컨셉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요약했다.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자기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사는 ‘나나랜드’ 소비자들의 당당함에 주목했다. ‘나나랜드’는 궁극의 자기애로 무장한 사람들의 땅이다. 이 땅에 사는 ‘나나랜더’들에게는 타인의 시선은 중요치 않고, 나를 보는 ‘나’의 시선이 가장 중요하다. 나의 기준이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믿는다. 이들은 지금 이대로의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을 가장 사랑한다.(<트렌드 코리아 2019>, 396쪽)<2019 대한민국 트렌드>에서는 사람들이 단순히 다른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덜 교류하는’ 차원을 넘어, ‘완벽하게 혼자서’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일을 통제하고, 자신이 통제 가능한 공간에서만 생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내가 개입되어 있거나’ 혹은 ‘관심이 없거나’ 둘 중 하나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면 귀찮아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1인 체제’는 소비 축소와 개인 공간의 확대로 연결된다. 혼자라고 불안해하거나 외로워하기보다 오히려 덜 피곤해하며 평온하게 일상을 즐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모든 것을 집 안에서 해결하려다 보니 더 큰 방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1인 체제’는 의식주 전반에 영향을 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 취향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2019 트렌드 노트>에서도 생활 공간으로서의 ‘내 방’을 언급했다. 집에서 한정된 시간만 점유할 수 있는 거실보다 내가 가장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내 방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우리 집’보다는 ‘내 방’에 대한 언급이 증가하고 가족 전체보다는 나만을 위한 장소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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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바꾸는 밀레니얼 세대

바로 ‘나’를 최우선으로 하는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1990년대 이후 출생해 초등학교 1학년 때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자연스레 안정을 추구하고 스스로 이익을 챙겨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 개인의 취향이 중요한 세대이지만 직장에서 적성을 찾을 거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막연한 ‘워라밸’보다 ‘칼퇴’, ‘연차’, ‘월차’처럼 시간적 권리를 명확히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밀레니얼 세대 중에서도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건 사회초년생인 ‘2534세대’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2534세대’는 ‘열정보다 효율이, 적성보다 연봉이 중요하고, 식비는 줄여도 문화생활비는 줄일 수 없는’ 세대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자존감과 자기 만족감을 중시하며, 인강(인터넷 강의)으로 공부해 ‘시행착오’보다 ‘사용지침’을 선호하고, 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세대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이 현재 사회의 변화를 이끌며 일하는 규칙, 먹고 노는 방식, 소비의 공식을 바꾸고 있다.(<2019 트렌드 노트> 1장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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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중시하는 서점 ‘부쿠’와 ‘이라선’. (부쿠, 이라선 제공)

취향 공간, 살롱의 부활
밀레니얼 세대들이 ‘살롱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취향 공유와 지적 사교를 목적으로 한 살롱도 부활하고 있다. 살롱 문화는 17~19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귀족과 예술가와 지성인들이 대화하고 어울리는 사교 공간에서 비롯되었다. ‘문토’, ‘취향관’, ‘문래당’과 같은 회원제 커뮤니티뿐 아니라 독립서점, 공유오피스와 셰어하우스까지 살롱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속속 등장했다. 독립서점은 주인의 취향과 비슷한 사람들을 유입하는 살롱 역할을 한다. 독립서점은 ‘호기심’이 주는‘낯설고, 새로운’ 공간에서, ‘친근하고 친밀한 살롱’이라는 의미로 자리 잡는 중이다.(<라이프 트렌드 2019>, 109쪽) 실제 동네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글쓰기나 독서모임이 자주 열리고 있다. 소셜 살롱을 표방하는 ‘문토’는 2017년 2개의 모임으로 시작해 2018년 가을 시즌을 기준으로 글쓰기, 영화, 음악, 미술, 경제, 요리 등을 주제로 한 25개의 모임을 진행한다. 문토의 이미리 대표는 한 인터뷰(시사저널 1,517호, 2018. 11. 13)에서 살롱 문화의 성장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나 워라밸 문화보다는 “내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욕망들이 필요한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살롱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은 학연이나 지연 같은 구시대적 기준을 벗어나 자신의 취향과 공감대에 집중하며 친목을 도모한다. <라이프 트렌드 2019>에서는 이러한 수평적 상호관계가 이제껏 한국에서 누려본 적 없었던 라이프스타일이기에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롱 문화는 앞으로 사람들의 관계와 인맥 형성, 커뮤니티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퇴근 후에는 취미생활
2018년 7월부터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로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문화센터를 찾는 직장인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9 대한민국 트렌드>를 발간한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만의 시간이 생기면 여행(52%) 다음으로 취미활동(48.8%, 중복 응답)을 하고 싶다고 했다. 퇴근 후의 취미활동 장소로는 문화센터를 주목했다. 문화센터는 부담 없는 가격에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는 곳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원데이 클래스 강좌는 82.3%가 수강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남성(77.6%)보다 여성(87%)이 많았다. ‘직장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시간대의 강좌 개설이 필요하다’는 문항에 약 90%가 동의한 부분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문화예술시설이나 단체에서 참고할 만하다.
이미 대세, 유튜브홀릭
2019년에도 유튜브는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유튜브이며, 10대는 2위인 ‘카카오톡’보다 무려 4배나 더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들에게 유튜브는 정보를 검색하는 곳이자 전 세계로 연결된 커뮤니티이다. 기성세대는 책을 통해 지식을 쌓았다면 이들은 유튜브의 수많은 강연 영상을 통해 지식을 얻는다. 요즘 10대들은 배우고 싶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부터 찾아본다. 이들에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선생님인 동시에 롤모델이고, 셀레브러티다.(<라이프 트렌드 2019>, 141쪽)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개인 방송은 예능을 소비하듯 일방적으로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노는 것이다. 비슷한 취향과 성향을 가진 이들이 한 채널로 모여들고 이들의 관계는 그 시간, 그 공간에서 만들어졌다 휘발되기를 반복한다. 유튜브는 한국 사회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과 광고의 지형마저 바꿔놓고 있다.(<2019 트렌드 노트> 3장 매체의 변화: 유튜브로 랜선 라이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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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술, 사진, 책 등을 주제로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사교 공간 ‘취향관’.(취향관 제공)

2 씨네Q 신도림점의 혼영족을 위한 상영관. (NEW 제공)

컨셉러와 세포마켓
SNS를 기반으로 한 1인 크리에이터들은 ‘1인 마켓’(세포마켓, Cell Market)1)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온라인에서 물건과 서비스를 사고팔 수 있는 시대다. 이른바 ‘셀슈머’(sellsumer 혹은 cellsumer)들이 ‘1인 마켓’으로 빠르게 세포분열하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컨셉력’을 갖춰야 한다. ‘컨셉러’(컨셉+er)2)들은 구구절절 설명하는 기승전결의 구조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열광하고 이성적인 이해보다 감성적인 공감을 선호한다. 모든 컨셉의 목적은 내가 돋보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나에게 맞는 컨셉을 잡고 그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컨셉을 찾고 연출하는 일은 이제 전문 창작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 인생의 무대를 연출하듯 모두가 감독이 되고 누구나 작가가 된다.(<트렌드 코리아 2019>, ‘컨셉을 연출하라’ 중에서) 이를 <2019 트렌드 노트>에서는 ‘전문가 수난시대’라 칭했다.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던 기존 전문가 집단의 입장에서는 수난시대지만, 쉽게 전문성을 획득하여 그 집단에 들어갈 수 있게 된 이들에게는 전성시대인 셈이다.
자기 연출의 핵심은 셀카의 컨셉을 설정하는 것이다. 평범한 사진을 거부하는 컨셉러들에게는 독특한 배경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돋보일 수 있고 컨셉이 분명한 전시회나 특별한 이벤트를 찾는다. ‘인생숏’을 찍을 수 있도록 전시장 전체를 포토존처럼 꾸며놓은 비주얼 전시회가 SNS의 성지로 불리며 젊은이들을 끌어 모은다. 이제 전시회는 기존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역할에서 관람객에게 공간의 컨셉을 판매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트렌드 코리아 2019>, 200쪽) 언제부터인가 공연장이나 전시장, 축제 현장에 기념사진 찍는 자리를 표시해두거나 포토월을 설치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1) 프로슈머 2.0 형태의 공급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극도로 세분화된 세포 단위의 시장.

2) 컨셉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는 의미의 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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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팍TV’의 1인 크리에이터 배간지.

4 아모레퍼시픽뮤지엄 <디시전 포리스트>전 관람객이 직접 자신을 촬영하는 모습.

5 <류이치 사카모토: 라이프, 라이프>전.

2018년을 통해 준비하는 2019년
<2019 대한민국 트렌드> 서문에서는 “트렌드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보다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근거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8년의 수많은 근거를 통해 도출해낸 2019년의 키워드를 참고해 내년을 찬찬히 준비해보자.
글 전민정 객원 편집위원
참고
<트렌드 코리아 2019> 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라이프 트렌드 2019: 젠더 뉴트럴> 김용섭 지음, 부키
<2019 대한민국 트렌드> 최인수 외 지음, 한국경제신문
<2019 트렌드 노트: 생활 변화 관찰기> 김정구 외 지음,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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