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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공연 <성주야 성주로구나>와 <이음을 위한 기원>서초 30년, 돌아보고 나아가다
국립국악원 서초동 청사의 첫인상은 잘 정돈된 무릉도원이었다. 나무숲 가운데 시원시원하게 세워진 건물들 사이로 우리 음악의 맥을 이어온 세월의 묵직함이 느껴졌다. 국립국악원이 1951년 피난지 부산에서 개원한 후 운니동, 장충동을 거쳐 서초동 우면산 기슭에 자리를 잡은 지 어느덧 30년이 흘렀으니 괜한 소리도 아니다. 지난 4월 국립국악원은 이러한 서초동 청사 30주년을 기념해 <성주야 성주로구나>와 <이음을 위한 기원> 무대를 열었다. 오고 가는 관객들의 축하 속에 신명나는 국악 파티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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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주야 성주로구나>.
2 <이음을 위한 기원>.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성주굿<성주야 성주로구나> 4. 5~4. 6, 국립국악원 예악당

집안의 모든 일이 잘되도록 관장하는 성주신은 집주인과 그 운명을 함께한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성주신에게 집터에 자리 잡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굿을 드렸는데 이것이 ‘성주굿’이다. 국립국악원은 4월 5일과 6일, 성주신에게 서초동 청사의 앞날과 관객들의 행운을 비는 <성주야 성주로 구나>를 선보였다. 경기, 서도, 남도 지역에 따라 특색 있게 연주된 성주굿 음악은 각 지역의 지형과 많이 닮았다.
가장 먼저 만난 경기굿은 당악, 대취타, 청배, 가래조, 대감거리 등이 연주됐다. 경기 지역은 산, 바다, 강을 모두 끼고 있어 다채롭고 풍성한 가락이 특징이다. 황해도와 평안도 일대를 일컫는서도 지역의 성주굿은 차분하게 시작해 밝은 분위기를 이끌었다.산이 많고 척박한 지형에서도 굳세게 살아온 서도 지역민의 밝으면서도 구슬픈 감정이 배어 있었다. 남도굿은 터벌림, 앉은조달, 지경다구기, 집짓기 등 남도 지역 무속음악만의 짙은 감흥이 느껴지는 곡이 많았다. 해안가가 많은 남도 지역은 과거 뱃일을 하러 떠난 가족을 그리워하는 한의 정서를 굵게 떨거나 극적으로 꺾는 소리를 통해 표현했다.
공연의 끝은 국악과 관객들의 밝은 내일을 염원하는 대동굿 한 판으로 마무리됐다. 대동굿은 지역 수호신 당신(堂神)에게 마을의 평안과 생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굿이다. 오방색으로 꾸민 사자가 등장해 관객들과 어울려 재주를 부리기도 했는데, 이는 마치 마을 앞마당에서 펼치는 신명나는 굿판을 연상케 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을 잇다 <이음을 위한 기원> 4. 12~4. 13, 국립국악원 예악당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이음을 위한 기원>은 이름처럼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 전통음악 계승의 정신을 창조적으로 ‘이어’가고, 서초청사 과거 30년과 미래 30년을 ‘잇는’ 가교의 의미가 새겨져 있다. 아울러 갖가지 갈등으로 나누어진 우리의 마음도 다시 하나로 ‘잇고’자 했다.
공연에서는 총 5곡의 국악관현악과 협주곡을 들려줬다. 여는 곡 <하나되어>는 창작악단원 전체를 하나로 잇는 화합의 노래로, 작품 전체를 통해 모든 단원이 독주자이자 동시에 합주자로 참여했다. 한국의 굿 음악을 서양 작곡가의 시선으로 그려낸 <혼무>와 국악기와 첼로 협연으로 만난 가톨릭 성가곡 역시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였다. 무대를 마무리한 초연곡 <이음을 위한 기원>은 계성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이 공연의 의미를 담아 작곡한 작품이다. 서로 다른 계층의 음악으로 대비되는 궁중음악과 농악을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모든 대립의 조화를 상징하며 관객들의 삶에 아름다운 ‘이음’과 회복을 소망한다.
계성원 예술감독은 “대다수의 사람에게 국악은 ‘조선’이라는 시대적 공간 속에 갇혀 있다”며 국악을 시대에 뒤떨어진 음악으로 여기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국악이 외래음악의 자주적 수용과 역동적인 시대정신으로 발전한 위대한 음악이라는 사실은 역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렇듯 우리 음악의 맥을 창조적으로 이어온 국립국악원의 정신은 이번 공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글 배슬기 서울문화재단 미디어팀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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