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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서울탁주제조협회 정지형 대표이사 서울시민의 행복을 빚다
최근 서울미래유산인 ‘공씨책방’이 임대료 상승으로 존폐 위기에 처하자, 서울탁주제조협회는 공씨책방의 이사비와 2년간 임대료를 서울문화재단을 통해 지정기탁하여 기부했다. 우리시대 사라져가는 것들을 지키기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과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서울탁주제조협회의 이러한 행보는 단연 돋보인다. 정지형 서울탁주제조협회 대표이사를 만나지켜야 할 문화유산,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부문화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지형 대표이사

일반적으로는 장수막걸리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요. 서울탁주제조협회(이하 서울탁주)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서울탁주는 1962년 2월 1일에 설립된 국내 최대(最大), 최고(最古)의 탁주 제조업 단체입니다. 설립 이듬해인 1963년 서울 및 수 도권 지역에서 운영 중이던 51개 양조장을 연합 제조장으로 개편했고, 현재 서울 내 7개 제조장과 충청북도 진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막걸리 생산 공장인 자회사 서울장수주식회사가 있습니다. 50여 년간 최고의 막걸리를 빚는다는 기업 신념을 지켜왔으며, 막걸리의 품질 개선과 상품성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주질 관리 및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운영하는 한편 최신 설비 투자, 막걸리 생산에 필수적인 전문가 양성을 통해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7개 연합 제조장에서 함께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조장별로 대표자가 적게는 6명에서 많게는 12명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부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 지역별로 양조장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는 흥미로운데요.

장수막걸리는 유통기한이 10일인, 살아 숨쉬는 생막걸리입니다. 신선함이 생명인 술로 당일 생산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합니다.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생산해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서울 각 지역에 양조장을 두고 있습니다. 다른 주종처럼 유통기한이 길고 보관이 편리하다면 한두 곳의 대형 공장을 통해 각 지역으로 배송하겠지만, 장수막걸리는 생막걸리의 생명인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냉장 배송 및 보관을 필요로 합니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으나 급격한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영업 중단 위기에 놓인 1세대 헌책방 ‘공씨책방’을 지원하셨는데요.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서울시민과 함께 호흡해온 공씨책방이 임대료 인상으로 폐점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습니다. 마침 서울시에서 1개 기업이 1개 서울미래유산을 후원하는 ‘1사 1유산 선정’ 정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서울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공씨책방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요. 원래 터전인 신촌을 떠나 성수동으로 자리를 옮긴 점은 좀 아쉽습니다.

서울탁주의 대표 상품인 장수막걸리 또한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장수막걸리는 서울을 대표하는 막걸리 브랜드로, 수십 년간 서울시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했습니다.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르신들이 어린 시절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아오는 심부름을 자주 했다는 이야기를 하실 때가 있는데, 서울 토박이들 중에도 이런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마 이들 대부분이 우리 협회의 옛날 양조장에서 술을 받아갔을 것입니다. 수십 년간 서울시민 곁에서 함께해온 막걸리이기에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지형 대표이사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서울미래유산의 의미와 중요성을 공유했으면 합니다. 최근 많은 서울미래유산들이 존립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서울미래유산의 중요성을 공감한다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서울미래유산은 ‘이 시대에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고, 보존해야 할 것들에 대해 행정적·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해당 정책에 건의할 사항이 있으신가요?

서울미래유산 제도나 선정된 유산이 아직 많은 서울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듯합니다. 워낙 다양한 뉴스와 새로운 소식들이 쏟아지다 보니 쉽지는 않겠지만,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서울미래유산의 의미와 중요성을 공유했으면 합니다. 최근 많은 서울미래유산들이 존립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서울미래유산의 중요성을 공감한다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미래유산을 지키는 것과 알리는 것에 큰 관심과 의지가 있으신데요. 대표이사님의 이력과 함께 관심 있는 문화예술 분야를 소개해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51개 양조장은 3~4대 이상 가업으로 이어온 양조장입니다. 저도 부친의 뜻을 이어 가업에 참여했고, 저보다 선배인 협회 회원님들의 대를 이어 회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서예를 즐겨 합니다. 글자 한 획 한 획, 선을 그어 내려가는 서예는 정성들여 막걸리를 빚는 장인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노후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배울 생각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요즘 ‘장인정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시, 장인이다>, <우리 시대의 장인정신을말하다> 등의 책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장인정신에 대한 서울탁주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세상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더 빠르게 더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류 생산 시설 또한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하지만 막걸리는 사람이 직접 좋은 쌀을 한 알 한 알 고르고 정성을 다해 누룩을 빚어 오랜 시간 천천히 발효해야 하는 민감한 술입니다. 시설이 현대화되면서 각종 첨단 기계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기계만으로는 온도와 습도 등 날씨에 반응하는 술의 변화를 알아챌 수가 없습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장인정신이 주목받는 이유도 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생산은 더욱 수월해질 수 있겠지만, 가장 맛있는 막걸리는 우리 회사의 숙련된 장인들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공씨책방

임대료 상승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공씨책방’은 서울탁주의 지정기탁을 통해 성수동으로 이전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예술가를 대상으로 직간접적인 지원사업을 진행하며, 시민이 즐기고 참여하는 다양한 예술 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술은 예술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고 ‘술문화’도 일종의 생활문화인데요. 향후 문화예술과 관련한 사회공헌 계획이 있으신가요?

장수막걸리는 많은 이들이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고 싶을 때 찾는 술입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장문화제 등 우리의 전통 식문화를 보존하는 행사나 어르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지원 등을 진행해왔습니다. 기존의 막걸리 축제와 다른 문화예술 행사가 있다면 언제든 참여할 용의가 있습니다. 문화예술과 함께 막걸리를 즐길 수 있고, 시민들이 막걸리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행사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배우들이나 예술인들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때 막걸리를 자주 마신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기회가 닿지 않았으나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면서 새로운 행사를 기획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콘셉트의 행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우리 내기 할까요

글 이현아 서울문화재단 메세나팀장
사진 오계옥
사진 제공 서울시 미래유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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