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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5월호

시민 정치 참여의 핵심인 선거 그리고 선거포스터 나랏일 할 후보의 면면을 살피던 풍경
선거 포스터의 형식은 오랜 시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다만 포스터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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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렀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거리 곳곳 담벼락에는 각 지역구 후보들을 홍보하는 선거 포스터가 나붙었습니다. 대부분의 포스터에는 공직선거관리법에서 규정한 대로 후보자의 사진과 소속 정당명, 경력, 정견 및 소속 정당의 정강·정책, 그 밖에 홍보에 필요한 사항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간혹 얼굴 사진 없는 포스터도 눈에 띄었습니다. 얼굴 없는 포스터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충북 옥천군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후보는 선거 포스터에 ‘시원하게 긁어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얼굴 대신 효자손 사진을 넣었습니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벽보 규정에는 허위 사실 기재를 금지했을 뿐 사진과 성명, 기호, 정당명, 경력 등은 자유롭게 홍보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 포스터를 승인했습니다.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때는 선거 포스터에 자신의 상반신 누드 사진을 넣은 후보도 있었습니다.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일에 몰린 큰 관심

선거 포스터의 형식은 오랜 시간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다만 포스터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사진1>은 1956년 열린 제3대 정부통령선거를 앞둔 서울의 풍경입니다. 당시 국민들은 6·25 전쟁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은 듯합니다. 민주당 신익희 대통령 후보와 장면 부통령 후보의 선거 포스터 앞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습니다. ‘초대 대통령에 한해 중임제한을 철폐한다’는 조항을 핵심으로 하는 ‘사사오입개헌’을 감행한 자유당에서는 대통령에 이승만 후보를, 부통령에 이기붕 후보를 지명했습니다.
‘구두통’을 든 소년부터 중절모 쓴 아저씨, 양복을 빼입은 신사까지 다양한 사람이 후보들의 공약이 적힌 포스터를 보고 있습니다.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지도자를 뽑는 일에 큰 관심을 보인 듯 합니다. 머리를 양 갈래로 딴 한 처자만 무심히 지나가고 있네요.
당시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며 상대 당 후보의 포스터를 훼손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전북 전주시에서는 괴한들이 야간통행금지 시간에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자의 포스터에 먹칠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또 서울 서대문에서도 진보정당 부통령 후보자 포스터와 정견 발표 벽보가 찢겼습니다. 부산에서는 아예 선거 포스터를 붙이기도 전에 탈취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전국 각지에서 포스터 훼손 사건이 일어나자 경찰은 적극적인 단속에 나섰고, 야간통행금지도 철저히 관리했습니다.
선거가 끝난 후 한 신문에 ‘벽보를 철거하고 마음도 깨끗이 하자’는 칼럼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벽보를 뜯고 거리를 깨끗이 합시다. 그리고 거칠어진 우리의 마음도 깨끗이 정리합시다. 때로는 선거에 열중해 본의 아닌 설왕설래도 있었을 것이나 모두 다 깨끗이 씻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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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다르지 않은 포스터, 달라지는 사람들

1960년 6월 15일 내각책임제로의 제3차 개헌에 따라 ‘국회의원 선거법’이 새롭게 개정된 후 6월 23일 공표돼 이전 민의원이 해산됐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 29일 제5대 민의원·참의원 총선거가 열려 첫 양원제 국회가 탄생했습니다.
<사진2>는 이 선거를 앞두고, 거리에 선거 포스터와 입간판 등이 설치돼 있는 모습입니다. 당시 선거법에 따르면 선전 벽보는 민의원의 경우 인구 50인당 1장, 참의원의 경우 500인당 1장 비율로 만들어 붙일 수 있었습니다.
또 소형 인쇄물에는 후보자의 이름·기호·선거구명만을 쓸 수 있었고, 후보자의 경력·정견 인사 등을 담은 선전 문서는 집마다 두 번 돌릴 수 있는 등의 규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입간판으로 다른 후보의 벽보를 가리는 것에 대해서는 단속을 하지 않았나 봅니다.문화+서울

사진 김천길
전 AP통신 기자. 1950년부터 38년 동안 서울지국 사진기자로 일하며 격동기 한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글 김구철
문화일보 문화부 기자. 대중문화팀장으로 영화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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