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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거리를 수놓은 한복 입기 열풍 한복, 청춘을 만나 꽃피다
최근 10~20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한복 나들이’ 열풍이 화제다. 한복을 입고 인사동이나 삼청동 또는 가까운 궁을 산책하며 길거리 음식을 사 먹고 사진을 찍는 ‘놀이’가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것. 낡고 불편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한복 입기가 일상의 놀이로 성큼 다가왔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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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거리가 화사해졌다. 한복을 입고 종로구 인사동, 삼청동, 북촌 등지를 누비는 젊은이들 덕분이다. 작년부터 SNS에서 불기 시작한 한복 입기 열풍이 봄을 맞아 절정에 이르렀다. 10~20대를 중심으로 인근 한복 일일 대여점에서 한복을 빌려입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놀이가 유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의 해시태그 검색 결과 ‘#한복’은 384,935개, ‘#한복스타그램’은 39,395개, ‘#한복체험’은 19,096개에 이른다(2016년 4월 기준). 아직까지는 한복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라기보다는 ‘나도 한번 입어봐야지’ 하는 심리가 더 강해 보인다. 색감이 고와서 사진이 잘 나오고, 입으면 단아해 보이는 한복의 매력도 한몫하고 있다.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4개 궁과 종묘 무료 입장은 덤이다.
일회성 소비, SNS 과시용이라 할지라도 그 대상이 한복이라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제까지 한복은 명절은 고사하고 평생에 한 번 입을까 말까 한 옷이었다. 불편하고 비싸다는 고정관념도 강했다. 예복으로 맞춰 입고는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두면서도 아까워서 버리지는 못하는 애물단지였다. 이마저 1998년 한복 대여점이 생기면서 점점 더 한복을 구입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의 유행은 한복 대여도 아닌 외국인 관광객들이 하던 ‘일일 한복체험’에 가깝다. 대여비는 시간과 한복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만~2만 원 선이다.
젊은 층이 스스로 한복을 입기 시작하면서, 한복은 세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소통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즉석에서 기념 촬영을 제안하고,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한복 입은 젊은이들을 신기하게 보면서 대견해한다. ‘인생 낭비’라는 비판을 받던 SNS가 한복 유행의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민으로부터 시작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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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복 바람의 진원지는 전주 한옥마을이다. 서울에서 유행하기 전 이미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한복을 빌려 입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이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다. 전주 출신의 박세상(사회적 기업 불가능공장) 대표가 2012년 ‘한복데이’라는 축제를 기획하면서 한옥마을에 알록달록한 한복을 입혔다. 그가 2015년 1월 시간당 한복을 빌려주는 대여점을 최초로 연 이후 1년이 채 안 되어 14개(2015년 전주문화재단 조사 결과)의 대여점이 생겼다.
이보다 앞선 2011년 창단한 비영리 민간단체 ‘한복놀이단’은 10~20대를 주축으로 한복 입기 캠페인을 벌여왔다. 2011년 8월 26일 홍대 앞에서 개최한 대규모의 플래시몹(flashmob)이 그 시작이었다. 한복여행가로 알려진 권미루 단장을 중심으로 대학 동아리 등과 연합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복 입기는 어찌 보면 몇 명의 시민과 민간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시작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공공 영역에서의 노력도 있었다. 1997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복의 생활화를 위해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을 한복 입는 날로 제정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현재는 2014년 6월 17일 출범한 ‘한복진흥센터’가 정부의 한복 관련 정책을 전담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에서도 한 대학생(나혜린)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장롱한복변신프로젝트’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어울림광장(2014년 4월)과 시민청 시민플라자(2015년 2월)에서 진행한 바 있다. 일상에서 입기 편한 생활한복과 오래된 한복을 수선해 전시하고, 직접 입어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렇다면 한복을 입는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많아졌을까? 20년 전인 1996년 문화체육부의 ‘한복의 생산·유통·소비 실태 조사연구’(서울, 부산, 대전 거주 성인 여성 800명)를 보면 연간 한복 착용 횟수는 1~2회가 58.7%로 주로 결혼식이나 잔칫집에 갈 때(66.7%)나 명절 때(55.2%)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여년 후인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한복 진흥을 위한 기초실태조사’(전국 남녀 1,038명)에 의하면 연간 1~2회가 68.8%로 다소 높아졌으나 명절이나 혼례 등에 입는 경우가 대부분(95.8%)으로 외출용으로 입는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2016년 2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팀의 조사 결과(서울·경기지역 거주, 2030세대 남녀 300명)에서는 응답자의 15.3%만이 명절에 한복을 입는다고 했다. 조사 기준이 조금 다르지만 명절에도 한복을 입지 않는 사람은 더 많아진 셈이다.

한복 제대로 입고 알리자

네티즌들은 기왕이면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행동도 조심하자는 의견이다. 옷고름을 대충 매거나, 긴 머리를 풀어헤치거나, 치맛단을 치켜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일 대여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손님이 많아지면서 품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주요 관광지나 SNS에 질이 낮은 한복이 무방비로 노출되면 오히려 한복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대여업체와 우수한 한복 제작업체를 연계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유행은 반짝하고 끝나지만 진화하기도 한다. 한복의 가치를 재발견한 청춘들이 장롱 속 부모님 한복을 수선해 입고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할지도 모를 일이다. 잠깐 빌려 입는 것에 만족하지 못해 한복을 구입하고, 한복에 빠진 청년들이 창업을 한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욱 반갑게 들린다.문화+서울

글 전민정
객원 편집위원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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