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서울문화재단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검색 창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ASSOCIATED

3월호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정보 제공 의무화 향한 엇갈린 시선그럼에도 공연 시장이 성장하려면
그동안 ‘반쪽짜리’에 불과했던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이 오는 6월 25일부터 제대로 된 법적 근거를 갖고 운영을 시작한다. 공연 시장의 투명화로 산업적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투자 위축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공연 관계자들은 오는 6월 25일부터 공연 관련 정보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대한 정보 제공의 법적 근거를 담은 ‘공연법’ 개정안이 작년 12월 24일 공포됐기 때문이다.
공연 시장은 그동안 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산출하기 힘든 ‘깜깜이 시장’으로 불려왔다. 주요 티켓 예매처마다 예매 순위도 다른 데다 정확한 티켓 판매액도 공개되지 않아 공연 시장과 관련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러나 대형 뮤지컬의 흥행과 함께 공연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시장 독과점을 방지하고 티켓 예매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011년부터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과 비슷한 형태의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설치를 추진해왔다. 2014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5년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공연 정보 전송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서 ‘반쪽짜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16년 인터파크를 비롯한 주요 대형 예매처 6곳이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참여를 결정했지만 정보 제공 주체인 공연 기획·제작사들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그동안의 데이터 수집 비율은 38%에 불과했다.

정확한 정보로 시장 투명화 기여

이번에 개정된 ‘공연법’은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연 정보를 전송해야 하는 공연 관계자의 범위를 공연장 운영자와 공연 기획·제작자 등으로 구체화했다. 이들 공연 관계자가 입장권 판매를 위탁하는 경우에는 해당 공연 입장권 판매를 수탁한 입장권 판매자도 공연 정보의 전송 의무가 있음을 명시했다. 위반 시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처벌 조항도 신설했다.
가장 먼저 달라지는 부분은 정확한 공연 예매율을 바탕으로 흥행 순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연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창구가 일원화됨에 따라 통계 자료 등의 확보도 수월해진다. 문체부는 앞으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공연계가 필요로 하는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연을 보다 많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수집된 정보 중 일부는 포털사이트 내 공연 관련 페이지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연 관계자들이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제공해야 하는 정보의 종류와 구체적인 범위는 추후 시행령을 통해 정해진다. 제작비와 티켓 매출까지 공개되는 영화와 달리 공연은 티켓 예매율까지만 공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 관계자들에게 민감한 매출 관련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관련사진

공연예술통합전산망 누리집(www.kopis.or.kr) 화면 갈무리.

공연 시장 투자 위축 우려도

공연 관계자들이 그동안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대한 정보 제공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제작비와 매출 등 공연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될 경우 투자 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실제로 뮤지컬의 경우 중소 규모 제작사들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다른 공연을 올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연극, 뮤지컬, 클래식, 무용, 국악 등 장르마다 제작 방식도 다르고 공연장 규모에 따라 티켓 가격도 제각각인 공연의 특성을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큰 상황이다.
정인석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장은 “공연 제작사들이 근본적으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주도로 전산망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 회장은 “공연 제작사마다 시스템을 갖춰 공연을 제작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수공업처럼 제작하는 곳도 있다”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이토록 다양한 제작사들의 정보를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티켓 예매처 입장에서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부담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공연 시장의 정확한 정보 확보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강제성을 띤 법제화를 서두르기보다 산업 제반 주체의 입장을 좀 더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연계에서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정보 제공이 법적으로 의무화 된 만큼 반대급부로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은 공연 시장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관문이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공연 관련 정보가 보다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지금처럼 적자를 낸 공연의 손해를 다른 공연으로 벌어서 메우는 일도 없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여러 논란이 있겠지만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 제대로 자리 잡는다면 공연계의 관행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 장병호_이데일리 기자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