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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작가의 방
서울문화재단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합니다.
‘작가의 방’에서는 지원작가들 가운데 눈에 띄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작가를 선정해 소개합니다.
윤석원 배우 초연 작품의 캐릭터 변화

윤석원 배우

“아기를 낳고 키우는 육아와 비슷해요.”

세 살 쌍둥이의 아버지이자 뮤지컬 배우인 윤석원은 2월 1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 창작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서휘원 작, 김동연 연출)에 출연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뱀파이어 아더>는 라이선스 작품이 아니라 신진 작가의 이야기를 무대 작품으로까지 올리는 충무아트센터 ‘블랙 앤 블루 시즌 4’의 결과물이다.
총 제작 기간만 1년 6개월. 등단한 적 없는 신진 작가인 서휘원의 대본은 1시간의 시사회와 8개월의 완성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 전용극장에 올랐다. 윤석원은 이 창작 과정을 함께했다. 시사회 때도 열연을 선보였다. “두 딸을 키우는 시기와 비슷해서 그럴까요? 극이 점차 완성되는 과정을 보면서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배우로 데뷔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다. “물류회사에 다닐 때, 우연한 기회에 <밑바닥에서>라는 공연을 보고 무작정 오디션을 봤어요.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인데, 언젠가 연출가가 같이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는 이후 배우로 활동하면서 대학로의 작은 공연도 메이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실제로 전작들을 살펴보면 <러브레터>, <명동 로망스> 등 이제 갓 시작하는 작품들이 많다. “한 작품이 무에서 유로 변해가는 것을 보면 맨바닥에서 집을 짓는 과정과 비슷하게 느껴져요.”
그가 <뱀파이어 아더>에서 맡은 ‘존’은 비밀을 간직한 뱀파이어 ‘아더’를 위해 헌신하는 집사이다. 지난해 3월 처음 무대에 올랐던 시사회 때와는 역의 이미지가 조금 달라졌다면서, 이것도 초연 작품의 매력이란다. 한 편의 극은 관심과 애정을 먹고 조금씩 자라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재연과 삼연을 거치면서 조금 살이 붙으면 악역에서 연민이 느껴지는 역할로 바뀌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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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원은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섬유미술을, 시카고예술대에서 회화와 드로잉을 공부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시카고 설리번 갤러리 등에서 그룹전을 열었고, <아그네스와 승환스>(2014), <성자 헬렌>(2017) 등 7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난지 미술창작스튜디오, 경기창작센터에 입주했으며, 현재는 금천예술공장 9기 입주작가이다.

임애련 ‘놀공발전소’ 공동 대표분단, 게임으로 알아보기

임애련

“두 나라의 통일과 분단의 역사에 관심을 가질 때입니다.”

문화예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놀공발전소’의 임애련 공동 대표는 2월 9일까지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열린 <월페커즈>(wallpeckers) 전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장벽을 부수는 사람들’로 해석되는 전시명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망치와 곡괭이로 실제 장벽을 부순 사람들을 뜻한다.
동·서독을 가로막았던 장벽이 무너진 지 30주년을 맞아 기획된 <월페커즈>는 전시 준비에만 2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임 대표는 “양국은 비무장지대(DMZ)와 장벽을 사이에 두고 놀라울 정도로 닮았어요. 두 나라가 머지않아 분단의 역사는 물론 통일의 역사도 공유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라며 취지를 밝혔다.
임 대표는 “독일에선 장벽이 무너진 지 30년이 되면서 이제는 분단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태어나기 시작했고, 우리는 60년이 넘게 분단이 지속되면서 통일은 낯선 주제가 됐다”며, 최근 몇 개월간 보여준 수많은 변화에 주목해보면, 이제 통일을 이루는 과정을 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분단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마주하는 개인의 이야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놀공발전소’가 잘할 수 있는 아이템인 ‘게임’을 내세웠다. “게임은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보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자신의 속도에 맞춰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는 육하원칙에 따라 6개의 주제로 총 54개의 한반도와 독일의 분단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적었다. 관람객에게는 30분 이내에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기사를 작성하게 했다.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메시지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대로 정보를 찾아가며 기사를 써야 했으니 분단을 바라보는 ‘역사적 관계 맺기’가 조금은 감정적으로,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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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련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교육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원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Being Faust>(2014~2019), <도쿄 국제 연극제>(2015), <타이포잔치>(2015),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2015), <수남장마당>(2018), <월페커즈 베를린>(2019), <월페커즈 한국>(2019) 등이 있다.

안애순 현대무용가 세 개의 시공간 넘나들기

안애순

“공연을 보는 관객을 당황하게 만들 겁니다.”

현대무용가 안애순은 2월 16~1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 <평행교차>를 앞두고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평행과 교차’라는 상반된 개념을 제목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 안무가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이라 설명한다. 그는 “이때 무용수들이 몸의 움직임을 반복하고 변주한다”면서 “관객은 세 개의 시공간에 따라 무용수들의 같은 동작에 대해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전작을 살펴보면 유독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이 많다.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성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도 읽혔다. 그는 “현재의 몸은 사회가 규정해놓은 패턴과 틀 안에 갇혀 있는 것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다. 왜냐하면 “어른들에게 ‘마음껏 춤을 춰보라’고 했는데, 아이처럼 자유롭게 추는 사람을 못 봤기 때문”이다. 그는 “이것은 사회에 길든 패턴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것은 몸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안 될 것이다’라는 내면의 생각에서 나온다고 본다. 안 안무가는 이런 이유에서 “현재의 몸이 갇힌 틀로부터 어떻게 하면 자유로울 수 있을까?” 를 고민해왔다고 한다.
그의 이러한 ‘시간성’에 대한 이해는 그가 생각하는 현대무용의 가치와 맞닿는 지점이 있다. “현대무용은 어렵다”는 의견에 “무용수의 동작에 어떤 메시지를 의도했는지 묻지 말라”고 답한다.
“무의식적으로 추는 우연한 동작까지 관객이 그렇게 느낀다면 그게 정답인거죠. 자신의 감정대로 이해하는 것이, 틀에서 벗어난 현재의 몸을 기억하는 것이 현대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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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순은 프랑스 바뇰레 국제안무대회에 참가했으며, 독일 뒤셀도르프, 싱가포르 아츠 페스티벌 등에 초청되어 외국에서도 호평받았다. 1985년에 창단한 안애순무용단은 명쾌하고 창조적인 움직임으로 국제무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글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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