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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우리소리도서관 오감으로 만끽하는 국악
종로구 익선동에 위치한 우리소리도서관은 마치 작은 사랑방 같다.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책상에 앉아 조용히 책만 읽는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문이 열리면 잔잔한 해금 가락이 흘러나오고, 서가 곳곳을 민속 인형과 국악기, 희귀 자료가 장식하고 있어 작은 박물관처럼 느껴진다. 지난해 12월 14일 개관한 우리소리도서관은 도서관이면서 전시장이고, 공연장이자 음악감상실이기도 하다.

관련이미지1 누워서 편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빈백을 비치한 국악감상실.
2 4층 복도에 마련된 개관기념전 <우리소리도서관과 국악로>.
3 무용, 국악 강좌 등이 진행되는 국악누리방.

도서관과 공연장을 하나로

익선동과 운니동 일대의 국악로는 예로부터 국악의 중심지였다. 판소리 등 민속 성악을 학문의 경지로 끌어올리며 1930~1940년대 활발히 활동한 조선성악연구회를 비롯해 이왕직아악부, 국립국악원, 국악사양성소, 국악예술학교 등 국악 관련 핵심 기관들이 대부분 이곳을 거쳤다. 또한 고 박록주를 비롯한 국악 명창들의 생가와 국악 전수소, 악기상이 밀집해 있어 일찌감치 국악인들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종로구 내 17번째 구립도서관인 우리소리도서관은 현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 건물의 4층과 5층(587㎡)을 쓰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악인 외에도 지역 주민이 많이 이용한다. 4층 복도에 개관기념전 <우리소리도서관과 국악로>를 마련한 것도, 국악로의 역사적 배경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국악로를 거친 주요 기관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 장르별로 분류한 명인·명창의 사진, 국악 유물 등 전시 자료들은 대부분 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의 기증품이다. 그 밖에도 국악방송, 국립무형유산원 등에서 귀한 손길을 보탰다.
개관기념전이 열리는 4층 복도 양쪽으로는 3개의 프로그램실이 있다. 국악누리방, 소리사랑방, 다목적실이다. 특히 국악누리방과 소리사랑방은 방음 패널로 벽을 두르고 벽거울을 설치해 국악 강좌와 교육 프로그램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했다. 5층에는 100석 규모의 야외 공연장이 있다. 도서관에서 국악 콘텐츠 기획을 맡은 백주희 씨는 “도서관과 공연장이 같이 있어 공연, 강의, 야외 공연 등을 책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3월 국악 영상 상영회를 시작으로 4월부터 정규 국악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고, 향후 신진 국악인 초빙 공연,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고려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4월부터 11월까지 열릴 여성 국극 강좌는 우리소리도서관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국악 애호가는 물론 일반 주민들이 함께 배우고 직접 공연까지 올릴 예정이라고. 그 밖에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악 체험 프로그램 등도 순차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관련이미지4 이달의 추천 도서와 추천 음반을 전시한 5층 열람실 입구.

우리 소리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듣는다

4층이 체험과 공연, 교육을 중심으로 한 공간이라면, 열람실과 국악감상실, 야외 공연장을 갖춘 5층은 우리 소리와 관련된 자료를 본격적으로 듣고 읽으며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국악 특화 도서관이기에 일반도서(2,150권)보다 음원 파일, CD, LP 등의 비도서 자료(6,650여 점)가 훨씬 많다. 소장 자료는 궁중음악과 민속음악, 창작국악까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다. 여류 명창 이화중선이 1928년 녹음한 유성기 음반 <춘향가 중 이별가>, 프랑스제 1930년대 축음기처럼 희귀 자료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국악 자료만큼은 대형 도서관 못지않다고 자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국악감상실 내에는 총 4대의 음원 감상 전용 컴퓨터가 비치되어 있다. ‘우리소리도서관 음원 검색 시스템’으로 접속하면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종로애서(愛書)구립도서관’(http://lib.jongno.go.kr) 누리집에서 소장 목록을 검색해 원하는 자료를 확인한 다음 방문하면 편리하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관외 대출은 불가능하다. 도서관 내에서 감상을 위한 이동식 CD 플레이어, 태블릿 PC 등을 헤드폰과 함께 대여할 수 있는 것도 특이하다. 이를 활용해 도서 관 5층 내 어디서든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데, 특히 사랑방처럼 꾸며놓은 국악감상실이 인기다. 딱딱한 의자 대신 누워서 음악을들을 수 있는 빈백을 비치해, 편안하게 국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봄과 가을에는 야외 공연장에서도 도서를 열람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의 활용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어린이 열람실을 마련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아동도서를 가득 채운 서가 가운데에는 아이들의 키에 맞춘 테이블이 있다. 작지만 개성 있는 공간이 어깨를 맞대고 조화를 이루는 5층 공간은 우리소리도서관이 지향하는 복합문화공간의 이상향을 보여준다. “요즘 특별한 주제의 도서관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우리소리도 서관은 전통음악을 현대적인 공간에서 편안하게 즐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어요. 국악이 가장 자연에 가까운 소리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실내 인테리어도 자작나무 등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이용했어요. 전통음악을 즐겨 감상하는 국악 마니아와 전공자뿐만 아니라 퓨전 국악 같은 장르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 그리고 한국 전통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분들까지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도서관이 되었으면 해요.”(백주희)

글 고경원 자유기고가
사진 제공 우리소리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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