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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5월호

아무나, 아!문화! 서울문화PD 관련 이미지

영상 기획: 전문성을 믿고 협력하다

나의 지난날을 누군가에게 소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지나온 시간 안에서 스스로가 느끼고 배웠던 가치들까지도 상대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긴장감을 함께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하곤 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꽃바구니를 든 할아버지를 본 적 있으신가요? 그들은 대부분 지하철 택배원입니다. 저는 그들을 취재하고, <화려한 퇴장>이라는 영화를 찍었습니다. 저는 이 도시의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영화를 전공했습니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스스로에 대한 키워드는 ‘대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관찰하는 사람’, 관찰과 취재를 통해 ‘콘텐츠를 창작했던 경험’이었다.
각기 다른 서울문화재단 신입사원 32명의 지난 경험과 소개를 하나의 영상으로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나의 주된 장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32명 각각의 메시지를 어떻게 소개할지, 이 연대의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심했다.
또한 이 영상을 기획하면서 어려움이 느껴질 때는, 영화를 찍으면서 지침처럼 삼았던 가장 중요한 요소 2가지를 떠올렸다. 하나는 사람들 각자의 전문성을 믿는 것, 또 하나는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었다. 동기 3명이 함께 서로의 전문성을 믿고 적절한 분업을 했다. 어떤 영상을 기획할지는 3명 모두가 열렬히 함께 고민했고, 의견을 맞춰나갔다. 실제 제작에 있어서는 서로가 자신 있는 부분을 맡았다. 전체 이야기의 방향을 잡는 ‘기획’은 내가 맡았고, 감각적인 ‘촬영’과 ‘짧은 트레일러 영상 기획 및 편집’은 뮤직비디오프로덕션 경험이 있는 박태준 사원이, 자료 수집과 국외 영상 레퍼런스 제안은 임승언 사원이 맡았다.
이를 통해 총 2편의 영상을 기획했다. 모든 신입사원에게 30초 정도씩을 할애하는 자기소개 영상 하나(약 16분), 역대 최대인 32명의 신입사원의 존재감을 알리는 트레일러 영상 하나(약 3분)까지 총 2편의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아무나, 아!문화! 서울문화PD 관련 이미지1, 2, 3 영상 제작 과정.
4 ‘꽃보다 문화’ 기념촬영.

자기소개 영상 촬영: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다

실제 촬영은 ‘꽃보다 문화’(대표님과 함께 떠나는 워크숍) 중에 진행되었는데, 각 자리에 적응하느라 바빴을 동기들이 30초간의 자기소개를 완벽하게 준비해 NG 없이 이어졌기에 가능한 스케줄이었다.
대표님이 ‘꽃보다 문화’에서 소개해준 시 한 편이, 신입사원 소개 영상의 주된 메시지가 되었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이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중략)


32명의 신입사원이 들어온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문화예술과 관련한 과거 경력과 각각의 전문성, 그리고 각기 다른 비전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 사람당 30초를 할애하는 영상은 총 16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지 염려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사람들의 ‘그들만의 이야기’를 시간의 효율성으로 재고있는 스스로가 부끄럽게 느껴질 만큼, 이 소개 영상의 존재감은 묵직했다.
문헌정보학, 수학, 공연영상학, 교육심리학, 예술정치학, 공연예술학, 문화예술경영학, 영화연출, 무용이론, 교육심리 등 문화예술의 접점에서, 그리고 그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기르고자 분투해왔던 신입사원들의 존재감은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우리는 30초의 시간 속에, 각자 지나온 시간들과 앞으로의 이야기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트레일러 영상 촬영: 연대의 힘을 보여주다

또 하나의 ‘짧은 트레일러 영상’은 신입사원 32명의 뜨끈한 연대의 힘을 보여주고자 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분투하는 동기들의 일상이 합쳐지니 그 이미지만으로 시너지가 만들어졌다. 이 영상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는 ‘방향성’ 단 하나였다. 우리는 장점이 다르고 전문성이 다르며, 또한 각기 다른 공간에서 일한다. 하지만 문화예술의 바운더리 안에서 일하고 싶어 달려왔던, 그리고 앞으로 달려갈 우리 모두의 ‘방향성’은 같음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영상 속 클라이맥스 부분은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재해석했다. 영화에서는 하나의 인격체지만 매일 얼굴이 바뀌어 각기 다른 모습을 한 126명의 사람과 한 여자의 키스신을 담았다면, 제작 영상에서는 개성이 다르고 모습이 달라도 우리 모두가 같은 위치에 서 있고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그 방향성은 ‘꽃보다 문화’ 그 자체였다. 동기들의 연대의식과 협조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글 신소정_ 서울문화재단 신입사원
아무나PD·사진 박태준, 신소정, 임승언_ 서울문화재단 신입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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