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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네온아티스트 김현수 따뜻한 마음을 담은 빛의 언어 ‘NEON language’
‘네온사인’은 화려한 도시의 밤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하던 단어이자 장치다. 다양한 폰트와 그림, 빛깔로 특정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1990년대 무렵 간판에 많이 쓰였다. 오랜 불황을 거치며 인기가 시들해진 네온사인이 요즘 SNS에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고요한 풍경 속에서 은은한 빛으로 간결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미지에는 ‘NEON language’라는 이름이 붙었다. 김현수 작가는 이 작업으로 이름을 알린 대표적인 아티스트다.

예술가의 밥그릇 관련 이미지김현수 작가가 웹과 개인 SNS 계정에만 업로드하는 작품들.
작품의 비율과 메시지의 간결함은 SNS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예술가의 밥그릇 관련 이미지작품 <이루기 위해서 미루지 말아요>.

‘NEON language’는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애틋한 감정의 짧은 메시지를 빛이 나는 네온사인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더욱 아름답고 따뜻하게 표현하는 한글 타이포 네온사인 이미지 작업이다. 나는 사람들이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SNS에만 작품을 업로드하고 그 공간을 통해 사람들과 주로 소통한다. 작업할 때도 SNS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이다.
작품을 보면 배경이 되는 장소에 한글 네온사인 장치가 은은한 빛을 내고 있는데, ‘NEON language’ 장치는 실제 유리관과 전기 등 복잡한 도구들로 구성?설치된 조형물이 아닌 컴퓨터 합성 작업을 통한 결과물이다. 배경 사진 위에 네온사인이 설치되어 있는 것처럼 연출한 것으로, 사진 속 장소에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이미지 작업이다.

위로받고 싶던 때 발견한 빛

이 작업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당시 나는 직장에서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원하거나 생각한 디자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고 싶은 건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직장이기에 내가 진행하고 싶은 방향으로 할 수 없는 때가 많아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시간을 따로 내서라도 내 감정과 마음이 담긴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시간이 나는 대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며 스크랩하고 기록해뒀다.
그러던 중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패턴으로 생활하는지 SNS 속 다른 이들의 글과 사진을 통해 흐름을 살펴보게 되었다. 며칠간 천천히 살펴보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학업, 취업으로 인한 걱정이나 반복되는 생활 패턴으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고, 시간 여유가 없는 내 상황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이미지를 SNS에 올리는 이들은 사실 다들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길 원한다. 그런 흐름을 보며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다른 누군가를 위로해줄 만한 메시지를 담아 편안한 이미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무엇, 이를테면 네온사인 같은 것 말이다.
당시에는 상점 간판 같은 광고용 네온사인이나 외국 아티스트의 영문 네온사인 작품은 종종 접할 수 있었으나 한글 네온사인은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래서 한글을 이용해 친근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의 빛을 내는 네온사인 이미지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 경험과 감정, 생각을 토대로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인 메시지를 이미지에 표현해, 누구든 편하게 찾아볼 수 있는 SNS 공간에 업로드함으로써 많은 이와 공감과 위로의 소통을 시도했다. 그렇게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을 하다 보니 지금의 ‘NEON language’라는 네온 그래픽 작업이 되었다.

컴퓨터와 프로그램이 있는 곳이 곧 작업실

‘NEON language’는 컴퓨터로 작업하는 가상의 네온사인 이미지이기 때문에 실제 네온사인 장치를 만들 때처럼 많은 시간이나 기술이 필요하거나 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 작업이다. 컴퓨터와 그래픽 프로그램만 있으면 그곳이 곧 작업실이 된다.
작업할 때엔 먼저 작품에 담을 메시지를 선정하는데, 글의 내용에는 당시 계절이나 환경이 주는 분위기를 반영하곤 한다. 오랫동안 생각을 구축하기보다는 수시로 문득 떠오른 생각을 메모해두고 이를 작업에 반영하는 편이다. (그것이 작업에 필요한 간결한 메시지를 얻는 데 더 효율적·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글을 선정한 후에는 그 글에 어울리는 배경 이미지를 고른다. 그다음 네온사인의 컬러를 맞추고 사진 속 배경의 주변 환경과 기타 요소의 분위기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이미지 수정 작업을 한다. 그렇게 사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한글 네온사인의 완성된 이미지는 해가 지는 시간 나의 SNS에 업로드해 사람들과 공유한다.

메시지를 전하는 ‘네온사인’의 가능성

1990년대 옥외광고로 거리를 화려하게 꾸미던 네온사인은 최근 예술작품이나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하는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네온사인은 시각적으로 명확한 메시지를 유연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빛을 내는 다른 장치(조명)들과 차별된다.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해 또 다른 시도를 해본다면 ‘NEON language’ 작업이 그렇듯 아름다운 빛으로 신선한 매력을 발하는 좋은 소재가 될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NEON language’ 외에 나는 또 다른 감성을 담은 작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온라인에서만 접하고 저장할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닌, 오프라인 공간에서 좀 더 가까이 접하고 소장할 수 있는 무언가를 구상하고 있다. 손바닥 만한 정사각형 이미지가 누군가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었듯 다음 프로젝트 역시 메마른 일상 공간의 분위기를 바꿔줄 사소하지만 특별한 것이 되었으면 한다.문화+서울

예술가의 밥그릇 관련 이미지

글·사진 김현수
SNS를 통해 자신만의 감성과 메시지가 담긴 한글 네온사인(NEON language) 그래픽 이미지를 선보이며 대중의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kxxhyunsx 블로그vvlo77.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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