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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D

11월호

한글의 아름다움을 삶으로 이끄는 캘리그래퍼 강병인 ‘고운 글꽃’이 널리 피어나도록
근 10년 동안 한국에서 TV를 보고 먹거리, 화장품 등 생필품을 소비하며 생활한 이들 중 강병인의 캘리그래피를 접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화, 공연, 책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전통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한 아름다운 글씨”*인 캘리그래피는 글자로 감정과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음을 각인시키며 빠른 시간 안에 대중화했고 그 선두의 한 지점에는 한글의 원리와 그 아름다움의 확산을 목표이자 철학으로 삼은 강병인 작가가 있다. 올해 한글날을 즈음해 전시 <한글글씨전>을 연 강병인 작가를 옥인동의 ‘강병인글씨연구소 술통’에서 만났다.

*강병인 저서 <글꽃 하나 피었네>(2009) 중에서

사람과 사람 관련 이미지

‘강병인글씨연구소 술통’(이하 술통)은 강병인 작가의 작업실이자 워크숍, 전시 등이 함께 진행되는 공간이다. 상수동을 떠나 지난해 봄 지금의 옥인동에 새롭게 터를 잡았는데, 이번 전시 <한글글씨전>(10. 7~11. 7, 서촌 길담서원 및 강병인글씨연구소 술통)은 한글 완성 573년·반포 570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옥인동 공간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손님을 맞는 행사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의 고향과도 같은 동네이기에, 한글의 원리와 아름다움을 연구하고 작품에 반영해온 강병인 작가에게는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셈인지도 모르겠다. 글자를 쓰는 게 마냥 좋아 이미 중학교 때 스스로 ‘영묵(永墨, ‘영원히 먹과 함께 살겠다’는 뜻)’이라는 호를 지었고, 캘리그래피의 가치를 일찍 파악하며 대중화에 많은 공을 들인 그는 이제 한글의 입체화, 공간화로 작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전시가 한글날을 기념하는 동시에 지난해 서촌으로 작업실을 옮기고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자리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이곳으로 오게 되셨나요.

대개 세종이 나신 곳에 대해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는 게 사실입니다. 광화문에 세종을 모신 것도 사실 얼마 되지 않은 일이죠. 서울시에서 추진한 ‘한글 마루지 사업’이라는 게 있어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한글회관 건물에서부터 경복궁역을 거쳐 통인시장 방향으로 쭉 올라오다 보면 세종 나신 표지석이 통인시장 가까이에 있는데, 그 일대를 한글문화관광지(한글가온길)로 꾸미는 사업이죠. 그 사업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이 일대의 공간 상황에 대해 살펴보게 됐고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게 이쪽에 새로 자리를 잡게 된 첫 번째 계기였어요.
다른 하나는 전에 작업실이 있던 홍대 앞 지역이 너무 상업화한 점이에요. 홍대 앞 지역은 오랫동안 문화의 생산지 역할을 해왔는데 근래 문화의 소비지로 점점 변화하면서 그 소음을 못 견디겠더라고요. 두 가지 계기가 서로 비슷한 시기에 맞물렸죠. 제가 한글로 먹고사는 사람이다 보니 세종이 나신 곳, 한글이 태어난 곳에서 글씨를 쓰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지역으로 오게 됐습니다.

홍대 앞과는 성격이 많이 다른 지역이죠. 1년 반 정도 됐는데, 지내보시니 어떤가요?

원래 이곳은 마당과 담이 있는 2층 양옥이었는데 오픈된 공간으로 바꿨습니다. 좀 유치하긴 하지만 제 목표는 ‘한글의 아름다움이 온 세상에 퍼지는 것’이에요(웃음). 한글은 단순해서 못났다고도 하는데 그 단순 명료함이 한글의 중요한 가치라고 보거든요. 그러한 세종의 한글 정신을 어떻게 잇고 지켜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열매를 맺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다 ‘세종의 한글 정신이 꿈꾸는 터’로 이곳을 규정하게 됐어요.
사실 작년 봄에 여기 오면서 생각한 것은 한글갤러리, 한글가게 등을 만들어서 ‘그곳에 가면 한글과 캘리그래피를 볼 수 있구나’ 하는 곳이 되는 것이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정말 조용한 마을이었어요. 주민들이 이웃해서 조용히 지내고 계신데 제 욕심을 차리기 위해 시끌벅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1년 동안 노심초사하며 마을 분들과 소통하고 너무 상업적이지 않게 ‘한글’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나누는 공간이 되게끔 제 의지를 조금씩 보여왔습니다. 그렇게 비로소 1년 반 만에 공간을 오픈한 것이죠.


“세종이 꿈꾼 것은 백성들의 지식 확장이었는데
저는 글자의 예술·문화적인 가치를 확장하고 싶은 것이죠.”

사람과 사람 관련 이미지1 옥인동의 술통 입구와 마주한 담에 아름답게 봄꽃이 피었다. 필동 스트리트 뮤지엄에서도 전시된 작품 <봄꽃, 만남>(2016).
2 전시 <한글글씨전>의 제1전시 ‘고운 글꽃 피우며’ 전경. 제1전시가 진행 중인 길담서원은 술통에서 가까운 곳으로, 인문학 공부방을 겸한 책방과 전시공간 (한뼘미술관)이 있는 옥인동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다.

이곳이 선생님께는 고향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일 텐데요.

세종의 기념관을 만드는 일과 세종의 생가 복원 등이 한글학회, 한글 관련 단체 등 민간 차원과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것이지 않나 싶어요. ‘한글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한글이 참 고운 말인데 글꼴도 말처럼 예쁘네’ 라는 점을 알리는 활동이요. 사실 활자는 내용을 전달하는 게 첫째 목적이지만, 저의 작업은 글에서 꽃이 피어나고 춤도 추고 하는 것이에요. 세종의 한글 정신이 이와 관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꿈꾼 것은 백성들의 지식 확장, 지적 능력의 향상, 그래서 많은 백성이 두루두루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는데 저는 글자에 예술·문화적인 가치도 있다고 보고 그 의미를 확장하고 싶은 것이죠.

그런 ‘예술적인 기능’이 사람들에게 덜 부각되었는데 선생님을 비롯해 여러 분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캘리그래피가 아름다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한글은 기본적으로 네모난 형태인데 디지털 시대에서 보면 이는 무척 실용적이란 걸 알 수 있어요. 그런데 붓으로 흘려 (네모 밖으로 나가도록) 쓰면 그 이치에 맞지 않다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글을 세종이 처음 만들었을 때의 원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죠. 그런데 세종은 그걸 의도하진 않았어요. 원형은 원형 그대로의 틀을 지니고, 그걸 응용하고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게 후대의 몫이라고 봅니다.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형태에 집착하는 것이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한글의 원형은 판본체에 가깝습니다. 그 판본체가 오늘날 고딕체의 원형이고, 명조체의 원형이 서예의 궁체죠. 궁체는 정자와 흘림으로 나뉘는데 여기에 한글의 어마어마한 원리가 작용합니다. ‘꽃’이라는 글자는 처음부터 꽃으로 피어나지 않아요. 처음(겨울)에는 씨앗으로 있다가 봄이 오면 싹을 틔우고 가지를 냅니다. 그러면서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고 숲을 이루죠. 그것은 고딕으로는 표현되지 않습니다. 한글은 생명력을 품고 있는 글자예요. 초성이 중성이 되고 종성으로도 쓸 수 있는 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담은 원리이고 이 의미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나와 있죠. 이는 세계 어느 문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점입니다.

“‘꽃’이라는 글자는 이 음양오행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글씨를 쓸 때마다 생각하고 표현하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봄이 되면 꽃이 핍니다. 그때 초성 ‘ㄲ’은 나뭇잎과 꽃잎입니다. 그리고 중성 모음인 ‘ㅗ’는 나무기둥과 나뭇가지이며, 이는 모두 땅 위에 있으니 양이 됩니다.
나무가 자라고 꽃을 피게 하는 종성 ‘ㅊ’은 땅속의 뿌리이며 음입니다. 그렇다고 양이 늘 양으로만 머물지는 않습니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면 꽃은 떨어집니다. 이때 양은 음이 되며, 겨우내 땅속에서 양분을 저장하는 뿌리는 반대로 양이 되어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적용하여 글씨를 써보면 그 글씨는 꽃과 닮아 있습니다.
이렇듯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의 모아쓰기를 통해 그 글이 가진 의미를 자연스럽게 글꼴에 담아낼 수 있습니다.”
- 강병인 저서 <글꽃 하나 피었네>(2009) 중에서

“비슷해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도 자기 성찰, 자기 해석이 뒤따를 때
입체적인 좋은 글씨가 나옵니다.”

사람과 사람 관련 이미지3 강병인 작가의 신작 에세이 <글씨 하나 피었네>. 표지의 ‘꽃’에서 강 작가가 설명하는 한글의 원리와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4 강병인 작가의 작업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술통 공간.

요즘 캘리그래피가 많이 대중화됐는데 한글의 의미보다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치중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글이 문화로서 대중화하는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 느껴지는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흘려 쓴다고 모두 캘리그래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약을 두거나 틀에 가두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야든 과도기가 있고 그 과정을 거치면 거기서 분화,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캘리그래피의 영향을 받아 한글 그래피티도 나올 거예요. 굉장히 좋은 일이죠. 또 글자만이 아니라 그림과 글자를 복합적으로 표현하는, 문인화의 성격을 끌어온 작품들도 볼 수 있고요. 다양성의 추구는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늘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일을 하는 사람들 각자의 태도가 중요할 거예요. 자신의 글씨가 세상에 나왔을 때 그것이 어떤 원리나 의미를 품고 있는지에 대해 각자의 생각이 올바르게 정립돼 있다면, 지금 좀 부족하더라도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서 채워나갈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우린 모두 조금씩 부족하고 처음부터 잘할 수는, 꽃을 피울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전혀 우려하는 바가 없진 않아요. 캘리그래피 자격증을 준다거나 하는 점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거든요. 캘리그래피는 서예입니다. 하나의 예술 분야이고 디자인의 한 장르이며 예술적 가치를 크게 가지고 있는데, 예술이나 디자인에 자격증을 줄 수 있을까요? 일방향의 기준을 둘 수 없는 분야라는 것이죠. 물론 그런 자격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관공서에서 자격을 증명하기 위해 요구한다는데, 자격증 문제를 따지려면 그런 맥락에서 관공서와 현 제도의 문제점도 따져봐야 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캘리그래피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말씀하셨듯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이겠죠. 연구소에서 수업도 진행하시는데, 캘리그래피에 뜻을 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점으로 조언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요.

앞서 언급했듯 글을 쓰는 이의 태도와 ‘내가 쓰는 글에 대한 해석’입니다. 막 흘려 써서는 안 돼요. 꽃이 흐드러지게 필 순간이 되면 흘려 써도 좋지만 그런 때가 아닌데 ‘ㄹ’을 마구 흘려 써선 안 되겠죠. 응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거기엔 쓰는 사람의 경험도 묻어나겠고요.
글씨를 쓰는 데 고민을 많이 하는 이들에겐 ‘자기 해석이 들어가지 않으면 남의 글씨가 돼버린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비슷하게 보이더라도 자기 생각이 들어가면 그건 자기 글씨예요. 세상엔 전혀 새롭게 뚝 떨어져 창조되는 게 없으니까요. 비슷해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도 자기 성찰, 자기 해석이 뒤따를 때 입체적인 좋은 글씨가 나오게 됩니다.

작업하신 것 중에 영문도 있던데요. 한글을 작업할 때와 영문을 작업할 때 어떤 점이 다른가요?

캘리그래피는 영어 알파벳에서 나왔습니다. 영문 캘리그래피는 장식적인 부분이 많은데, 물론 알파벳에도 예술적인 가치가 충분합니다. 쓰임에 맞게 표현해야 하는 것은 같고요. 다만 도구의 차이가 있는데, 알파벳이 깃털의 뿌리를 이용해 쓴다면 한글은 깃털의 털을 이용해 쓰는 것이죠. 뿌리는 각이 지고 딱딱해서 글자를 예쁘게 쓸 수 있는데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반면 털을 이용해 쓰면 삼라만상을 다 넣을 수 있죠(웃음). 기분에 따라서, 먹물의 농담에 따라서 표현할 여지가 아주 다양해지거든요. 일반적인 도구를 사용하면 알파벳과 한글 사이에 그리 큰 차이가 없는데 붓을 잡으면 달라져요.

지난 2007년에는 ‘봄날체’를, 지난해에는 ‘영묵체’라는 서체를 출시하셨습니다. 서체는 글씨를 정형화한 것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손으로 쓰는 캘리그래피와 상반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어떤 계기로 서체를 개발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서체를 만드는 것은 글자를 정형화하는 작업이고, 판매 등 상업적인 요소가 많아 비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캘리그래피는 손으로 쓴 하나밖에 없는 글자인데, 그걸 서체화하면 캘리그래피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부담감도 없진않죠. 다만 지난 15년 동안 제 서체도 계속 변해왔는데 그런 변화를 정리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체는 한번 만들어두면 굉장히 오래가거든요. 예를 들어 1980년대 말에 만들어진 서체가 지금도 컴퓨터(온라인) 어딘가에서 누군가에 의해 쓰여 남아 있죠. 이런 작업이 없으면 제가 제 서체를 보관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또 한글 서체를 만들려면 2,350자는 기본적으로 써야 하는데 그 작업을 하지 않으면 글자를 그만큼 쓰지는 않게 되죠. 서체를 만드는 것은 제 나름의 정리인 셈이에요. 시간이 흘러 언젠가 ‘아 이런 서체가 강병인이란 사람에 의해 나왔구나’ 하는 기록이 될 수 있으니까요.

사람과 사람 관련 이미지5 <한글글씨전>의 제2전시 ‘춤추고 노래하고’ 전경.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는 가운데, 왼쪽 아래 보이는 ‘쉼’은 대형 구조물로 발전시킬 계획이 있다고 강 작가가 귀띔했다.
6 [문화+서울]의 제호도 강병인 작가의 작품이다.

사람들이 글자를 직접 쓰는 것이 생활에서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캘리그래피, 나아가 글자 자체(타이포그래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산업화, 정보화, 디지털화 등으로 세상이 점점 변화하면서 기계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게 되는데, 우리 안에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늘 살아 있어요. 다만 쓸 일이 줄어서 어디서든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겠죠. 캘리그래피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가 여기에 닿아 있습니다. 디지털화, 도시화할 수록 사람들이 자연을 그리워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봐요. 손으로 적은 글자 안에 삼라만상과 아침 점심 저녁의 기분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캘리그래피는 생명력이 강할 것이라고 봅니다.

강병인 작가는 요즘 캘리그래피의 평면 작품에서 나아가 한글을 입체화. 공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욕이 ‘아이러브뉴욕(I LOVE NY)’라는 브랜드를 캐릭터화, 조형화하며 세계적으로 각인시켰듯, 한글도 그 뛰어난 조형성으로부터 입체화하고 기능을 살린 공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각가 이근세 씨와 함께 2010년 ‘한글 세움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를 통해 ‘꽃’ ‘춤’ 등 글자가 가진 의미가 생명력을 더해 입체로 살아남을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전시가 진행되는 술통에 가면 벽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과, 언젠가 큰 건축물로 지어져 많은 시민에게 휴식을 선사할 ‘쉼’을 만날 수 있다. 한글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짓고 알리기 위해 강병인 작가는 아직 할 일이 많다.문화+서울

글 이아림
사진 김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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