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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호

서울 도심 곳곳을 춤으로 누빌 <2016 서울댄스프로젝트> 춤추는 유랑버스 타고
한양에서 경성,
서울까지 시간 여행!
춤의 난장이 9월 3일(토)부터 24일(토)까지 4주 동안 서울 곳곳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시간의 흔적과 역사적 의미가 깊게 밴 장소를 유랑하며 색다른 몸의 에너지를 주고받을 예정이다.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보신각부터 남산 꼭대기까지 훑어갈 <2016 서울댄스프로젝트>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든 서울댄스프로젝트는 서울문화재단의 중견 프로젝트다. 올해는 참가 신청이 지난해보다 부쩍 늘었다. 기획단은 참가 열기에 호응해 새롭고 확장적인 문화 경험을 설계해보고자 겨울과 봄 내내 머리를 맞댔고, 그 결과가 바람이 선선해질 무렵인 9월, 서울시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긴장 반, 설렘 반이다.
막연히 춤추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놀아보자던 3년 간의 도전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시민 춤 공동체의 성장과 분화다. 처음에는 어떤 ‘장르’의 춤을 추는지 질문하던 참여자들, 강사의 일방적인 강의 형식에 익숙하던 몸이 이제는 삶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마을공동체, 아이들, 중년 여성 등이 주축이던 형태가 예술인, 장애인, 청년, 아빠 등으로 그 대상이 자연스럽게 세분되면서 확장되었다.
올해 서울댄스프로젝트에서는 선배 커뮤니티들이 거점 커뮤니티가 되어 직접 춤판을 꾸리는 ‘춤 다:방’, 청년이 문화예술 활동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개최하는 춤 반상회 ‘청년참×춤’ 등 실험적인 활동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2015 서울댄스프로젝트> 게릴라춤판 @반포 한강공원.

시간, 역사, 기억의 관점에서 만나는 서울 그리고 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2 게릴라춤판 ‘불꽃돌격 경성유랑’이 진행될 서대문형무소역사관.
3 <2013 서울댄스프로젝트> 게릴라춤판 @남산공원 팔각광장.

여러 새로운 시도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게릴라춤판’이다. 서울댄스프로젝트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급진적이면서 본질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게릴라춤판’의 시민 춤단은 격정적인 에너지를 뿜으며 다른 이들을 춤의 향연으로 초대하는 역할을 자임 해왔다. 올해는 폭발하는 흥겨움에 춤의 격과 인문학적 깊이를 더함으로써 향유를 넘어선 예술적 체험 공간을 열고자 한다. 9월 4주 동안 토요일마다 버스를 타고 다닐 춤단은 지난 시간의 흔적이 시루떡처럼 쌓인 거대도시 서울을 시간, 역사, 기억의 관점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터의 몸’과 ‘시민의 몸’이 만나 벌어지는 유랑 춤판을 기대해도 좋다.
9월 3일에 진행되는 ‘흐르는돌 한양유랑’에서는 뿌옇게만 상상되는 조선 백성의 삶의 장소를 춤단이 저마다 돌을 안고 정령처럼 부유하게 된다. 현대에서 조선으로 회귀하는 길을 열며 잠수교에서 시작된 행렬은 조선시대 상업지구 운종가에 위치한 보신각, 한양의 중심(종로와 중구 지역)을 남북으로 나누던 청계천을 지나 남산 팔각정으로 향한다. 남산 팔각정 자리에는 조선 건국부터 목멱대왕을 모시고 기우제를 지내던 국사당이 있었다. 현재는 세계 곳곳에서 서울을 찾은 관광객과 서울시민이 섞여 형형색색의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는 남산 꼭대기에서 600년의 시간을 동시에 느끼는 그루브 댄스파티가 열린다.
9월 10일 ‘불꽃돌격 경성유랑’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시기부터 비극의 6·25전쟁을 거쳐 현대 경제성장이 급속도로 진행된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격동과 야망의 시기를 다룬다. 세 개의 노선 중 가장 도전적인 콘셉트로 춤과 연극, 역사를 아우르며 강렬한 역사성이 있는 장소들을 돌아다닌다. 조선총독부가 있던 광화문에서 출발해 항일운동 탄압으로 악명을 떨친 서대문형무소, 6·25전쟁 중 폭파돼 피난민의 행렬이 끊겼던 한강대교를 거쳐 세운상가로 들어선다. 1960년대에 건립된 세운상가는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로 돌격 개발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춤단 100명과 초대된 시민 100명이 이곳에서 함께 루프톱 파티를 펼친다.
한편 9월 17일 진행될 ‘빙글뱅글 서울유랑’은 최근 서울이 품고 있는 광장의 기억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프로그램이다. 남녀노소가 뒤엉킨 공간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기억이 중첩되면서 놀이를 통해 집단의 공통적 경험은 새롭게 쌓인다. 강강수월래, 꼬리잡기, 국민체조, 고무줄놀이, 춤 배틀을 소재로 국풍81이 개최됐던 여의도광장, 88 서울올림픽의 무대였던 잠실종합운동장, 대학가 청춘의 놀이터로 끊임없이 변모하고 있는 신촌 연세로에서 춤판이 벌어진다.

에너지 가득한 춤의 공동체, 마지막 무대는 선유도공원에서

4주간 여행의 끝자락, 춤단은 한강 선유도공원에서 진행될 서울 무도회에서 마지막 춤판을 달굴 예정이다. 9월 24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음악이 청명한 가을의 대기를 채우고, 불꽃으로 하늘을 수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끔찍한 무더위를 함께 겪은 춤단과 춤바람 커뮤니티는 매년 그랬듯, 공원을 방문하는 시민의 이웃이 되어 춤을 출 것이다. 휴일을 보내고자 하릴없이 산책 온 시민도 참여할 수 있는 막춤 콘테스트 ‘댄스 골든벨’ 등의 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민이면 누구라도 환대하는 서울무도회에서 모쪼록 많은 이들이 춤단의 손길에 이끌려 너도 나도 평등하고 자유로운 춤 공동체, 더 큰 서울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바라본다.문화+서울

글 김유진
문화기획자, 커뮤니티 댄스 랩 종횡무진춤연구소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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