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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호

전시 < New Structure and Relief >와
< Body Flower-우리 몸이 꽃이라면 >
장르의 경계를 허물다
2차원과 3차원을 넘나들며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전시 두 개가 동시에 열린다. 바로 ‘사진조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권오상의 개인전< New Structure and Relief >와 자신의 몸에 그림을 그리는 호주 출신 아티스트 엠마 핵의 < Body Flower-우리 몸이 꽃이라면 >이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권오상 개인전 작품 중 < New Structure 4 >(Inkjet print, aluminum | 275(h)×197×316cm | 2014).

3차원 재료에 2차원 사진을 콜라주한 ‘사진조각’
권오상 개인전 < New Structure and Relief >, 7. 7~8. 21,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다작’하는 조각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한 것 같아요.”
‘어떤 작가가 되기를 꿈꾸냐’고 물었을 때 ‘다작하는 작가’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일은 흔치 않다. 그간 작가의 입을 통해 들어왔거나 혹은 들을 것이라 기대하는 답변은 대개 “정성이 중요하므로 소요 시간은 중요치 않다” 정도일 것이다. 작품을 많이 만들겠다는 답변은 자칫 ‘날림 제작’이나 ‘물욕’으로 오독될 위험이 있으니 작가 입장에서는 특히 조심해야 할 터다. 그러나 권오상 작가는 “간단한 조각을 꿈꿨다” 라며 오해를 불식한다.
홍익대학교 조소과 출신인 권오상 작가는 재학 당시 흙, 브론즈 등 무거운 재료 위주로 작품을 제작하는 것에 대해 약간의 반항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조각 작품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스티로폼 등 가벼운 재료를 택하는 독특한 방법으로 반항심을 실천에 옮긴다.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시리즈는 스티로폼 등 가벼운 재료로 형태를 조각한 후 사진을 조각 위에 붙여 탄생했다. 사진은 3차원 오브제를 2차원으로 환원한다. 그리고 2차원 사진은 다시 3차원 입체 조각에 촘촘히 붙어 3차원화가 된다. 여기서 이 작품을 사진으로 봐야 할지, 조각으로 봐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권오상은 이렇게 ‘사진조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또 다른 시리즈 ‘더 스컬프처(The Sculpture)’에서 그는 다시 전통적인 조각 재료를 택했다. 인터넷과 잡지 등에서 수집한 자동차 이미지를 참고해 실제 대상과 아주 흡사하게 조각하는 게 특징이다. ‘더 플랫(The Flat)’ 시리즈는 또 새롭다. 이 시리즈는 잡지에 게재된 이미지들을 오려 철사를 이용해 바닥에 세우고 이를 한 화면에 모아 사진에 담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평면 사진을 조각으로, 조각을 다시 평면 사진으로 환원하는 권오상 작가의 작업을 통해 작품은 2차원과 3차원 그 어디쯤에 위치하게 된다.
이번 개인전에는 작가의 새로운 연작인 <뉴 스트럭처(New Structure)> 11점과 <릴리프(Relief)> 6점이 소개된다. <뉴 스트럭처>는 현대 조각사의 흐름을 바꾼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Stiriling Calder, 1898~1976)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찾은 연관성 없는 오브제의 평면 이미지들이 서로를 지지하도록 해 유기적인 구조물을 형성하는 것이다. <릴리프>는 권오상 작가가 처음으로 나무를 사용해 만든, 여러 개의 이미지 조합만으로 구성된 콜라주 타입의 부조 작품이다.
권오상은 조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왜 꼭 조각이 무거워야 하느냐?”는 그의 엉뚱한 생각은 사진조각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게 만들었고, 그는 그 안에서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2차원 배경을 3차원 몸에 구현하는 보디페인팅
엠마 핵 사진전 < Body Flower-우리 몸이 꽃이라면 >,
7. 23~10. 30, 사비나미술관

보디 페인팅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호주의 아티스트 엠마 핵(Emma Hack)은 2001년 홍콩에서 열린 스위스 CIDESCO 세계 전문 보디 페인팅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 본격적으로 명성을 쌓았다. 개인전 형태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어 생소할 수 있는 그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단연 세계적인 뮤지션 고티에(Gotye)의 대표곡 < Somebody That I Used to Know >의 뮤직비디오다. 2011년 발매돼 9주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이 곡을 통해 엠마 핵은 세계적인 작가로 주목받게 된다.
엠마 핵의 작품은 주위 환경과 하나가 되는 위장술(카무플라주) 아트의 일종이다. 주변의 배경을 직접 몸에 그려 넣는 엠마 핵의 작업에는 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물론 수개월, 수년이 걸리는 작품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자. 붓이 닿는 곳은 종이로 된 캔버스가 아닌 사람의 몸이다. 사람의 몸에 그림을 그리는 데 최소 10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패트릭 맥도날드 <아트바이저(Artvisor)> 예술편집장의 말을 빌리자면 “마라톤에 버금가는 작업”이 따로없다. 엠마 핵의 보디 페인팅은 어릴 적 놀이공원이나 운동회에서 하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의 붓이 닿는 인체는 배경과 완벽하게 일치해 마치 모델이 카멜레온처럼 배경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은 효과를 연출한다.
인간의 눈에 익숙한 사물을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위장하는 엠마 핵의 독특한 작업은 사진 촬영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엠마 핵은 이렇게 2차원 배경을 인물에 구현해 3차원으로 조각화 했다가 다시 2차원 사진으로 환원한다. 이번 개인전에 소개되는 엠마 핵의 작품 49점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사물과 인간, 인공과 자연, 현실과 비현실, 입체와 평면의 개념과 간극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문화+서울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2, 3 카무플라주 아트를 선보이는 엠마 핵의 작품 중 < Cranes Mandala III >(2010, 사진2)와 < Wallpaper 50s >(2005).

글 신은별
<한국일보> 기자
사진 제공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사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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