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서울문화재단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검색 창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ASSOCIATED

4월호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하철 역사, 예술 작품이 되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정원이 있는 공공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3월 14일 개장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안규철 서울시 공공미술위원장 등 100여 명의 인사가 참여해 축하해주었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은 공공미술 작품과 제작 과정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버섯을 활용한 참여 전시 <미시적 삶:버섯되기>, 반려식물 분양, 화관·미니 꽃다발·테라리움 만들기 체험, 용산기지 주변 지역 워킹투어 같은 다양한 시민 참여 이벤트도 진행됐다.

관련이미지

1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지하 4층 정원.

2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배치도.

공공장소 속의 미술? 공공장소로서의 미술!

서울시는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서 시민이 공감하는 작품과 더불어 장소에 어울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공공 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사업의 일환인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1년여의 시간을 투자한 사업이다. 공간은 공모를 통해 선정했는데 녹사평역이 좋은 공간임에도 잘 활용되지 않는다며 멋진 작품으로 이곳을 꾸며달라는 목소리, 그리고 주변 환경과 인프라를 고려했을 때 여러모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수렴했다. 또한 이 지역에 문화예술 관련 단체들이 많아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참여 작가 역시 공모 및 큐레이터와의 논의를 통해 선정됐다.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을 뜻하는 녹사평(綠莎坪)이라는 지명에 충실한 녹사평역 미술관은 당초 지하 2층에 있던 개찰구를 지하 4층으로 내려 승강장을 제외한 역사 전체(지하 1~4층)를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했다. 총 7명의 작가가 참여한 6점의 작품은 승강장을 포함해 지하 5층으로 이어진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공간답게 각 층은 빛(지하 1층), 숲(지하 4층), 땅(지하 5층, 승강장)의 주제로 구성되며 녹사평역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이자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 되도록 했다. 기존 유사 사업과의 차이점은 전시 작품들이 제각기 목소리를 내며 따로 놀지 않게 해 작품들을 하나의 공통된 주제 안에서 어우러지게 한 점이다. 그동안 활용되지 못했던 공간을 활성화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 그들이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게 해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활동성을 부여한 것도 특이점이다. 또한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작품들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행복감을 주는데, 공공장소 속의 미술을 넘어 공공장소로서의 미술을 표방한다.

수용자의 입장을 고려한 예술1

오랜 기간 예술이 자연을 묘사하고 재현해왔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녹사평역 공공미술관 역시 또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조형예술은 언어가 아닌 감각적인 형태로 표현되는데 추상적인 영역인 대상의 본질까지도 재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컨대 자연의 본질은 창조의 힘을 가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예술을 표현하려면 참신성을 바탕으로 기존 것들과의 차별성이 필요한데, 흔히 '예외적 개인'이라 부르는 예술가들의 영역으로 여긴다. 예술가의 뛰어난 상상력은 예술 작품의 승패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중요하지만, 사실 공공미술의 특성상 작가의 상상력이 마음껏 표출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공공미술은 수용자가 주인인 미술이기 때문이다. 공공미술의 수용자는 일반 시민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왜 이런 걸 했는지 당최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당연히 작가는 상상력을 펼치기보다 수용자의 이해와 만족을 더 중시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다. 이들(시민)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작가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작가의 이러한 위상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작가가 절대적인 창작의 자리를 내어줬다기보다, 오히려 자신들도 비로소 수용자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자각했다고 해석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작가가 수용자의 위치에 서지 않고는 공공미술을 실천하기 어렵다."2 이번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기획자의 의도대로 잘 진행된 프로젝트라고 한다면, 이는 작가들이 수용자의 입장을 고려해 작업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별 작품의 좋고 나쁨만을 따져 작품을 선정하면 결국 작품은 각각의 장소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게 됩니다. 각각의 연관성과 연결성은 배제되는데 이번에는 전체 콘셉트를 확실히 잡았고, 참여 작가들에게 지침 같은 것들을 미리 제시했습니다. 작업은 이를 토대로 진행됐습니다. 전체가 어떤 하나의 모범적인 새로운 진행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3

  1. <현대의 예술과 미학>(미학대계간행회, 2007, 서울대학교출판부) PP. 359~368. 참조.
  2. <현대의 예술과 미학>(미학대계간행회, 2007, 서울대학교출판부), '공공미술과 현대미학'(박동천)에서 발췌 인용. P. 366.
  3.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 개장식 투어 막바지 즈음 안규철 서울시 공공미술위원장의 발언.

글 전주호_서울문화재단 홍보팀
사진 제공 서울시 문화본부 디자인정책과
참고 문헌 <현대의 예술과 미학>, 미학대계간행회, 2007, 서울대학교출판부. <조형미술과 자연의 관계>, F. W. J 셀링 지음, 심철민 옮김, 2002, 책세상.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