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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7월호

작가의 방
‘작가의 방’에서는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를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본 게시글은 《한겨레》의 <서울&>에 소개되는 ‘사람in예술’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이지민 연출가공연 일부가 된 어린이

“관객이 드러나진 않지만 은밀하게 작품을 변주하는 어린이 극을 만들고 싶어요.”

가정의 달인 5월 8~9일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 진행했던 어린이극 <어딘가, 반짝>의 이지민 연출가(사진 왼쪽)는 이렇게 말했다.
보통 어린이극이라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아이들 성향 때문에 관람 위주로만 연극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은 관객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공연의 일부가 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특히 10년 넘게 ‘체험하는 예술’을 고민한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의 대표 사업인 ‘예술로 상상극장’으로 선정된 <어딘가,반짝>은 수개월 동안 극작·무대미술·연기 등 공연 제작에 필요한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 비로소 완성됐다.
특이한 점은 일반 극장이 아니라 30명 이내의 소수만 참여할수 있는 스튜디오에서 연극이 올라가는 것. 아이들은 자리에 앉기 전, 로비 등에 비치된 그림과 이야기를 보고 자신의 신체를 종이에 그려놓는다. 배우는 이것을 활용해 공연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나간다. 이렇듯 공연의 줄거리와 틀에 어린이의 생각과 체험이 쌓이는 방식으로 작품이 완성된다.
어린이극이 하는 다양한 시도 중 하나를 실험한 이번 작품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외모 기준에 못 미쳐 상처받는 아이들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단순히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 아니라며, 이씨가 이번 공연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드러냈다
“작품 자체는 외모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예뻐지고 싶다, 멋있어지고 싶다’는 욕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내몸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없을까, 내 몸이 나만의 고유한것인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공연을 본 아이들이 친구, 부모님과 서로의 몸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이지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아동청소년극을 공부했으며, 주로 어린이극 분야에서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빨간머리박쥐다다>(작·연출·배우), <망토> <8시에 만나> <엄마가 모르는 친구> <재주 많은 다섯 친구>(이상 배우) 등이 있다. 특히 <어딘가, 반짝>은 어린이 특화 예술교육공간인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의 ‘예술로 상상극장’에 선정돼 공동으로 기획한 창작극이다.

나은중 건축가노들섬에 뜬 달의 의미

“복잡한 서울 풍경에 존재하는 작은 비움이 아닐까요.”

방치된 공간에 예술 작품을 설치해 명소로 바꾸는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에 선정된 ‘네임리스건축’의 나은중 건축가는 자신의 작품 <달빛노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100년 넘게 휴양지로 사랑받았지만 강변북로가 건설되면서 끊어진 뱃길이 반세기 만에 노들섬에 열렸다. 지난 3월 말부터 운항이 시작된 유람선이 회항하는 이곳엔 높이 12m의 거대한 보름달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4만 5천 개의 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수많은 빛줄기는 한강을 가로지르는 바람과 함께 일렁이는 강물에 달무리로 나타난다. 수면에 떠오른 영롱한 달빛은 30분마다 비추는 조명 덕에 ‘삭-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로 생동감을 더한다. 나은중 건축가는 ‘이름이 없다’는 뜻인 ‘네임리스Nameless건축’의 대표로 활동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했다. “드러나는 것도, 규정하는 것도 없이 의미를 담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많은 것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직사각형블록 형태로만 지어지던 학교를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삼각형으로 설계한 ‘동화고 삼각학교’의 사연과도 연관 있어 보인다. 공공성과 투명성을 좇았지만 다원을 강조한 작품 세계. 단순히 달을 재현하고 싶었다면 시도하지 않았을 색다른 방법으로 달을 공개한 것이란다. 나은중 건축가는 <달빛노들>을 구의 형태가 아니라 두 개의 원형 구조물을 서로 기대게 만들었으며, 올림픽대로와 한강대교, 노들섬 등을 바라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달의 풍경을 담았다. 보는 사람에게 삶의 감흥과 영감을 주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이곳이 어떻게 비치길 바랄까. “한강 위에 뜬 달의 도시 풍경부터 달 내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험까지 자신들의 관점과 경험에 따라 저마다의 달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나은중은 홍익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뉴욕에서 네임리스건축을 개소한 뒤 서울로 사무실을 확장했다. AIA뉴욕건축가협회상, 미국건축가협회 뉴프랙티스뉴욕,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을 받았다. 미국 건축지 《아키텍처럴 레코드》에서 세계 건축을 선도할 10대 건축가로 선정된 바 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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