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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2월호

전시 <툴루즈 로트렉>과 <알폰스 무하> 벨 에포크 시대를 빛낸 화가들
1871년부터 1914년까지 프랑스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벨 에포크’ 시대는 새로운 서양미술 사조를 탄생시키고 꽃피웠다. 새해의 설렘이 잦아들고 새로운 봄을 기다리는 2월. 벨 에포크 시대를 불꽃처럼 빛낸 두 화가의 전시가 서울에서 진행된다. 바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과 알폰스 무하다. 석판화와 인쇄술의 발전으로 20세기의 그래픽아트라 불리는 포스터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이 시기에, 두 화가는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뮤즈로 삼아 작업해온 이 두 화가는 포스터를 그리며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1 <툴루즈 로트렉> 전시 전경. (메이드인뷰 제공)

파리의 밤을 채색한 물랭 루즈의 작은 거인 <툴루즈 로트렉> 1. 14~5. 3,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로트렉이 없었다면 앤디 워홀은 없었을 것이다.” 1960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전시를 개최하면서 이런 슬로건을 선보였다. 상업미술의 선두주자 워홀의 미학을 예고한 선구자로서 로트렉을 추앙한 것이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아트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로트렉의 전시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로트렉은 프랑스 남부 알비의 백작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뼈가 잘 부서지는 선천적인 장애로 인해 137cm의 단신으로서 평생 지팡이에 의지한 채 살아야 했다. 승마와 사냥을 즐기는 귀족 생활이 불가능해진 그는 평생 그림 그리기에 집중했다. 18세가 되던 1882년 프랑스 파리에 매혹되면서 36세에 짧은 인생을 마치기까지, 예술의 거리인 몽마르트와 밤 문화의 상징이었던 카바레 ‘물랭 루즈’ 등을 무대로 파리 보헤미안의 라이프스타일을 날카롭게 그려내며 5,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선보이는 로트렉의 첫 번째 단독전으로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헤라클레이돈 미술관이 소장한 포스터와 석판화, 드로잉, 스케치, 일러스트, 수채화 등 150여 점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전시는 ‘연필 드로잉’, ‘뮤즈’, ‘몽마르트 카페’, ‘여자’, ‘잡지와 출판’, ‘말과 승마’, ‘현대 포스터의 선구자 툴루즈 로트렉’ 등 7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작품들이 있지만 가장 눈여겨볼 작품은 1893년 작 <제인 아브릴>과 1891년 작 <물랭 루즈, 라 굴뤼>, <아리스티드 브뤼앙>(1893) 등 물랭 루즈의 댄서와 가수들을 그린 포스터다. 로트렉은 당대 최고의 카바레 여성 댄서들의 캉캉 동작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제인 아브릴은 2001년 영화 <물랑 루즈>에서 니콜 키드먼이 분했던 주인공 ‘샤틴’의 모델이었다.

2 <알폰스 무하> 전시 전경. (마이아트뮤지엄 제공)

매혹의 곡선, 아르누보 양식의 선두주자 <알폰스 무하> 2019. 10. 24~2020. 3. 1, 마이아트뮤지엄

“툴루즈 로트렉풍의 포스터로 가득했던 파리가 이제는 알폰스 무하로 대표되는 아르누보 양식으로 바뀌었다.” _피터 비틀리치(체코 찰스대 철학부 미학 교수)
넝쿨 같은 여인의 머리카락, 독특한 서체, 자연에서 차용된 화려한 장식. 마치 만화 속 여신의 모습을 보는 듯 독창적인 화풍을 자랑하는 체코의 국민 화가 알폰스 무하의 전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진행 중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단조로운 직선에서 벗어나 유려한 곡선과 섬세한 꽃무늬 등 화려함에 심취한 파리의 건축과 공예는 아르누보 양식으로 뒤덮였다. 무하는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를 미술의 세계로 가져와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1860년 7월 24일 슬라브 모라비아 지방의 이반치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무하는 어렸을 때 성당에서 성가대 활동을 하며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와 프레스코화, 조각 등에서 영감을 받아 화가의 삶을 선택한다. 1887년 프랑스 파리의 줄리앙 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며 가난한 화가의 삶을 이어오다 1895년 파리 연극계의 슈퍼스타인 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지스몽다> 포스터 작업을 하면서 순식간에 스타 작가로 떠오른다. 사람의 키에 육박하는 거대한 종이에 여배우를 신성한 ‘여신’으로 변모시킨 그의 그림 스타일에 파리는 열광했다. 이후 각종 상품의 광고 포스터에 미학을 더한 작품으로 상업적 인기를 끌던 그는 1910년 돌연 조국인 체코로 돌아와 자신의 민족인 슬라브족의 독립을 염원하는 대작을 그리며 독립투사로 일생을 마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판화, 유화, 드로잉 등 오리지널 작품 230여 점을 그의 삶의 여정에 따라 선보인다. ‘파리 연극 포스터, 사라 베르나르와 무하’,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광고 포스터’, ‘대중을 위한 인쇄 출판물’, ‘매혹적인 아르누보의 여인들’, ‘고국을 위한 애국적 헌사’ 등 5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그를 스타의 반열에 올렸던 작품 <지스몽다>와 사계절을 여신으로 표현한 <사계-봄, 여름, 가을, 겨울>도 만날 수 있다.

글 박지현_파이낸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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