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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2월호

남산예술센터 2020 시즌 프로그램1980년 5월, 그리고 그 이후의 세대들
남산예술센터는 지난 1월 21일, 창작초연 중심의 공공 제작극장으로서 쌓아왔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2020년 시즌 프로그램 라인업을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 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화두를 던져온 남산예술센터와 함께 우리 사회가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 기억해야 하는 것,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올해의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은 1980년 5월 광주를 기억하는 작품과 그 이후의 세대들이 그들의 시선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지난해의 작품들이 우리 사회에 있었던 대규모 사회적 참사에 주목해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짚었다면, 올해의 작품들은 가해와 피해의 역사 속에 놓인 인간을 고찰하며, 시대가 그 아픔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공유할지를 고민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은 총 5편이다.

5월, 광주를 기억하는 한국과 폴란드 두 개의 시선

5월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두 작품을 연이어 선보인다. 우선 지난해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휴먼 푸가>(원작 한강/연출 배요섭)를 5월 13~24일에, <더 보이 이즈 커밍>(The boy is coming)(원작 한강/연출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을 5월 29~31일에 무대에 올린다. 두 작품은 모두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토대로 제작됐다. 역사적 사건으로 인한 상처를 온전히 치유받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동시에 어떻게 미래로 나아갈지 고민하는 작품들이다. 지난해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으로 첫선을 보인 <휴먼 푸가>는 파격적인 무대연출과 공연 전개로 화제를 모았으며,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주관한 ‘2019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된 바 있다.
<더 보이 이즈 커밍>은 폴란드 연출가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의 작품으로 2019년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초연했다. 남산예술센터는 그동안 ‘베를린 샤우뷔네 <햄릿>’(2010), <고골의 꿈>(2010), <델루즈(DELUGE): 물의 기억>(2015) 등 몇 편의 해외 작품들을 초청한 바 있으나, ‘동시대 창작초연 중심의 제작극장’이라는 목표 아래 대부분의 작품들을 국내 초연으로 채웠다. <더 보이 이즈 커밍>은 국내 창작초연 작품은 아니지만, 폴란드의 시선으로 5월의 광주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즌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이 작품이 올해 5월 <휴먼 푸가>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광주의 아픔을 기억하고, 반복하지 않는 미래를 고민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만남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시작해 폴란드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광주의 아픔이 1980년대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을 뛰어넘어 언제 어디서든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0대 젊은 창작자의 발언, 그 시선으로 바라보는 과거

이번 시즌 프로그램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대부분의 작품이 30대 젊은 창작자들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각각의 작품들은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만주를 그린 <왕서개 이야기>(작 김도영/연출 이준우), 198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이야기한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작/연출 김지나), 기독교의 역사를 바라본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공동 창작/연출 임성현)가 있다. 실제 사건을 겪지는 않았지만 역사를 지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세대가 그들만의 언어와 방식으로 역사적 아픔을 풀어가고, 자신들의 시선을 보여준다.
2020년 시즌 프로그램의 막을 올리는 <왕서개 이야기>(4월 15~26일)는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 시스템 ‘초고를 부탁해’로 시작해 제작 전 콘텐츠를 사전에 공유하는 작가 발굴 프로젝트 ‘서치라이트’(Searchwright)를 거쳐 시즌 프로그램으로 안착한 작품이다. 이는 남산예술센터의 단계별 제작 시스템을 모두 거친 것이다. ‘왕서개’라는 인물의 복수를 통해 1930년대부터 1950년대에 이르는 세계사의 아픔을 이야기함으로써 가해의 역사가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마주했을 때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6월 24일~7월 5일)은 1980년대부터 우리 사회가 낳은 여러 사건의 피해자와 그 자녀들의 기억을 무대화했다. 파편화된 기억이 해체와 조립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아픔은 특별한 사람들만 겪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우리가 함께 겪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시즌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는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9월 2~13일)는 형식에 잠재되어 오랫동안 잠들어 있는 예배의 제의성과 연극성을 부활시키기 위해 제사장의 위치에 기독교가 배제해온 ‘퀴어’(Queer,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인 용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류 기독교가 독점해온 사랑, 공동체, 믿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퀴어에 대한 불안과 혐오, 그리고 기독교의 위기와 분열을 한곳에 담아내 극장과 연극의 공공성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남산예술센터 2020년 공연 일정

구분 일정 공연명 작가 및 연출 협력 극단
시즌 프로그램 4.15~4.26 왕서개 이야기 작 김도영, 연출 이준우 극단 배다
5.13~5.24 휴먼 푸가 원작 한강, 연출 배요섭 공연창작집단 뛰다
5.29~5.31 The boy is coming
(Nadchodzi chłopiec)
원작 한강, 연출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 폴란드 스타리 국립극장
6 24~7.5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 작/연출 김지나 이언시 스튜디오
9.2~9.13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 공동 창작, 연출 임성현 쿵짝 프로젝트
공모 프로그램 3.3~3.13 서치라이트(Searchwright) *공모 통해 선정
공동 주최 2.21~2.23 일본희곡 낭독공연 공동 주최
3.24~3.29 일본희곡 낭독공연
정리 전주호_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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