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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5월호

신동민 작가 나만의 세계, 나만의 색깔
동물과 일상의 풍경을 다채로운 색감으로 표현하는 신동민 작가는 그간의 활발한 전시 활동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이들에게 보답하고자, 자신이 1기 멘티로 참여했던 잠실창작스튜디오의 ‘프로젝트A’에 개인전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했다. 올해도 크고 작은 전시를 준비 중인 그는 올해 아라아트센터에서 넷마블문화재단이 개최한 <다름을 이해하는 모두의 동화전>에 참여했으며, 6월에는 팔레드서울에서 고양이를 주제로 한 <나만 없어 고양이>전을 이어간다. 그는 10월에 있을 개인전을 위해 벚꽃 가득 드리워진 작업실에서 오늘도 여전히 작업에 몰두 중이다. 그간 진행한 전시의 서문과 함께 그만의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

관련사진

<신동민> (2015. 7. 15~7. 20, 가나아트센터) 전시 서문
한젬마

신동민, 그의 여건이나 조건들은 평범하지 않다. 그러나 예술가이기에 행운이다. 예술가에게 ‘장애’란 장애가 아니며, 다름과 독창성을 생명으로 하는 예술이라는 분야의 동력이다. 그 어떤 미술가의 그림보다 눈길을 끌어내는 그림의 주인공인 그는 예술가가 되는 교육과 경로와 경력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대표 사례다. 늘 경계를 깨야 하는 미술이라는 분야의 특성상 미술사에 획을 그은 수많은 대표 예술가들은 사실상 독학이었던 경우가 많았고, 그러한 점에서 동민의 그림은 수많은 미술학도들과 전공자 전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미술사는 예술가의 장애가 꽃피운 산물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대표적인 화가 반 고흐나 뭉크는 자신의 정신적 장애에서 비롯되는 그 남다름을 그림을 통해 치유를 향한 몸부림, 절규로 분출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그림들을 보면서 전율, 희망, 위로, 공감을 느낀다. 운보 김기창은 청각장애를 겪었지만 그로 인한 내면의 울림을 작품으로 승화시켰고 실제로 자신의 장애가 창작의 원동력이라는 고백도 했다.
신동민의 그림을 본 관객들은 자신 있게 느끼고 자신 있게 탄식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정말 훌륭한 작품은 설명이 필요 없고 그 끝이 맞닿는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한 경우이다. 그의 과감한 생략적 표현은 나이를 의심케 할 정도이며 한국의 정서와 풍경을 담은 그림에서 느껴지는 독창성(마치 이국인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 같은)은 노력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그의 작품성과 밀도에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있다. 활기차고 태양의 에너지를 담아주는 그의 작품들이 많은 이들에게 충전과 감동을 주기에 그의 전시는 단지 예술가로서의 전시가 아니다.
세상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이며 어쩌면 그를 보는 이들에게 도전할 기회를 창출할 또 한 번의 희망의 메시지이자, 첫 발걸음이라 기대 해본다.
그림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며 또한 어려운 이들에게 미술과의 동행을 이끌어낼 그의 행보에 모쪼록 많은 응원과 격려와 기적과 같은 스토리가 쌓이길 기대해본다.

관련사진

1 <할아버지 기도> acrylic&colored pencil on paper, 39×53cm, 2012.
2 <사람12명> acrylic on canvas, 116×91cm, 2014.
3 <아야아야아야아야이리와> acrylic on canvas, 54×45cm, 2015.

<In the Dream> (2018. 10. 24~10. 28, 도잉아트 갤러리) 전시 서문
정승희 도잉아트 갤러리 대표

파블로 피카소와 안젤름 키퍼는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이와 같은 순수함을 간직해야 한다고 했다. 신동민 작가는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주저함 없이 집중하고 몰입하며 그려낸다. 그가 쓰는 선과 색은 자유롭고 신선하다. 작품을 통해 온전히 느껴지는 그의 아이와 같은 순수함은 보는 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이는 신동민 작가가 그림이라는 언어적 기호로 보는 이들과 의사소통하는 것으로 작가의 감성이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지는 예술의 힘이라 하겠다. 따뜻하고 순수한 그의 감성의 항해가 마음껏 펼쳐지기를, 우리의 입가에 행복한 미소로 다다를 수 있기를 바라며… 응원합니다.

<Our Story 2> (2018. 8. 17~9. 22, 신한갤러리 광화문) 전시 서문
장서윤 큐레이터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세상의 전부인 사람이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에 더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다. 반은 자신이 보는 세상을, 나머지 반은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을 살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모든 사람은 각각의 방식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세상의 균형을 이루는 것은 이러한 시선 간의 교집합이고 그 것은 다시 개인의 영역을 유지시킨다. 바꿔 말하면, 이 세상은 여러 개인의 시선에 의해 여러 가지 현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자기 영역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보는 세상(그게 누구의 것이든지)을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을 우리는 예술가라 부른다.
사람의 시선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갓 태어난 신생아의 시력은 0.05 미만, 초점거리가 25cm 이내에 불과하다. 생후 일주일이 지나면 아기는 자신의 눈에 일정한 방향을 부여하게 되고 2주 후부터는 가까운 대상에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다. 시력이 세세한 것을 구별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특정 대상에 대한 관심이 길게 유지되지 않지만, 성장 과정에서 시야가 견고해질수록 대상을 선별해서 인식하는 일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게 눈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시점부터 우리는 자신이 눈으로 본 대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지금의 세상이 우리 눈에 보이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언제부터 우리는 우리가 본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지금 내가 보는 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세상은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신동민의 그림은 내가 본다는 것을 본다고 의식하는 것. 그 자체임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든다.
신동민의 그림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온 화풍(아마도 개인의 취향에 의한) 외에는 공통점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신동민의 작품 세계란 이런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을 만큼 자신이 보는 모든 것을 그린다. 그러면서도 처음 대상을 접한 순간의 기억이나 영감을 고집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자기 시선 간의 차이 또한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각기 다른 모양의 건물이 밀집된 사진을 보고 그리는 작업에 열중할 경우, 처음에는 인쇄된 그림과 최대한 비슷한 색으로 건물을 칠한다. 캔버스의 맨 바닥을 전부 물감으로 덮는 첫 단계가 끝나면 선을 그어 색채 간의 경계를 나누고 건물에 난 문과 창문의 형태에 테두리를 치는 방식으로 그림 속 요소들의 세세한 모양을 정해준다. 채색화에서 선을 긋거나 점을 찍는 행위는 보통 그림의 마무리 단계에 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신동민에게는 아직 한 가지 단계가 더 남아 있다. 바로 이전에 칠한 색과 같은 듯 다른 색을 덧칠함으로써 자기 손으로 그었던 선들을 가늘게 만들고 지우고 균일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그렇게 원하는 만큼 선을 다듬는 시간이 지나면 그림은 최종 마무리 단계를 맞이한다. 밑그림, 채색, 선 긋기, 그리고 마지막 채색까지 그는 매 순간 자신이 본 그대로의 건물을 그리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보면 신동민의 시선의 범위는 영상이나 인쇄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대상조차도 모두 직접 보았다고 느낄 만큼 확장되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세상에만 애착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림을 통해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모든 것은 여러 개인의 시선에 의해 통합되어 또 다른 무엇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임을 전달하고 있다. 신경 심리학에 의하면 언어 능력과 예술 능력은 전혀 별개의 것이기 때문에 언어 능력이 탁월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예술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오직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그리는 일에 충실한 작가에게 있어 이와 같은 사실은 축복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나는 이 세상이 그의 시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 순간까지 신동민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조금 단조롭고 평범해 보이더라도 후일 그가 우리 앞에 보여줄 또 다른 세상의 모습을 기대한다.
그림을 그리든, 악기를 연주하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 모두가 세상을 보는 방식과 꼭 닮아 있는 모습일 테니. 예술을 포함한 모든 자기표현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수없이 많은 세상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줄 뿐이다.

<아트서울 기부투게더>는 작지만 의미 있는 예술 프로젝트부터 우리의 삶을 바꿀 문화도시 프로젝트까지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서울문화재단의 예술 기부 브랜드입니다. [문화+서울]에서는 <아트서울 기부투게더>를 통해 예술 기부로 함께하는 기부자의 인터뷰로 아름다운 나눔 정신을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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