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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이제야 시작입니다 2022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 연구분야 성과 공유회

2017년 처음 시작한 서울문화재단의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은 장애예술인의 다양한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작 지원사업이 재단 창립과 함께 시작된 것을 생각하면 본격적인 장애예술인 지원사업은 비교적 늦게 출발한 셈이다. 2022년에는 창작 지원에서 그치지 않고 장애예술 및 장애인예술과 관련된 연구 분야를 새롭게 지원하기 시작했다. 12월 10일 열린 〈2022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 연구분야 성과 공유회〉는 이 연구 분야에 선정된 2개 팀이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12월 10일 열린 〈2022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 연구분야 성과 공유회〉

발달장애예술비평을 위한 토대를 닦다

먼저 ‘발달장애예술비평 개념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바다를 채우는 통조림’(김현주, 박미연)은 발달장애예술비평의 선행 사례를 찾고 확보 가능한 발달장애예술 관련 텍스트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코퍼스 분석1언어학, 사회학 등 조사적 목적에 의해 특정 집단 내에서 사용한 단어를 정리한 것을 시도해 발달장애예술에 대한 비평 개념을 반성적으로 도출하고자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평 개념을 도출할 만한 자료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발달장애예술비평에 대한 개념이나 지형을 그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발달장애예술비평을 쓰는 사람도 적거니와 대상에 대한 설명이 주류인 텍스트 등에서도 한계는 명확했다.
그렇다면 연구는 방향을 바꿔 다시 질문한다. 발달장애예술비평 이전에 선행돼야 하는 전제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해볼 지점을 찾는 것이다. 결국 발달장애예술인의 지속적 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가운데 창작자와 비평가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계 안에서 새로운 비평이 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이어서 ‘입체리뷰 모니터링단 연구모임’(문영민, 박하늘, 안정우, 이성수, 장근영)의 ‘접근성 모니터링단 활동을 통한 입체리뷰 연구 과정 공유’ 발표가 이어졌다. ‘입체리뷰 모니터링단 연구모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다양한 감각으로 문화예술 현장에서 접근성 모니터링을 진행해 그 결과를 나누는 작업을 한다. 팀은 공연장, 전시장 더 나아가 식물원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당사자 중심적 관점으로 접근성 모니터링 활동을 하며 그 과정을 유튜브에서 공개하고 있다.
발표에서는 각 장애별 관점에서 고민한 체크리스트, 그리고 체크리스트에서 담아내기 어려운 모니터링 과정에서 느낀 소감을 나눴다. 구성원이 가진 장애 유형과 유무를 떠나 개인적 감각에 따른 모니터링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다 보면 한 공간 안에서도 개개인이 배리어프리에 대한 다양한 취향과 욕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문자 통역과 수어 통역의 차이뿐만 아니라 수어 통역사가 구사하는 수어(수어는 ‘자연 수어’와 ‘문법 수어’로 나뉜다), 수어의 빠르기, 표현 능력 등에 따라 농인의 취향이 갈린다는 이야기를 처음 듣는 비장애인은 배리어프리가 장애인에게 단지 부차적 수단이 아니라 관극에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배리어프리의 도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시기를 지나 이제는 배리어프리가 당사자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고민하면서 질적 수준을 높이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깨닫게 한다.

배리어프리와 발달장애예술비평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

배리어프리barrier free에 대한 근본적 고민

이러한 단계에서 향유자가 만족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를 달성하려면 ‘공간 운영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당사자가 참여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배리어프리는 단순히 장애인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다. 경사로는 휠체어 사용자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 계단 이용이 불편한 노약자, 유아차를 탄 영유아, 짐 카트 보유자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이에 이성수 발표자는 “접근성 향상은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배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해지고 편리해지는 발전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리어프리는 우리 사회의 발전 자체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입체리뷰 모니터링단 연구모임’ 발표 중 장근영 발표자는 자신이 바라보는 접근성 문제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장소를 운영하는 주체의 인식이나 태도’라고 말했다. 낯설어하는 것도, 미안해하는 것도 아닌 서비스로서 방문객을 대하는 것처럼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 또한 자연스러울 때 그 공간을 방문하는 장애인도 피해의식 없이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물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어떻게 해드리면 좋을까요? 이렇게 물어만 주셔도 저는 많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의 말에서 배리어프리와 발달장애예술비평의 고민 모두 같은 지점에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곱씹게 된다.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 것에 익숙해지는 방법은 어쨌든 ‘질문’으로 시작할 테니 말이다. 2022년부터 시작한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의 연구 분야 또한 어떤 연구든 좋은 질문에서부터 시작할 것이 분명하다.

오영호_서울문화재단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 사진 공간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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