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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마곡동 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 콘크리트 바다에
휴식처가 돼주는 공간

스페이스K 서울은 처음 보는 순간 정현종 시인의 시, <섬>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가 떠오르는 곳이다. 이곳은 수많은 콘크리트 바다에서 섬과 같은 존재다. 섬은 고립돼 있으면서 아이로 니컬하게도 고립된 곳이 아니다. 섬은 바다를 품고 있어 사람들에게 희망과 안식을 선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K는 그런 곳이다.

헤르난바스<모험,나의선택>전시전경

스페이스K는 코오롱 그룹이 마곡에 약 1,980m2(600평) 규모의 사옥‘코오롱 원앤온리’를 건립하면서 공공 기여 방식으로 지어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예술 공간으로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식 소장이 설계했다. 스페이스K는 지하 1층과 지상 2층 건물로 공원과 함께 도시 공간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됐다.
미술관에 들어서기 전 눈에 띄는 것은 미술관 주변을 에워싼 동산이다. 동산 군데군데 자라고 있는 나무는 계절이 변하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주고 있으며, 동산 주변에 설치된 벤치는 사람들에게 자연을 마주볼 수 있는 쉼터 구실을 하고 있다. 동산과 어우러져 곡선의 미학이 잘 드러나는 미술관은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특히 옥상 정원은 마치 야외에 캠핑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식처 역할을 한다.
스페이스K는 주로 현대미술을 기획 전시하는 미술관이다. 지금은 헤르난 바스의 <모험, 나의 선택(Choose Your Own Adventure)>(2. 25~5. 27)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헤르난 바스는 미국 마이애미 출신 쿠바계 회화 작가다. 그는 2004년 휘트니 미술관에 소개된 후 LA현대미술관?브루클린 미술관 등 주류 미술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전시 주제 ‘모험, 나의 선택’은 1980~1990년대에 미국 벤텀북스에서 출간돼 큰 인기를 얻은 미국 아동용 시리즈 책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은 독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되는 독특한 구조다. 헤르난 바스는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아 미성년인 소년을 중심으로 바다 괴물 이야기부터 황무지로 떠나는 탐사 여행까지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다.
전시로 선보인 헤르난 바스의 주요 작품 20여 점은 감상자에게 그림 속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보여줘 모험을 펼치게 만든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할 작품은 <소년과 바다>다. 이 작품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는데 소설과 그림의 주제는 다르다. 소설 속의 노인은 상어를 힘들게 제압하지만 그림 속의 소년은 쉽게 제압한 상어를 배에 던져놓았다. 하지만 소년은 상어에게 관심이 없다. 그의 시선은 먼 곳을 향해 있다. 이는 소년의 모험을 암시한다. 배주변의 거친 파도는 모험의 고난을 상징하는데 소년의 시선은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음을 나타낸다.
미술관으로서 전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들이 창작품을 전시할수 있도록 지원해 그들의 예술성을 진작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은 전시를 통해 그동안 접하지 못한 예술을 감상하면서 새로운 문화 경험을 할수 있다.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 체험을 위해 개인전과 연계한 워크숍이나 가방이나 초콜릿 등을 만들 수 있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펜데믹 때문에 중단하고 있다. 전시실은 1층에 하나의 공간으로 돼 있지만 큰 가변성을 가진 공간으로, 개인전일 때에는 하나의 공간으로, 그룹전일 때는 가벽을 설치해 공간을 나누기도 한다.
스페이스K는 미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빛을 주는 문화예술 나눔 공간이다. 우리가 섬에 가고 싶어 하듯 스페이스K는 주민들에게 섬과 같은 영혼의 안식처가 돼준다. 미술관에서 예술가들의 마음을 들여다봤다면 주변에 있는 서울식물원을 방문해 영혼의 울림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스페이스K 서울 조감도

곡선미가 드러나는 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

주소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스페이스K 서울

운영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월 휴관)

요금 성인 5천 원, 학생 3천 원

문의 02-3665-8918

박희숙작가 | 사진 제공 스페이스K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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