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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3월호

광화문광장과 이순신 장군 동상서울의 역사를 품다
서울시가 지난 2009년 조성된 광화문광장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꿀 계획을 발표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갈등도 있지만 인간 중심이냐 차량 중심이냐도 논란거리이며 5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이순신 장군 동상의 이전에 대한 찬반도 팽팽합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423회 이순신 탄신기념일(4월 28일)을 하루 앞둔 지난 1968년 4월 27일 건립됐습니다. 높이 17m(동상 6.5m, 기단 10.5m)의 청동 입상으로, 거북선 모형(높이 1m, 길이 3m)이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동상은 뻥 뚫린 세종로와 태평로를 통해 남쪽에서 들어오는 기운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풍수지리학자들의 주장에 따라 국가 수호의 의미로 건립됐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왜적을 물리치고,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이 동상 인물로 선정됐습니다.

1970년 세종로의 모습

<사진> 1970년 세종로의 모습.

동상을 둘러싼 고증 논란

이순신 장군 동상은 1967년 3월 20일 착공해 13개월 만에 완공됐습니다. 제막식에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과 3부 요인, 각계 대표들이 참석해 조국을 지킨 선열의 얼과 정신을 되새기며 민족중흥의 결의를 다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막 당시 고증에 대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순신 장군 연구가가 제막 당일 한 신문에 쓴 기고문에는 “이순신 장군의 출생지인 서울에 동상이 세워진 것은 국민이 한결같이 경하하여 마지않을 쾌사라 할 것이다. (중략) 하지만 동상이나 거북선 모형은 정확한 고증하에 만들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이론이 있다. (중략) 갑옷은 전투를 위한 활동복이므로 무릎을 내려갈 수 없다. (중략) 칼이 작대기 같다, 칼은 굽어야만 잘 베어진다.
(중략) 두 다리를 너무 벌린 자세는 당시 예절상 재고할 점이다. (중략) 장군은 뛰어난 명궁이다. 활을 든 장군의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중략) 거대한 동상에 비해 거북선 모형이 너무 빈약하다”고 쓰여 있습니다. 또 다른 신문에도 “충무공은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해전사상에서도 큰 가치를 남긴 분이다. 그로 미루어 이번 동상은 너무 작은 느낌마저 없지 않다. (중략) 이왕 만들 바에는 고증을 정확히 해서 당시의 참모습을 알게 해주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을 것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1977년에는 서울시에 시민들의 항의가 들어와 시가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영정심의위원회에 정확성 여부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습니다. 시민들은 이 동상이 현충사에 있는 영정과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고 항의했습니다. 항의 내용은 칼집이 오른손에 잡혀 있어 항복하는 장군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며 얼굴도 현충사의 얼굴과 달라 후세 교육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갑옷이 발목까지 내려와 전투를 지휘하는 장군의 모습으로 어울리지 않으며 거북선이 동상에 비해 너무 작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여유로웠던 50년 전 광화문광장

<사진>은 1970년 세종로의 모습입니다. 이 도로는 2009년 차량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공간으로 전환됐습니다. 옛 모습인 육조(六曹)거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로 중앙에 길이 557m, 너비 34m의 광화문광장을 조성했습니다. 또 그해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광화문 광장에 높이 9.5m의 세종대왕 동상이 들어섰고, 동상 지하 공간에 ‘세종이야기’ 전시관을 개관했습니다.
지금은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많아 복잡하지만 50년 전에는 한산하고 여유로웠네요. 광화문 뒤로 중앙청이 위치해 있고, 왼쪽으로 정부종합청사(현 정부서울청사)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앙청 건물은 1995년 8월 15일 해체, 철거됐습니다.

사진 고(故) 김천길_전 AP통신 기자. 1950년부터 38년 동안 서울지국 사진기자로 일하며 격동기 한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글 김구철_문화일보 문화부 기자. 대중문화팀장으로 영화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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