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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

서울문화재단-성동문화재단 <2016 성수예술마을만들기> 예술로 하나 되는 성수동의 가능성을 엿보다
서울문화재단과 성동문화재단이 협력해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 지난 6월부터 추진해온 <2016 성수예술마을만들기> 사업이 지난 11월 4~6일 개최된 성과공유 행사 ‘성수예술마을_성수 공방전(展)’을 통해 공식 종료됐다. 이후 진행될 사업평가와 후속 사업 논의에 앞서 올해 진행된 사업을 바탕으로 이번 <성수예술마을만들기> 사업의 의의와 가능성, 개선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목공방 ‘우드유라이크’에서 진행된 ‘메이드 in 성수-뚝딱뚝딱 나무공장’ 워크숍.
2 도예공방 ‘브렌드’에서 진행된 ‘메이드 in 성수-즐거운 도예공방’ 워크숍.

왜 다시 성수동인가

서울문화재단의 <예술마을 만들기> 사업은 지역 문화예술 기관과 협력해 지역 문화예술 지원 네트워킹, 지역 예술 생태계의 구축과 자생력 강화 등을 통해 예술적 지역 재생·활성화를 추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특성은 기존 공공주도형 지역 활성화 사업의 시설 조성, 작품 설치 등 하드웨어적 관점으로 접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지구(Cultural District)’ 개념에 입각한 소프트웨어적 관점의 접근을 꾀했다는 점이다. <성수예술마을만들기>는 2015년 시범사업으로 추진된 성북구 정릉 대상 <정릉예술마을만들기>(성북문화재단 협력)에 이은 두 번째 예술마을 조성 사례다.
1960년대 정부 주도로 가죽·섬유·인쇄 등의 제조업 지구로 발전해온 성수동은 1990년대 제조업의 쇠퇴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2000년대 이후 하나둘 자리를 비운 공장 부지에 홍대 앞의 치솟는 임대료를 피해 온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업실(공방) 겸 상업 공간(카페 등)을 오픈하면서 전통산업과 젊은 문화예술적 움직임이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색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특색은 최근 수년 사이 젊은 문화 향유·소비층은 물론 부동산 업계와 기업 자본, 정부의 도시정책 등에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고, 성수동은 소위 ‘핫 플레이스’로 변해갔다.
이미 다양한 문화·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성수동에서 <예술마을 만들기>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게 된 배경엔 그런 ‘핫 플레이스 현상’에 가려진 성수동의 전통산업, 예술공방, 젊은 예술가·활동가 등 지역 예술자원을 통해 성수동의 예술 브랜드를 새롭게 구축하고자 하는 지역의 의지가 담겨 있다. <2016 성수예술마을만들기> 사업 프로젝트 매니저 남천우 대표(페이퍼 크라운)는 말한다.
“성수동에 공방이나 공간은 많지만, 이들이 뭉쳐 시너지를 발휘하는 일은 전무했어요. 그런 파편화된 활동 속에 예술가와 활동가들이 이내 핫 플레이스라는 미명과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가 되어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웠죠. 그러다 성동문화재단 주도로 지역 내 단체들과 공간, 그리고 주민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통해 성수동만의 진정한 문화예술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보자는 목소리가 생겨났고, 여기에 서울문화재단의 ‘예술마을 만들기’ 사업이 구체적 실행 근거가 된 거죠.”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3 수제화공방 ‘JS슈즈디자인 연구소’에서 진행된 ‘메이드 in 성수-반짝반짝 가죽공장’ 워크숍.

성수예술마을, 기획에서 실행까지

그의 언급대로 <2016 성수예술마을만들기> 사업은 올해 6월부터 총 사업비 8000만 원을 투입해 성수동 일대에 산재한 가죽·섬유·인쇄 등 지역 전통산업 자원과 목공·도예 등 지역 공방, 그리고 갤러리, 카페 등 문화적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며 여러 성과를 거두었다.
먼저 지역 내 전통산업·공방 인프라 활용 워크숍(가죽·수제화-‘반짝반짝 가죽공장’, 섬유-‘알록달록 섬유공장’, 인쇄-‘꾹꾹찍는 인쇄공장’, 목공-‘뚝딱뚝딱 나무공장’, 도예-‘즐거운 도예공방’ 등)을 비롯해 3D프린팅 토이제작 워크숍, 어린이·청소년 워크숍 등 지역 예술가·장인이 진행하는 13건의 주민참여형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메이드 in 성수’ 프로젝트는 전체 150명의 주민 참여자 모집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시민들의 열성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전시 기회가 부족한 신진 작가들에게 성수동의 다양한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매칭해주는 ‘어쩌다 마주친 전시’도 10월 중 성수동 전역의 17개 카페, 식당, 매장 등에서 작가 24팀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 ‘메이드 in 성수’와 ‘어쩌다 마주친 전시’를 통해 만들어 진 100여 점의 작업물로 구성된 성과 공유 행사 ‘성수예술마을_성수 공방전(展)’에도 500명 이상의 시민이 함께했다.
성동문화재단 관계자는 성과 공유 행사에서 공개된 워크숍 참여시민 작업물에 대해 “일반인들이 만든 작업물이지만 판매 상품으로도 손색없다”라며 “올해 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지역 내 예술 주체들과 주민이 함께 만드는 예술 생산-유통-소비의 선순환 구조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다”고 자평했다. 사업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조경진 교수도 이번 사업이 “공공 지원을 통해 워크숍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지역과 주민을 연결하고 지역과 장소를 새롭게 발견한 시도”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성수예술마을을 위한 이후의 과제들

올해 사업을 통해 발견된 문제점도 있다. 특히 ‘네트워킹’ 측면에서의 아쉬움이 적지 않다. 사업 초기에 개별 프로그램 기획·운영 단체와 공간들로 급하게 구성된 사업추진단은 추진 방향과 장기목표 수립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기도 전에 적잖은 진통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중도 포기하거나 계획된 내용을 변경한 주체들도 생겨났다. 사전 과정에서 겪은 이런 진통은 사업의 정교함과 참여 주체 간 연대를 약화시켰다. 그러다 보니 올해 추진된 각각의 워크숍과 전시 등의 프로그램이 개별 성과와는 별개로 지역을 아우르며 하나로 ‘모여 있는’ 느낌이라기보다 점조직 형태로 ‘흩어져 있는’ 느낌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사업의 다른 평가위원은 “지역 주체들의 참여를 지속시키고 확대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구축된 네트워크가 장기적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한 더 큰 형태의 비전과 협업 방향이 필요하다”고 평했다. 다른 평가위원도 “올해 사업을 통해 구성된 공동 창작 구조를 생산-유통-소비 구조로 확산시키기 위해 본 사업만의 고유 아이템에 대한 선택과 집중, 지역의 소셜벤처와 연계한 상품화 전략, 지역자원에 대한 외부의 수요와 내부의 욕망 파악 등 고도화된 전략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성수예술마을만들기> 1차연도 사업 성과는 사업과 프로그램의 실제 운영 성과 자체보다 향후 추진될 사업을 위한 ‘과정 설계’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 ‘과정 설계’에는 공공과 지역 주체가 긴밀하게 협의해 명확한 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지역에 확산시킬 수 있는 운영 체계와 시스템을 갖추는 동시에 장인과 예술가를 포함한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후 진행될 사업에서 이런 시사점을 잘 반영해 성수동 지역의 문화예술 브랜드 가치 제고와 지역 예술 자원의 생태계 구축과 자생력 확보라는 사업 본연의 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문화+서울

글 선걸
서울문화재단 공공예술센터 팀원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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