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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

‘서울시 민간협력 우수사례’로 선정된 서울문화재단 메세나 프로젝트 기부로 ‘잇다’, 예술이 비로소 ‘있다’
서울시에서 최근 민관 협력 우수사례집 <서울, 아름다운 동행>을 발행했다. 민간단체·기업·개인이 시정사업에 협력해 소기의 성과를 낸 사례들을 소개한 이 책에는 서울문화재단의 문화제휴 프로젝트도 비중 있게 소개됐다. 기업과 예술단체·창작자를 매개하는 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슈&토픽 관련 이미지1 2016 서울시 민간협력 우수사례집 <서울, 아름다운 동행>.

예술과 기업을 연결하는 문화 매개자

“대리님, 기부금 입금했습니다. 한번 확인해주세요.” 일이 성사됐다. 재단과 협력한 기업에서 기부금을 입금한 것이다. 이 금액은 전부 아티스트의 창작지원금으로 활용된다. 기업에 따라서는 돈이 아니라 카메라, 페인트 등과 같은 현물을 기부하며,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에는 예술가들에게 기증하기도 한다.
메세나(mecenat).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을 독려하는 말이다. 필자가 담당하는 업무이기도 하다.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제안하며, 기업의 기부를 이끌어내 재단 또는 예술단체의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일이다. 우리 재단은 2012년부터 문화제휴팀을 신설해 ‘Make difference with the Arts’라는 슬로건으로 기업에 문화예술을 통한 사회공헌을 유도하며 각종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왔다. 2015년부터는 민간협력으로 확대하기 위해 ‘문화제휴팀’을 ‘제휴협력실’로 격상해 메세나에 힘을 주고 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이 뭐니?”라고 부모님과 친구들이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변호사나 회계사와 같은 전문직은 아니고 재무, 인사, 총무와 같은 일도 아니다. 예술행정 또는 예술경영이라는 직무로 설명할 때가 많지만, 때로는 ‘매개자’라는 말을 즐겨 쓴다. 공적 영역과 예술 사이를 이어 직간접적인 여러 형태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기업과 재단을 잇는다. 매개자들을 이어준다는 말이 맞을까.

이슈&토픽 관련 이미지2 올림푸스한국(주)과 함께 진행한 <엉뚱한 사진관 프로젝트>(사진 제공: 관계대명사).
3 한성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와 진행한 <도시게릴라프로젝트 in 구로>.

기업과의 문화제휴, 그 의미 있는 성과들

재단이 적극적으로 문화제휴 사업을 추진한 지 햇수로 5년이 되어가자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각종 매체에 소개되는 것뿐만 아니라 올해는 서울시에서 발행한 <서울시 민관 협력 우수사례집>에 제휴 사업들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조아제약과 잠실창작스튜디오의 장애아동 창작지원사업인 ‘프로젝트A’, 올림푸스 한국과 서교예술실험센터의 ‘엉뚱한 사진관’, 한성자동차와 신당창작아케이드의 ‘도시게릴라 프로젝트 in 구로’,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와 서울예술치유허브가 협력한 ‘초록나무 프로그램’이 민관협력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감사하게도 좋은 사례가 누적되면서 이제는 기업에서 먼저 프로젝트를 기획해 재단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오기도 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했던가. 하나의 제안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미팅 약속을 잡고 인연을 잇기 위해 애쓴다.
비단 서울시 사례집뿐만 아니라 이들 프로젝트는 언론과 교육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엉뚱한 사진관’은 자기소개서와 증명사진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인데, ‘청년실업’이라는 시의성있는 이슈를 예술적 감각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은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도시게릴라 프로젝트 in 구로’의 경우에는 공공예술의 모범사례로 꼽혀 초중등 교과서에 실릴 예정이며, 광고교과서로 불리는 <광고연감>에 엉뚱한 사진관과 함께 기업의 문화마케팅 우수사례로 수록되는 쾌거를 보였다.

예술이 ‘있기’ 위해서는 예술을 ‘이어야’

무언가를 잇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기업의 목적과 재단 각 부서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여기에 예술단체의 상황까지 겹치면 일은 더 복잡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복잡한 매듭을 풀어내 하나로 이어 예술을 ‘있게’ 만드는 것이 제휴협력사업의 묘미다. 업무협약이 체결되고 후원하기로 약정된 돈이 입금되는 것을 확인한 후 각 사업부서가 작성한, 기부금 활용에 대한 계획서를 검토하다 보면 처음에 그린 밑그림에 채색하고 다듬으면서 큰 그림을 완성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재단이 예술후원을 위해 내건 슬로건이 ‘Life is Art’인데, 나만의 방식으로 본인의 삶을 예술적으로 가꿔나간다고 생각한다.
‘있다’와 ‘잇다’. 발음은 똑같지만 의미는 다르다. 예술이 있기 위해선 예술을 이어야 한다. 예술가의 생각이 이어져야 하고 창작의 과정으로 이어져야 하고 이를 감상하고 수용하는 층과 이어져야 한다. 나는 이 예술 활동을 후원하고 파급력을 갖게 하기위해 여러 이해 관계자들을 잇는다. 수많은 ‘잇기’를 통해 예술이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위 두 단어와 같은 발음의 동사가 하나 더 있는데, ‘잊다’가 그것이다. 제휴협력 업무의 가장 큰 미덕은 후원 기업과 직접 사업을 수행한 사업부서와 예술가만 남기고 매개자는 조용히 잊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문화+서울

글 이승주
서울문화재단 제휴협력실 대리
사진 제공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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