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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2월호

이달의 표지 작가 염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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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the dust wall> collage and pencil, iron shavings on paper | 130.3×162.2cm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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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무엇도 당신보다 새벽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collage and pencil, stone powder on fabric | 112.1×112.1cm | 2015

나는 인물과 사물, 동·식물 등이 찍힌 흑백사진을 오려 붙인 콜라주에 연필 드로잉을 더해 마치 실재하는 것 같은 장면을 만들어낸다. 작품은 주로 영화의 모든 장면이 한꺼번에 상영되는 듯한 형상인데, 해석이 모호한 다수의 장면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있다.
작품을 만드는 기법인 콜라주는 나에게 재현을 대신하는 기법이 아니다. 종종 맥락을 알 수 없는 사진을 보거나 내 멋대로 맥락을 삭제시킨 채 사진을 들여다보면 사진 속 대상들이 기이하게 느껴졌다. 특히 흑백사진을 오렸을 경우 서로 연관도 없는 것들이 모여 마치 한 장면에 있던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연출됐는데, 이때 약간의 기괴함과 함께 재미를 느낀 것이 콜라주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콜라주는 내가 바라보는, 나를 둘러싼 세계와 비슷했다. 내가 살아온 시간?공간은 서로 맥락도 없이 쪼개져 있어서, 나는 그것들을 완벽하게 편집해 한 편의 영화처럼 잘 다듬어진 세계로 만들거나 그렇게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어 했다. 그런데 영화처럼 보이던 내 주변의 세계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들여다 본 순간, 시나리오의 찢어진 한 조각만 보는 것처럼 매우 낯설게 느껴졌고 서사는 허구가 되어 무너져버렸다. 그 후 나를 둘러싼 모든 장면은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고 순서도 없이 뒤섞인 그것들이 나는 무섭기만 했다.
나는 이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그것들을 조금은 호기심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내 눈앞에 이해할 수 없이 펼쳐지는 장면들이 기괴하게 느껴지는 것은 단지 내가 그들이 가진 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이다. 내 눈에 기괴할 뿐 분명 그들은 각자 고유한 이야기와 세계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것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마치 귓속말처럼, 끊길 듯 끊이지 않는 것들을 조금씩 모아서 하나의 화면에 담아내기 시작했다.문화+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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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작 <당신의 가슴에는 침묵이 있고, 집어삼킨 말들이 있다>
collage and pencil, stone powder on fabric | 112.1×112.1cm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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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희
홍익대학교 영상영화과와 회화과,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올해 11월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6번째 개인전을 마쳤으며 콜라주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 6기 입주작가로 활동했고 <Gate-opener>(Beijing Commune, 2014), <청년미술프로젝트 2013>(EXCO, 2013) 등 신진 작가로 소개되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글 염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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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비틀리고 당신을 기다리며 부른다> collage and pencil, stone powder on fabric | 112.1×112.1cm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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