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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장동수 어려운 의학 정보를 쉽고 정확한 그림으로
건강과 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일상에서 의학 정보를 접할 일 또한 많아지면서 요즘 부쩍 회자되는 직업이 있다. 의학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는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병원의 복도부터 저명한 논문까지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의 활용 영역은 무궁무진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의 전망은 밝다.

예술가의 밥그릇 관련 이미지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Medical Illustration)’은 각종 의과학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그리는 모든 그림으로, 나는 이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Medical Illustrator)다. 같은 일을 하는 이들이 국내에 불과 10여 명밖에 안 되는 생소한 직업인데, 이 일과의 첫 인연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나는 당시 미술해부학 수업을 들으면서 뼈나 근육처럼 세밀한 부분을 그리는 게 유난히 재미있었고 그래서 사람의 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술 해부학 수업에서 배운 근골격 그림을 온라인에 올렸는데 이 일이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2002년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서 <사람해부학>이라는 책을 쓰는 데 필요한 미술 전공자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고, 나는 해부학교실 조교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이 인연을 커리어로 지속적으로 이어와 현재는 의학 전문 일러스트 기업 MID(Medical Illustration&Design)를 운영하며 프리랜서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부 그래픽지원 총괄을 하고 있다.

그림 실력과 의학 정보만큼 ‘의사소통’ 중요

메디컬 일러스트는 의사나 연구자들이 쓰는 전문 서적이나 논문, 환자 교육용 자료, 강의 자료 등 활용 영역이 상당히 넓다. 작업은 연구자(의사)의 의뢰로 시작되는데, 연구자와 충분히 소통하며 그림의 용도와 콘셉트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한 후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그림에 담고자 하는 모든 정보를 정확히 담을 수 있도록 구도(view)를 잡는 것부터 세밀한 표현 하나하나까지 연구자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그려야 하기 때문에 연구자와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의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논문에 들어가는 그림은 많은 정보를 함축해 설계도처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 직 관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림만 잘 그린다고 또는 의학 정보만 잘 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제일 중요한 건 제대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일이다.
‘의사소통’은 실제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논문의 경우는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메시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그림, 이해를 돕는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소통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그림을 놓고 수십 번 이상 수정을 거치기도 한다. 많은 시간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반면 연구자와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어 그림이 명확하게 그려지고, 내 일러스트가 들어간 논문이 유명 학술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을 때엔 정말 기쁘다.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은 간단한 그림 하나를 통해 논문을 읽는 이들에게 미리 ‘어느 주제를 가지고 무엇을 말하는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묘미가 있다. 또한 설명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내용도 그림으로 보여주면 명확해지기 때문에 유명 의학 저널의 심사위원들은 논문을 볼 때 그림이 좋으면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그만큼 논문에서 시각적인 이미지가 차지하는 부분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논문에서 그림의 비중이 클 때엔 공동 저자로 이름이 올라가기도 하는데 참 영광스러운 일이다. 내가 그린 그림을 통해 세계의 수많은 의학 전문가가 정보를 얻고 의학 발전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면 참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술가의 밥그릇 관련 이미지장동수 작가는 다수의 의학 전문 서적(사진 2)과 논문의 일러스트를 제작하는 한편, 의학 연구를 접하며 얻은 감흥을 주관적으로 표현한 작품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메디컬 아트’를 주제로 개인전(사진 1)을 열었다.

중요도와 필요성 높아져… 국내 처우는 개선 필요

주어진 시간 안에 효과적인 그림을 그리려는 고민 속에서 작품의 차별화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컴퓨터로 주로 작업하다 보니 오히려 펜으로 그린 듯한 느낌을 주고 싶어 시도해봤는데, 외국 저널에서 반응이 좋았다. (일반적으로는 저널마다 요구하는 느낌과 기호가 조금씩 달라 그에 맞춰 그리는 편이다.) 또한 과거와 달리 3D 기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정형외과는 뼈를 그려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부학교실에 가서 직접 무릎뼈 등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3차원으로 표현해내면 2차원 그림과는 분명 차별점이 생긴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논문과 연구의 내용에 맞느냐’지만, 기법적으로 각자의 스타일을 가질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교육, 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소송이나 의족·의수 등 인체 보조기구 제작, 의학 관련 e-book 콘텐츠 제작 등 메디컬 일러스트가 필요한 곳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논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의학 연구자나 논문 리뷰어들의 눈높이도 많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문성을 갖춘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기에 이 분야의 전망은 밝다. 다만 한국은 아직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의 인지도나 작업의 중요성,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고, 시스템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이 있다. 이 분야 종사자를 더 이상 조력자가 아닌 동등한 ‘연구 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처우 역시 전문 분야에 준하는 수준으로 개선돼야 한다. 최근 국내의 한 대학에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를 양성하는 대학원 과정이 개설되었다. 일러스트의 중요성과 수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시스템과 환경의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문화+서울

예술가의 밥그릇 관련 이미지

글·사진 장동수
홍익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 조교로 일하며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과 인연을 맺은 후 15년 넘게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수백편의 SCI·국내 논문에 일러스트가 등재됐고 다수 출판물의 일러스트를 담당했다. 현재 MID(Medical Illustration&Design) 대표, 연세대 의대 연구부 그래픽파트 총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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