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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11월호

서서울예술교육센터 개관 축제 현장 누구나 자유롭게 예술적으로 놀 수 있도록
어린이와 청소년의 예술적 놀 권리를 위한 아지트로 개관한 서서울예술교육센터. 지난 10월 8일~9일 양일간 교육센터의 개관을 기념한 축제가 열렸다. 예술을 통한 일상적 탐험, 즐거운 놀이, 새로운 발견으로 다채롭게 채워질 서서울예술교육센터 개관 축제 현장을 전한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야외 공연, 펀 앤 버블의 <버블 드래곤>.

수돗물을 담아두던 야외 대형 수조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새로운 아지트가 만들어졌다. 20년 이상 물이 담겨 있던 공간과 건물 내부의 벽에는 시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제 이곳의 주인공은 물이 아닌 ‘아이들’. 10월 8일 개관 축제가 한창인 서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아이들은 온몸을 힘껏 움직여 그려낸 그림들로 센터의 야외 벽면과 바닥을 꾸며갔다. 자연을 소재로 만들어진 노랫소리와 시민들의 활기찬 대화 음성은 오랜 시간 조용히 잠들어 있던 공간을 깨웠다.
서서울예술교육센터는 건물 앞 대형 수조 등 야외 공간과 건물 2개 층 등 총 7,000m2의 규모다. 실내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될 교육스튜디오 3개와 다목적실, 교사들이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예술가교사(Teaching Artist, TA) 연구실, 교육준비실 등으로 탈바꿈했다. 공간을 인위적으로 허물거나 변형하지 않은 리모델링 방향에 맞게, 실내 역시 가압장의 배전반실과 크레인실 등으로 쓰던 기존 공간 구조를 최대한 활용했다. 개관 축제일에는 야외에서 역동적인 탐구 및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실내에서는 아이들이 좀 더 차분히 작품과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실내 1층의 다목적실에서는 아카이빙 전시 <물의 기억>이, 실내 2층의 스튜디오 A와 B에서는 아이들이 소집단으로 모여 자연에서 받은 영감이나 미래의 꿈을 그림, 조형물 등으로 표현해 자유롭게 스튜디오 내부에 전시하고 발표했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1 버려진 물건에 꽃을 심어 나만의 화분을 만드는 <업사이클 가드닝> 프로그램.

함께 짓는 꿈의 아지트

이전의 틀과 흔적을 지니고 새롭게 태어나는 공간이기에 이러한 의미와 체험의 재미를 함께 맛보는 프로그램이 축제 양일간 많은 방문객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대표적인 것이 <업사이클 가드닝>. 페트병, 장화, 우유갑 등 버려진 물건에 꽃을 심어 나만의 화분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부러진 나뭇가지에 알록달록한 리본을 감싼 후 시민들이 만든 화분을 이어 매달아 한 그루의 나무를 완성시켰다. 아이들은 “나무도 이제 추우니까 옷을 입혀주는 거예요?”라며 목소리를 모아 질문했다. 이 나무는 행사 내내 조금씩 모여 정원을 이뤘고, ‘녹색 정원’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깨진 접시 조각과 타일을 취향대로 골라 이어 붙여 모자이크 벽돌을 만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타일 모자이크>도 함께 진행됐다. 완성된 벽돌은 훼손되었거나 비어 있는 벽면에 채워졌다. 모자이크 활동은 센터 벽면에 남아 있는 옛 흔적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외에도 바닥에 설치된 캔버스에 누워 몸의 선을 따라 그리는 <내 몸 사용설명서>, 목탄을 활 용해 움직임의 궤적을 온몸으로 그리는 <온몸으로 그린 그림>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서서울예술교육센터는 “버려지는 것들을 예술에서 활용해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옛것과 새로운 것을 융화시켜 도시재생을 이루는 데 목표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서서울예술교육센터 곳곳, 아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공간은 없었다. 센터로 내려가는 계단 난간에도 서툴게 매듭 지어진 리본이 묶여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직접 꾸민 아지트에서 신나게 놀았다. 야외로 나가 바닥에 깔린 대형 에어캡에 누워 좌우로 뒹굴기도 했고, 나무로 만든 텐트 안에 들어가 블록 쌓기 놀이를 하기도 했다. 특히 <공간과 친해지기>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색색의 테이프, 천, 노끈 등 여러 도구를 활용해서 원래 수조였던 공간을 직접 탐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자연 속에서 몸이 공간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현장 선착순 접수로 정원 20명을 모집해 안전 사고에 대비했다. 이렇듯 센터는 준비한 재료를 아이들이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안내하며 정형화한 교육이 되지 않도록 유의했다. 아이들에게 도화지와 색 테이프, 색연필을 주면 테이프로 색칠한 그림, 색연필로 칠하고 테이프로 꾸민 그림 등 개성 강한 작품이 나왔다. ‘예술을 통한 일상속 탐험, 즐거운 놀이, 새로운 발견’을 슬로건으로 개최된 축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다양한 예술로 시간과 공간을 스스로 창조하도록 이끌었다. 천편일률적인 학업으로 인해 잃어버렸던 예술적 호기심을 되찾아주고, 예술을 현재의 삶과 연결시켜 창조의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시민이 센터의 주인이 되어 문화예술을 통해 소통하는 문화 플랫폼의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운영해나가겠다”고 개관 소감을 전했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2 10월 9일 오프닝 행사에 참여한 주요 인사들이 <업사이클 가드닝> 프로그램에 함께했다.
3 예술교육 워크숍 ‘공간과 친해지기’에 참여한 어린이.
4 야외에서 진행된 그림 놀이터 ‘내 몸 사용 설명서’ 프로그램.

옛터, 물이 기억하다

야외에서 예술놀이 체험이 진행되는 동안 센터의 다목적실에선 아카이빙 전시 <물의 기억: 버려진 폐허에서 예술놀이 아지트로>가 열렸다. 전시는 1979년, 시민들에게 하루 12만t의 물을 공급했던 가압장의 장소적 특성을 모티프로 구성되었다. 물줄기를 형상화한 비닐커튼을 지나고 물 흐르는 소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시간바퀴> 모터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시간바퀴>는 과거 가압장시절부터 센터가 들어선 현재, 그리고 창의예술교육의 보급기지 역할을 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100여 장의 슬라이드 필름으로 표현했다. 전시를 기획한 유후용 작가는 “전자 기계 장치와 가상 이미지들은 낡지 않은 척하지만, 모든 것은 낡을 것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 모터가 아닌 아날로그 모터를 선택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모터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바퀴를 돌리면 사진들이 순서대로 바뀌어 벽면에 비친다. 시간이 쌓이며 변형된 수많은 사물 속에서도 제 모습을 오롯이 지킨 물의 기억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은 옛터가 버텨낸 세월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전시장에 드리워져 있는 천을 걷어내며 안으로 들어가 맞이한 <시간바퀴>는 김포가압장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타임캡슐이었다.
이 아카이빙 전시에서 사용된 음악은 작곡가 김인현의 <필드 리코딩> 프로젝트 중 하나로 퀸 케이덴스 뮤직 랩 (Queen Cadence Music Lab)에서 실제로 서서울예술교육센터와 서서울호수공원에서 따낸 소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주변을 산책할 때 나는 걸음 소리, 아이들이 노는 소리, 수조에 물이 고이는 소리, 바람과 새소리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리를 기록하여 음악화한 작곡가 김인현의 작품이다.
다목적실의 작은 방에서는 영상 작품 <버려진 폐허에서 예술놀이 아지트로>가 전시됐다. 10년간 방치되어 있던 김포가압장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예술교육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영상으로 편집해 상영했다. <물의 기억>의 시간바퀴 모터와 영상 아카이빙 전시는 10월 16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누구나 참석해 관람할 수 있다.

먹고, 보고, 즐기다

축제 하면 단연 빠질 수 없는 먹거리 부스가 서서울예술교육센터 개관 축제에도 들어섰다. ‘달시장’이라고 이름 붙인 먹거리 장터는 아이와 어른, 예술가와 사회적 기업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시장이다. 다과와 음료는 물론 떡볶이, 핫도그, 토스트 등 메뉴도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보통 3,000~4,000원 하는 부담 없는 가격대로, 모든 메뉴를 주문 직후 조리해 신선함을 유지했다. 먹거리 부스 맞은편에는 거리예술 공연이 펼쳐져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거리예술 공연은 오후 2시부터 시작해 팀당 약 30분 동안 펼쳐졌다. 작은 극장 H는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발한 퍼포먼스에 관객들을 참여시켜 큰 호응을 얻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자, 나무모형 등의 사물에 눈 스티커를 붙이면 생명을 얻어 소리 내고 움직이는 연극을 연출했다. 크로키키 브라더스의 드로잉 쇼는 공연 마지막에 반전을 꾀해 지켜보던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두 남자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아크릴 판에 각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음악이 끝나갈 무렵 두 개의 그림을 겹쳐 세워 보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작품이 완성됐다. 이에 공연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그리고 버블 드래곤이 보여준 머리 위로 흩날리는 오색 빛깔 대형 비눗방울 공연에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즐거워했다.

‘놀이가 되는 예술’이 봇짐을 푸는 곳

10월 9일 일요일에는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 서울시교육감, 양천구청장, 강서교육지원청장, 문화예술교육계 인사 등 서울 예술교육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인사들이 센터를 찾아 개관을 축하했다. 임미혜 본부장의 안내에 따라 공간 전체 및 프로그램을 돌아보며 어린이와 청소년이 축제를 어떻게 즐기는지 지켜봤다. 또 아이들과 지역 주민,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도 했는데, 대표 체험 프로그램인 <업사이클 가드닝>에서 화분을 만들고 그 안에 식물을 심어 시민들과 정원을 조성했다. 직접 체험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축제형 개관 행사는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모두가 공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 ‘드림그림’ 후원으로 서서울예술교육센터 완공을 도운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도 오프닝 행사에 참석해 “학생, 지역 주민을 위한 예술교육센터가 마련되어 기쁘다. 학생들의 예술교육과 지역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문화+서울

글 박효린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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