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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 5일간의 현장 리포트 창작공간, 따로 또 같이
지난 9월 7~11일까지 5일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은 전국의 28개 창작공간 입주작가 183명이 참여한, 보기 드문 규모의 전시와 네트워킹이 진행된 장이었다. 예술가에게 필요조건인 ‘창작공간’을 화두로 한 페스티벌에서는 아티스트의 현실적인 고민이 얘기되고 창작공간 운영자와 관객 등 각계의 참여자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며 창작공간의 오늘, 나아가 예술과 예술가의 오늘을 가늠할 수 있었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1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 개막식 장면.
2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이사.

해를 걸러 돌아온 축제 ‘창작공간 페스티벌’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은 (사)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의 공동사업으로 전국 14개 시도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해 28개 창작공간과 입주작가 183명이 참여한 대규모 창작공간 축제다. 지난 2014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를 맞이한 본 축제는 ‘감각적 현실(Sensible Reality)’이라는 주제로 9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서울시청 시민청 곳곳에서 진행됐다.
다양하게 마련된 축제 프로그램 중에서도 중심이 된 것은 28개 창작공간 입주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기획 전시 <SENSIBLE REALITY: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으로, 총 35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창작공간들은 각 시도문화재단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거나 혹은 올해 지원 공간으로 선정된 곳을 모두 포함한다. 서울문화재단의 금천예술공장, 신당창작아케이드, 잠실창작스튜디오를 비롯해 강원문화재단이 올해 지원하는 분홍공장, 정동진하슬라미술관, 태백탄광문화연구소-BOW, 경기문화재단의 경기창작센터 등이 그 예다.
축제는 9월 8일 목요일 오후 5시에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개막식을 통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전국 14개 문화재단 대표이사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본 개막식에서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하는 휘목미술관 입주작가인 모구라의 붓글씨 퍼포먼스와 함께 서울무용센터 지원단체인 온앤오프 무용단의 축하 공연,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인 그레이코드×지인의 사운드 퍼포먼스, 그리고 서울연극센터 지원단체인 서울괴담의 퍼포먼스 등 공연 팀들의 화려한 무대가 이어졌고, 축제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의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축제의 주요 키워드는 ‘창작공간’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 듯 한국의 창작공간은 1998년 홍대 앞에 자리했던 복합문화공간 쌈지스페이스가 예술가 창작을 위한 공간을 지원하며 시작되었고, 그 후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창동, 고양 스튜디오가 설립·운영되다가, 2000년대 후반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아티스트 레지던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다양한 창작공간이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사라진 창작공간도 있지만 한편으로 새로운 공간이 꾸준히 만들어지면서 지금의 지형도를 갖추게 되었다. 어느새 10여 년을 훌쩍 넘은 한국창작공간의 역사 속에서 이번 축제에 참여한 창작공간과 입주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고, 페스티벌에 나온 대규모의 작가와 작품의 참여 과정을 설명하면서 본 사업이 갖는 의미를 짚어보자.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3 창작공간 컨설팅이 진행 중인 시민청.
4 개막식 공연 서울괴담 <마술극장>의 한 장면.
5 개막식에서 공연한 정선호 기타리스트.

기획전시 <감각적 현실 SENSIBLE REALITY>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창작공간 28곳을 대부분 방문했고 그곳의 입주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각예술을 기반으로 한 작업이 주를 이뤘지만 지역마다 세분화된 장르를 집중 지원하는 곳도 눈에 띄었다. 광주문화재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미디어아트 레지던시는 미디어 및 설치작업 기반 작가들을 집중 지원·운영하는 곳으로 이번 전시에 안유자 작가의 <마법에 든 빛의 숲>(2014), 이성웅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2016) 등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공예 기반의 레지던시도 주목할 만했는데,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작가 30여 명의 대규모 참여를 비롯해 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에서 지원·운영하고 있는 공예미술관 보임쉔 입주작가인 이승일의 목공예 작품 <삶>(2016) 등 도예, 금속, 섬유 등 다채로운 공예 작품을 기획전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충북문화재단의 복합문화공간 1377은 유일하게 한지를 기반으로 한 공예공방으로 <한지로부터>(2016)라는 공동 작업을 선보였다.
2014년에 설립된 대전문화재단의 대전테미예술 창작센터는 국내외 작가들을 5:5의 비율로 입주시켜 국제적 네트워크와 교류를 강화하는 전문 레지던시다. 이번 기획전시에는 나나와 펠릭스 그룹의 설치작업 <발전>(2016) 및 현재 입주 중인 김지수·전보경 작가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대구문화재단은 2007년 가창초교 우록분교(폐교)를 활용해 레지던시로 운영 중이던 가창창작스튜디오를 2012년 재단이 직접 운영하며 시각예술 분야의 실험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 기획전시에 안효찬 작가의 <회상>(2016)을 비롯해 30여 점의 작품이 설치되었다. 경기창작센터도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로 사용되던 건물을 2009년 리모델링해 시각예술 작가뿐 아니라 건축, 공연,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를 지원하고 있고, 이번 전시에도 30여 점의 작품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작가들의 활발한 창작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인천광역시가 중구 해안동의 개항기 근대 건축물 및 인근 건물을 매입해 조성한 인천아트플랫폼은 경기창작센터와 마찬가지로 공간이 갖는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장르 작가들을 입주·지원하고 있는데 최선, 고등어, 서해영 등 국내 정상급 작가들의 수준 있는 작품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작가들에게 스튜디오를 제공하는 또 다른 기관으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남예술창작센터가 있다. 경남예술창작센터는 조성·운영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으나 매년 두 차례 입주작가 공모를 통해 작가들에게 공간 및 창작활동 지원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고 이번 페스티벌에도 작가 10여 명이 참여해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부산문화재단의 홍티아트센터와 감만창의문화촌도 현대미술 작가들의 창작 스튜디오 제공 및 시민과의 커뮤니티 프로젝트 운영을 통해 시민, 예술가와의 소통을 활발하게 실험하고 있다. 본 전시에서도 시민참여형 작업인 함수경 작가의 <HAPPY>(2015)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시민청 관람객과 소통을 시도했다. 그 외에도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 중인 장애예술가들의 창작 레지던시 공간 잠실창작스튜디오의 입주작가 12명 전원이 본 전시에 참여해 회화, 사진, 설치작업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작업을 보여주었고, 금천예술공장도 시각예술 전문 창작공간인 만큼 박형근 작가의 <텐슬리스-63, 사라짐>(2009) 등 이력이 화려한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
이에 반해 특정 스튜디오 제공을 기본으로 한 창작공간 운영이 아닌, 각 재단에서 지역 거점형으로 기존 민간 창작공간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 곳들도 이번 축제에 함께했는데, 그 대표적인 곳이 충북문화재단에서 올해 지원한 ‘퍼블릭에어’다. 이곳은 청주시내 일대의 슬럼화하는 지역에 작가들이 이주해 새로운 예술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임차료의 일부를 지원받는 작가들은 개인 스튜디오를 만들고 그 안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함께하는 작가들의 구성은 상이했다. 청주 지역에서 나고 자라 꾸준히 작업하는 작가부터 공공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이주(?)한 작가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말 그대로 예술적으로 지역 거점을 이루고 있다. 충남문화재단의 아미미술관과 야투자연미술의집도 전문 예술창작공간의 공모를 통해 선정되어, 그곳에서 예술가와 시민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의 창작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국제교류로 입주 중인 해외 작가 사이먼 웨텀(Simon Whetham) 등이 본 전시에 참여해 자연미술 작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경우 아트세닉, 재주도 좋아, 그리고 아트창고 art Barn이 참여했고, 유도영작가의 <부엉이가족>(2016) 등 좋은 작품들을 전시해 관람객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강원문화재단도 올해 만들어진 분홍공장 공간을 지원해 창작 활성화 및 예술 교류 증진에 힘쓰고 있고, 정동진하슬라미술관의 권소영 작가 작품 <풍경>(2016)과 태백탄광문화연구소-BOW 입주작가인 박호용의 <상처-치유>(2010) 등 여러 작품을 보여주었다.
페스티벌 준비에 주어진 시간은 단 3개월. 전국의 많고도 다양한 창작공간이 모여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준비하면서도 대규모의 축제로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각 시도문화재단과 창작공간 실무자들과의 긴밀한 협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각 재단의 담당자가 누구인지도 몰랐지만, 곧 각 창작공간 실무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고 본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며 현장 방문을 급히 요청했을 때도 흔쾌히 협력해주었다. 재단이 직접 운영하는 공간에서는 작가들의 참여와 작품 출품의 전 과정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고, 간접 지원 운영 공간에서는 진행 사항이나 장비 지원 등 중간 역할을 톡톡히 해주어 큰 사고 없이 페스티벌이 치러질 수 있었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6 시민과 작가들은 창작공간페어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7 시민청 입구에 설치된 경기창작센터 양쿠라 작가의 <기억의 페달>은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8 작가 프레젠테이션 쇼 장면.

교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본 축제의 부대 프로그램인 ‘창작공간페어’도 각 창작공간 운영자들의 활발한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축제 기간 내내 시민청에 마련된 홍보부스에서 창작공간을 소개하는 창작공간페어 중 9월 8일(목)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 동안 각 창작공간 운영 실무자들이 직접 부스에 나와 레지던스에 관한 설명을 해주는 ‘컨설팅 데이’를 열었고, 레지던스 작가 선정 방식이나 입주 기간 등을 궁금해하는 작가 혹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열띤 컨설팅의 자리가 마련되었다. 어느 지역 하나 빈자리가 생겼다면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모든 창작공간 관계자들이 빠지지 않고 각 공간의 부스를 지키며 성실한 설명을 통해 창작공간에 관한 예술가 및 일반 시민의 관심도와 이해도를 높인 시간이었다.
이번 축제 기간 중 창작공간 운영진 및 예술가, 일반 시민이 모여 ‘창작’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는 장도 마련되었다. 개막 전날 치러진 프로그램 ‘워크숍’이 바로 그것인데, 시각예술에서의 회화, 미디어(설치, 퍼포먼스 포함), 그리고 예술과 공동체에 관한 서로 다른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한 작가와 창작공간 운영진, 그리고 재단의 실무진을 중심으로 한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 세 개의 라운드테이블 전체 모더레이팅은 백기영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이 맡아 논의의 흐름을 매끄럽게 잡아주었다. 워크숍이 끝난 뒤 축제의 모든 참가자가 네트워킹할 수 있는 파티 자리가 마련돼 서로를 소개하며 작가들은 창작의 어려움을, 공간 운영자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각자의 노하우를 쏟아냈고, 또 다른 관계자들은 말 그대로 자신을 소개하며 친교를 나누는 뜻깊은 밤을 보냈다.
이번 축제는 입주작가들을 위한 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9일 양일간 축제에 참여한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 프레젠테이션 쇼(Artist Presentation Show)’는 아티스트가 주인공이 된 대표적인 프로그램. 총 24명의 참여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7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미술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전문가와 시민들 앞에서 발표하는 자리였다. 서진석(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류지연(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신보슬(토탈미술관 큐레이터) 등이 전문 패널로 참여하며 프레젠테이션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참여 작가들은 또한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리로 10일, 11일 주말 동안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했다.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최선의 <나비 project butterflies-숨 그리기 페인팅>이 어린이들과 함께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고, 관람객의 얼굴을 캐스팅해주는 서해영 작가의 라이브 조소 퍼포먼스도 자신의 작품 앞에서 이뤄졌다. 경기창작센터의 최두수 작가는 <팽이의 우주여행>을 열어 아이들이 직접 팽이를 돌려보며 체험해볼 수 있는 재미난 시간을 이끌었고, 인형을 가지고 인형극 공연을 한 서영주 작가도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짧다면 짧았던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의 5일이라는 시간 동안 전국 각 지역에서 대규모 작품들이 서울로 올라왔고, 이와 관련된 수많은 관계자가 이번 페스티벌 자리에 함께했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공간과 사람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느낄 수 있는 자리였으며, ‘따로 또 같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번 축제를 통해 어려운 시기지만 서로의 창작활동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자리가 되었기를 바라며, 더 좋은 작업으로 다음 창작공간페스티벌에서 또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고 소망한다.문화+서울

글 조예인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팀 대리
박효린
사진 서준호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 총감독
최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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