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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전시 <이승희 개인전 'TAO'>와
<뉴 올드: 전통과 새로움 사이의 디자인>
'조선백자를 담은 도자 회화' VS
'오래됨과 새로움이 변주된 사물'
완벽하게 새로운 것은 없다. 하나의 예술 작품 안에도 과거의 켜와 기억이 스며들어 있다. 옛것을 모방하거나 확장 또는 변형해 의미를 부여한 미적 창조물이다. 여기 두 개의 전시가 마련됐다. 조선백자라는 입체 도자기를 고스란히 회화로 탈바꿈한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한편에선 전통 공예와 현대 디자인의 결합, 낡은 물건들로 재탄생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오래됨은 새로움의 재료다.

평면 도자에 담긴 옛 백자의 조형미
<이승희 개인전 ‘TAO’>, 2. 18~3. 18, 박여숙화랑

1 서울시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2, 3, 4 ‘시민의 사랑 나눔 동전 모으기’ 행사에는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시민이 관심을 보이며 참여했다.1, 2 이승희 작가의 작품은 평면 회화지만, 흙으로 구워 만든 사각판을 캔버스 삼는 등 도자기 제작방식을 차용해 도자기를 재현한다.

강남구 청담동 네이쳐포엠 빌딩 내 박여숙화랑에서 2월 18일부터 3월 18일까지 <이승희 개인전 ‘TAO’>전을 열고 있다. 이승희작가(남, 58)는 10년 전부터 ‘평면 도자 회화’라는 독보적인 작업세계를 개척해온 이다. ‘평면 도자 회화’는 옛 도자기를 평면 회화로 재현한 작품이다. 흙으로 구워 만든 넓고 평평한 사각판 한가운데에 다채로운 조선백자가 놓여 있다. 순백의 달항아리, 매화꽃이 핀 청화백자, 구름 사이로 비상하는 호기로운 용이 그려진 운학문 매병. 이 백자들 역시 매우 얇은 평면으로 이뤄져 있다.
이 독특한 작품들은 도자기의 기능성을 배제했지만, 전통도자기 제작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캔버스 역할을 하는 바탕 부분은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워 흙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되, 도자기는 유약을 발라 고전 도자기를 그대로 재현해 대비를 강조했다. 바탕이 되는 판의 두께가 8mm라면, 화면의 주인공인 도자기의 두께는 3.4mm 수준이다. 전체 두께가 1.2cm도 되지 않는다.
입체를 평면으로 바꾼 파격적인 도자 형식은 가히 놀랍다. 불에 의해 흙이 유리화하는 과정에는 휘어지는 성질이 나타나지만, 도자 회화는 이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따랐다. 정통 도자 기법으로 3차원의 도자기를 2.5차원의 평면으로 완성한 데에는 작가의 섬세한 감각과 인내심이 있었다.
이승희 작가는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며 30년 전부터 흙을 주무르며 살아왔다. 하지만 늘 ‘도자기’라는 한정된 형태에 갈증을 느꼈다. 흙이라는 재료와 도자의 예술성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조형성을 갖춘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2006년 그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자기 도시인 장시성의 경덕진을 찾았다. 그곳에서 구도자처럼 틀어박혀 지난 10년동안 온갖 구상과 실험을 거듭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도자와 회화가 결합된 작품이다. 그의 평면 백자는 옛 도자기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그것도 아주 새롭게, 공들여 감상하게 한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융화되는 아이디어
<뉴 올드: 전통과 새로움 사이의 디자인> 1. 28~4. 17, 서울대미술관

1 서울시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2, 3, 4 ‘시민의 사랑 나눔 동전 모으기’ 행사에는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시민이 관심을 보이며 참여했다.3 소은명 .
4 디자인 스튜디오 프론트(Front)의 시리즈 중.
5 패브릭커의 작품 .
6 디자이너 프랭크 빌렘스의.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에서는 1월 28일부터 4월 17일까지 올해 첫 번째 기획전으로 <뉴 올드: 전통과 새로움 사이의 디자인>을 열고 있다. 사물에 담긴 ‘오래됨과 새로움’이라는 측면에 대한 사고 또는 이 둘의 결합을 디자인으로 풀어낸 전시다. 여기서 ‘오래됨’과 ‘새로움’의 개념은 유기적이다. 특히 ‘오래됨’은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옛’ 것, 이미 사용해 ‘낡은’ 것 등 다양한 함의를 지닌다. 관람 포인트는 작품에서 발견되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디자인에 융화되는 ‘아이디어’다.
이번 전시는 서울대미술관과 독일국제교류처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독일국제교류처는 같은 주제로 그동안 이스라엘, 중국, 대만을 포함해 현재까지 14개국에서 전시를 해오고 있다. 이 전시에는 서양 작가들뿐 아니라 전시가 열리는 나라의 작가들도 소개된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작가 7명(팀)과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와 미국 디자이너 48명(팀)이 참여했다.
작품들은 갈지자 동선으로 관람할 수 있는 세 개 층 전시실 전관에 대규모로 설치됐다. 탁자, 장롱, 의자 등 가구부터 조명, 카펫, 도자기 등 총 70여 점이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로는 선반 목재 프레임에 한옥 창살 무늬처럼 컬러밴드를 둘러 만든 수납장, 도자기로 만든 전통 소반 또는 소반에 긴 다리를 결합한 테이블, 웨딩드레스를 만들다 남은 자투리 망사 천을 모아 조명 갓으로 활용한 작품이 눈에 띈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전통의 재해석과 낡은 물건의 재활용이란 부분에서 돋보인다면, 유럽 중심의 서양 작품들은 물건이 지닌 과거와 현재의 중의적 기능에 주목하게 만든다. 크고 두꺼운 책들을 십자형 나사로 연결해 제작한 책장, 닳아빠진 소파에 은색 테이프를 빼곡하게 붙여 새 제품처럼 만든 작품 등이다. 읽기 위한 책은 책장의 소재가 됐고, 은색 테이프는 접착이라는 기능 외에도 낡음을 새로움으로 변모 시키는 역할을 한다.문화+서울

글 오진희
아시아경제 문화스포츠레저부 미술 담당 기자
사진 제공 박여숙화랑, 서울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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