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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호

아이디어 팩토리 김도준 실장 오늘도 혼자 커피숍?
문화 있는 코워크 스페이스 어때요
‘아이디어 공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사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무형의 아이디어를 ‘생산’한다는 개념 자체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개념을 많은 사람이 이해하게 되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지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 아이디어 팩토리 김도준 실장과 나눈 한 시간 반 동안의 인터뷰 때문이다. 협업 문화, 혹은 문화 협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김도준

코워크 스페이스의 오늘

강남역 1번 출구 금싸라기 땅 지하에 자리 잡은 아이디어팩토리(이하 아팩). 칸막이도 없는 널찍한 공간에 듬성듬성 놓인 큰 테이블과 좌석이 평일인데도 반 이상 차 있다.
여느 카페의 풍경과 다르게 자리 잡은 사람 모두가 일에 열중한 분위기, 1인 기업은 지정석에 데스크톱을 가져다 놓기도 했다. 단순히 값싼 업무 공간을 찾아온 것은 아니다. 혼자 일하다가도 관련 분야 종사자와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인간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곳이다.
이것은 어쩌면 미래의 ‘사무실’에 가장 근접한 풍경일지 모른다.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세계를 누비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디지털 기기를 들고 다니며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현대판 유목민)들이 수시로 코워킹(CO-WORKING, 다른 분야의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을 공유하며 정보와 사무기기를 나눠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협업 방식)하고 성과를내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와 같은 흐름을 겨냥해 우리나라에도 2010년대 들어 다양한 코워크 스페이스(CO-WORK SPACE, 협업 공간)가 등장했지만 협업 문화 자체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생존하기는 아직 쉽지 않아 보인다. 언뜻 이용자가 많아 보이는 아팩도 마찬가지다. “연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힐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팩이 이 사업을 유지하고 확장해나가는 것은 변화의 흐름이 뚜렷한 데다 그 속에 아팩의 비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도준 실장은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 집중해 차별화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스마트와 디지털이 강조될수록 다양한 사람이 모여 융합적 사고를 해야만 컴퓨터를 비롯한 기계를 뛰어넘는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산업구조가 바뀌어갈수록 코워킹은 유행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그 흐름 속에서 ‘문화 산업에 특화된 협업 공간’ 포지션을 선점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인재를 키워나갈 수 있다면 매출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

아팩 사용설명서 - 청년, 선의, 열정

150석 규모의 협업 공간인 아팩은 일반 이용과 회원제 이용이 가능하다. 1일 이용권과 시간제 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으며, 카페 공간은 음료를 마시면 별도의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 미팅룸은 인원에 상관없이 시간당 1만 원으로 저렴한 편. 회원제는 자유석이 월 15만 원, 개인 사물을 고정된 자리에 놓고 쓸 수 있는 지정석이 월 30만 원이다. 김도준 실장은 “다른 협업 공간과 차별화한 점은 회원의 경우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아이디어는 근무 시간에만 나오는 게 아니니까, 자다가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들어와 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초반에는 도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지켜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팅 룸의 경우는 일반 스터디 공간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가격을 보고 공간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이용객이 많이 몰리지 않는지 물었더니 “대상이 분명하기 때문에 일반스터디 룸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자연스럽게 필터링이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픈 초기에는 스터디 모임과 다단계 업자들도 들어왔지만 일터라는 느낌, 서로 융합 가능하고 소통에 열린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분위기가 분명해 점차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아팩은 궁극적으로 청년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주말이나 평일 오후 수시로 일반인 대상 문화행사가 벌어진다. 회원들에겐 참가비를 받지 않기에, 부담 없이 쉬면서 새로운 영감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직접 공간을 활용한 행사를 기획해볼 수도 있다. 아팩이 기대하는 효과는 이런 시간을 통한 회원들 간의 자발적 커뮤니케이션이다. “인간적인 교감이 있어야 비즈니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친해진 사람들과의 관계가 프로젝트로, 창업으로 발전되고 공간을 거점으로 네트워킹을 유지하게 된다”고 김도준 실장은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유망 아이템에 투자하고, 성공하면 어떻게 회수할지를 고민한다. 아팩은 그보다 선의와 열정을 지닌 청년들을 문화라는 범주에서 지원해서 스스로 성공하게 만들 방법을 생각한다. 가능성을 지닌 청년들이 대기업과 공기업만 바라보는 것이 안타깝지 않나. 그래서 회원들에게 궁극적으로 회원비를 받지 않는 게 목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2호점… 문화 단체와 협업 확대해나갈 것”

아팩은 신인작가공모전 <뜰>전,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위대한 애송이들> 등 자체 기획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최한다. 선정된 이들에겐 공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니 일종의 창작공간 역할도 하는 셈이다. 여기에 다른 문화 단체와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예를 들면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와 작가들에게 공간을 개방하고, 미술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계획하고 있는 식이다. 9월 11일까지는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우리삶에 예술이 없다면?’ UCC공모전을 페이스북(fb.com/mylifeandart)에서 진행한다. 노래, 춤, 그림, 사진, 영상 등 형식의 제한이 없고, 총 상금은 300만 원이며 추후 오프라인 전시회를 개최한다.
“기업이나 공공단체에 기부활동이나 문화 프로젝트 공동 진행을 제안하면 많이 오해하셔서 저희 기획자들이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다행히 재단을 비롯한 문화 단체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며 아팩의 좋은 의도를 설명하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며 사단법인 전환 노력도 계속할 예정이다.”문화+서울

글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팀
사진 김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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