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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서울청년예술인회의 《숨은참조: 청년-예술인》 발행청년예술을 다시 쓰며

지난 2월, 서울청년예술인회의는 2020년 활동 내용과 사업 결과를 공유하는 단행본 《숨은참조: 청년-예술인》을 발행했다. 서울청년예술인회의는 청년예술인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정책의 협치 구조를 모색하기 위한 서울문화재단의 거버넌스이다. 청년예술인이 주체성을 갖고 자신의 이야기를 발화하는 동시에 정책을 제안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담론을 형성하는 것, 즉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는 일이었다.

다양한 예술인이 각자의 작품을 매개로 대화를 나눈 잡담회 <타격감> 3회차 진행 모습

청년예술을 다시 쓰는 이유

시작은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었다. 서울청년예술인회의에서 의미하는 ‘청년예술인’은 누구인가? 나이나 활동 경력이 적으면 청년예술가인가? 알려지지 않았거나 생계가 어려우면 청년예술가인가? 그것도 아니면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 활동을 하면 청년예술가인가? 애초에 이 질문에 하나의 정답만 있지는 않다. 다만 대부분의 청년정책에서 규정하는 청년예술인은 위기준을 복합적으로 따라왔다. 기준이 혼재하는 문제 이전에, 우리가 주목한 점은 사회적으로 규정하는 ‘청년’의 정의를 과연 예술 현장에서 ‘청년예술인’ 합성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나아가 사회적으로 일반화된 시선이 청년예술(인)의 특정 상을 고착화하고 내재화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이 규정하는 하나의 정체성이 아닌, 청년예술인 스스로 말하는 다양한 정체성을 찾고자 했다.

숨은참조: 청년-예술인

《숨은참조: 청년-예술인》은 청년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형식으로 엮어냈다. 서울청년예술인회의에서 운영하는 웹진의 이름이기도 한 ‘숨은참조’는 우리가 말하는 현장에 숨어 있던 이야기가 책의 변화를 이끄는 데 참조가 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 관련 분야에서 사업을 설계하고, 연구를 위해 사례를 찾고, 현장의 동료로서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어 하는 누군가에게 이 책이 숨은참조가 되길 바라는 의미가 있다. ‘청년-예술인’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목적은 예술인에게 부여된 청년의 의미를 잠시 거리를 두고 살피는 것이다. 그래서 이 탐색 과정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포럼을 비롯한 다양한 형식으로 청년예술인의 이야기를 말하고, 듣고, 읽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한 예술인의 사적인 목소리가 모여 예술 현장과 정책을 변화시키는 담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책의 내용은 웹진 <숨은참조>의 이야기를 갈무리하며 이를 전체 맥락 속에서 재구성했다. 구성은 1장 ‘예술인으로도 살아가기’에서 2장 ‘정책의 안팎에도 살펴보기’로 이어진다. 1장에서는 청년이라는 공통 이름표를 떼고 예술가 개인의 삶을 주목했다. ‘현장인터뷰’는 익명의 예술인을 만나 그가 예술인으로서 지나온 시간과 고민을 담았다. ‘미니포럼’은 예술대학생이 말하는 포스트예술대학을 위한 공론장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타격감’은 ‘타인을 향한 격한 공감’의 줄임말로, 다양한 예술인이 각자의 작품을 매개로 나눈 잡담회다. 2장에서는 현장의 언어가 정책 테두리까지 닿도록 연결하는 시도를 모았다. ‘미래를 여는 예술문’은 정책에서 규정하는 예술인의 의미를 재점유하고 나아가 정책 방향을 결정할 선언문을 쓰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연구릴레이’는 하나의 연구 주제를 바탕으로 여러 연구자가 각자의 학술적 관점을 연재하는 프로젝트다. 마지막으로 ‘청년예술 모아 읽기’에서는 청년예술과 관련된 정책 보고서·학술 연구 등을 아카이브하고 이를 주제별로 분석했다.
이렇게 이 책은 예술인 각자가 느끼는 사소한 고민에서 부터 이를 둘러싼 정책의 테두리를 타진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청년예술인은 누구인가? 이 다층적인 이야기 속에서 어떤 맥락으로, 어떻게 엮어 읽느냐에 따라 각자가 생각하는 청년예술인의 상이 그려질 것이다.

단행본 《숨은참조: 청년-예술인》

담론을 형성하는 일

서울청년예술인회의는 예술인이 주체성을 갖고 자신의 이야기를 발화하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단행본에 수록된 다양한 형식의 기획사업은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담론을 형성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담론을 형성한 걸까? 우리의 이야기가 하나의 담론으로 현장을 대변하고 정책을 바꿀 만한 힘이 있을까? ‘연구릴레이’의 마지막 장 제목을 빌려 표현하자면 이것은 ‘겨우, 나침반 하나’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침반 하나를 얻었으니 우리는 이제 옳은 길로 나설 수 있다. 지금까지의 활동이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듣는 일이었다면, 이제 더 많은 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할 차례다.

* 서울청년예술인회의는 3월 중 단행본 《숨은참조 : 청년-예술인》의 온·오프라인 북토크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활동을 함께 모색할 파트너를 모집할 예정이다.

글 윤동주_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청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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