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창작의 아름다운 비상
장애아동을 예술가로 세우고, 공동체를 보듬다
시각 분야 장애예술인 전문 레지던시 잠실창작스튜디오가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A>는 조아제약의 후원과 예술 전문가의 재능기부로 매년 예술적 재능이 있는 다섯 명의 장애아동에게 일대일 개별 멘토링과 작품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창작지원 프로그램이다. 잠실창작스튜디오의 생애주기별 사업의 첫 단계이기도 한 이 프로그램은 올해로 6년 차에 접어들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멘토링을 받은 장애아동 멘티들은 청소년 예비작가로, 다시 청년작가로 성장하며 장애아동의 예술적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프로젝트A>의 가치는 장애아동 개인의 성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10명의 예술가와 30여 명에 이르는 장애아동의 멘토링 과정은 가족과 지인 등 더 넓은 공동체의 정서적 안정을 이끌어내면서 예술의 사회적 가치 확산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 증명하듯 <프로젝트A> 1기 신동민, 한승민 멘티는 지난해 잠실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로 선정돼 청년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2고 있다. 2기 김도영 멘티는 멕시코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el universal)에 단독으로 소개되는 등 <프로젝트A>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들의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장애아동의 예술 재능 발굴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과 2017년 서울시 민관협력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1 문시연 멘티가 만든 작품으로 전시회 오프닝 케이크 커팅식을 했다.
2 후원기업인 조아제약 임직원과 멘토들.
민관협력의 롤모델이 되다
사업 원년인 2013년이 파트너 기업인 조아제약과의 협력사업으로 확정되어 사업의 구성과 운영을 자리매김한 태동기였다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성장기라 할 수 있다. 프로젝트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장애아동의 작품을 후원사인 조아제약의 패키지 디자인에 활용했다. 올해에는 한 발 더 나아가, 한국메세나협회 지역특성화 매칭펀드로 외부 재원을 유치하여 장애청소년까지 대상을 확대해 <프로젝트 도담도담>을 진행했다. <프로젝트A> 공모에 신청했으나 참여하지 못한 장애아동과 장애청소년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여름방학 동안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240여 명 청소년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일련의 과정이 말해주듯 <프로젝트A>는 지속가능한 문화제휴의 선순환을 구축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잠실창작스튜디오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사회복지관에 장애아동의 창작활동 결과물을 실용화한 아트상품을 기부하며, 매년 완성된 작품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기획전시를 열고 있다.
10월 5일 오프닝 행사에서는 멘티들의 참여 소감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꽃다발을 몰래 숨겨와 라오미 작가를 깜짝 놀라게 한 이주성 멘티,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라는 가사의 동요 <꿈꾸지 않으면>을 힘차게 불러준 정하윤 멘티, 이현주 큐레이터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에게 작품을 자랑하고 싶었다는 문시연 멘티, 직접 만든 비누와 사랑한다는 그림일기를 선물한 양예준 멘티. 먼 거리를 달려온 가족으로부터 축하를 받은 김재민 멘티는 아빠가 다니는 대기업에서 꼭 일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3 <꿈꾸지 않으면>을 노래하는 정하윤 멘티.
4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문시연 멘티.
5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하는 김재민 멘티.
6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양예준 멘티.
7 오프닝 행사중 관람객 앞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이주성 멘티.
- 글 최문성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 사진 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