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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공예, 스스로를 사랑하는 과정

신당창작아케이드 이고은

당신을 소개해주세요.

이고은입니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는데, 공연과 전시 보러 다니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유수의 미술관을 경험하고 싶어 독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고, 작은 사립 갤러리에서 인턴 큐레이터로 일하며 예술계 노동 착취를 몸소 경험하기도 했고요.(웃음)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 학회 활동과 연계해 청년 예술가의 자립을 돕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펀딩을 받고 좌충우돌 전시도 연 기억이 나네요. 특정한 장르보다는 예술 전반과 기획·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을 졸업한 뒤에 완성차 기업에 입사해 조직 개발과 컨설팅 업무를 맡았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는 지점이 있었고, 서울문화재단 채용 공고를 보게 된 순간으로부터 지금에 이르렀네요. 2013년 4월부터 재단에서 일했으니 어느덧 만 10년이 됐어요.

현재 근무하고 있는 신당창작아케이드는 어떤 곳인가요.

서울중앙시장의 낙후된 지하상가를 예술가의 작업실로 탈바꿈한 곳이에요. 현재 35명 공예·디자인 분야 작가가 입주해 있어요. 시각예술 분야에 정말 많은 레지던시가 있지만, 공예 장르에 한정해 이 정도 규모로 운영하는 곳은 서울에서 신당창작아케이드가 유일하죠. 게다가 을지로 공업소, 충무로 인쇄소 등 각종 관계사가 인접해 있어 지리적으로도 훌륭하고요. 다른 부서에서 이곳으로 옮긴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작가들과 함께 보내시겠어요

신당창작아케이드는 다른 창작공간에 비해 입주작가 수가 많아요. 그래서 작가 관리나 시설 업무가 제 하루에 있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공간을 운영하는 것 외에 작가들을 위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꾸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작가 간 협업 전시를 지원하는 ‘신당창작프로젝트전시SPE’와 멘토링·강의 등을 제공하는 ‘신당아트랩’을 담당했고, 올해는 신세계L&B와 협력하는 ‘공예상품개발 프로젝트’와 ‘오픈 프로그램’을 맡고 있어요.

작가를 지원하면서 한편으로는 기업과 협력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올해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신세계L&B는 와인·막걸리 등 주류를 유통하는 기업이에요. 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작가 몇 팀을 선정해 개발비를 지원하고, 술잔·식기 등 테이블웨어 상품을 만들게 됩니다. 기업의 사업성과 공예라는 장르 특수성이 시너지를 이뤄 5년째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고요. 개발된 상품 중 선정된 것들은 기업에서 대규모로 생산하거나 아트숍에 입점할 수 있도록 연계하기도 합니다. 이전에 4년간 기업 후원 유치 업무를 담당했는데, 이번 프로젝트 역시 무관하지 않은 내용이라 더 재밌게 하고 있어요. 특히 올해는 개발비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멘토링 등 개발 과정에서의 지원을 강화하려고 해요. 궁극적으로는 작품의 상품 가치를 높이고, 실제 판매와 양산율을 높이는 것이 담당자로서 목표입니다. 얼마 전에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와인 클래스를 열기도 했어요. 음식과 식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더 좋은 테이블웨어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선정된 작품은 전시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레스토랑과 연계해 음식이나 주류와 함께 선보이려고 계획하고 있고요.

테이블웨어는 공예를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매일 먹는 음식이라도 새로운 그릇에 담으면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하잖아요. 의식주 행위를 일상적으로 반복하지만, 실제로 내 몸에 닿고 내 눈에 보이는 것이 바뀌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되죠. 그런 점에서 공예는 나를 사랑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예술가의 숙련된 손길이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내 일상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 그게 공예가 가진 매력이거든요. 작은 소비로 스스로 대접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답니다.

5월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린다고요.

작가의 창작 활동 위주로 운영되는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 1년 중 유일하게 시민을 맞이하는 오픈 프로그램이 열려요. 올해 테마는 ‘공예와의 핏-니스Art Fitness’예요. 피트니스를 콘셉트로, 공예가 사람들을 건강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열 가지 넘는 원데이 클래스가 열리고,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트마켓도 진행됩니다. 오픈스튜디오와 투어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으니 꼭 들러주세요. 자세한 내용은 신당창작아케이드 인스타그램(@sdarcade)과 서울문화재단 누리집에 공개됩니다.

요즘 나의 일상에 영감을 주는 것들이 있나요.

아이가 그린 그림이나 아이의 시선에서 감동을 받을 때가 꽤 있어요. 꼭 예술 작품을 감상하지 않아도 말이죠. 나의 합리적인 사고로는 결코 생각하지 못한 시선을 아이로부터 느낄 때, 미적 체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육아로 문화생활은 전처럼 자유롭지 못하지만, 아이의 말 한마디에서 영감을 받는 시기도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 또한 소중하게 여겨지네요.

글 [문화+서울] 편집팀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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