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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1월호

열려 있어 자유롭다

2017년 겨울, 연희동에서 서교동까지 한참을 걸었다. 문학웹진 [비유] 창간을 목전에 둔 때였다. 동료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창간 전까지 마무리해야 할 일을 점검하고 분담했다. [비유]를 만들기 위해 첫 만남을 가진 날에 우리가 얼마나 어색하고 막막했는지를 떠올리며 웃기도 하고 괜스레 밀려오는 헛헛함을 나누기도 했다. 새하얀 입김이 피었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손끝만이 아니라 온몸이 언 상태였지만 하나도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동료들의 진지함과 열정 때문이었을까. 나도 전에 없이 열띤 사람이 돼 있었다. 지금도 겨울밤의 공기를 들이쉬면 그즈음의 들뜸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하다.
2017년 12월 27일 창간한 문학웹진 [비유]는 꾸준하게 좋은 문학작품을 쓰는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고 다양한 문학 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호는 장르문학 특집으로 꾸며 “구분된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 결국 두 세계가 이어져 있다는 것을 함께 느끼고”(편집위원 이종산)자 했다. 기성·신진 작가의 신작을 싣는 ‘…’(쓰다)에는 장르문학을 하는 기성·신인의 작품을 구분 없이 고루 담았다. 구한나리·박해울·서계수·심너울·정해연·최의택의 소설, 경민선의 시나리오, 전혜진의 비평이 실렸다. 작가들이 작품에 달아둔 해시태그만 읽어봐도 흥미진진하고 예상 불가하며 구미가 당긴다. #냄새가없는세계 #원격수업 #감염병 #사후세계 #환생 #영혼 #MBTI #아포칼립스 #무한루프 #다크판타지 #어반판타지 #살인자 #악마 #농촌스릴러길잡이 #함부 로따라가지마…
키워드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과 사유를 재발견하는 ‘?’(묻다)에는 좌담 코너를 신설해 문학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특히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TV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과 장르문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넷★릭스와 장르문학’ 편은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욱더 흥미롭게 읽을 만하다.
각양각색 프로젝트 과정을 연재하는 ‘!’(하다)에는 환경에 관심 많은 리틀리터 팀의 ‘미슐랭 가이드 쓰레기섬 2021’ 프로젝트가 인상적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리는 가상의 레스토랑 ‘Sea of Plastic’의 플라스틱 요리를 소개한다. 플라스틱 병뚜껑, 마스크, 녹슨 철 통조림, 유리, 각종 포장재 등을 이용한 다채로운 플라스틱 요리가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우리의 혀끝을 댄다면…?

Creme en paillettes. ‘반짝거림 안의 크림.’

Creme en paillettes. ‘반짝거림 안의 크림’이라는 뜻의 두 번째 코스 요리는 쫄깃하고 감칠맛이 가득한 마스크 산 파스타 면에 은은한 글라스의 달콤한 향과 부드러움이 가득한 미세 플라스틱 크림소스를 곁들인 요리입니다. IPPD(고무 첨가제)로 만든 파스타 반죽과 글라스를 곁들여 다채로운 식감이 매력적입니다. 반짝이는 글라스 플레이팅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해 보 는 즐거움까지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미슐랭 가이드 쓰레기섬 2021> 3화
‘쓰레기섬 최초의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 Sea of Plastic’ 중에서

문학을 이해하는 신선한 시각과 방법을 제시하는 문학웹진 [비유]는 2022년 1월 통권 49호로 독자를 찾는다. 2기 편집위원들의 ‘소개의 말’ 중 일부를 옮겨 적으며, 차고 맑은 겨울 공기를 또 한 번 깊게 들이마신다. “[비유]는 언제나 접속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지나치지 않는다. 열려 있어 자유롭다. [비유]는 쓰는 이의 자격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쓰기 노동의 의미를 존중하며 문학 실험을 응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학을 후원한다. 그리고 문학의 문학다움을 매번 다시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가 잇고자 하는 [비유] 정신이다.”

남지은 [비유]편집자 | 사진 제공 웹진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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