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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모노극 <그라운디드>와 2인극 <렁스>몸과 마음의 환기를 위한 국내 초연작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기운은 완연하지만, 코로나19로 관객이 공연장에 모이기 힘든 3·4월의 공연계는 봄 같지 않았다. 그런데 4월 중순 현재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사회 곳곳에서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 생활 방역 체계에서 공연계는 물리적 공간의 ‘안전한 관람’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건강과 직결된 일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심리적 공간에 자리한 위기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작품 고르기에 더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모노극 <그라운디드(GROUNDED)>와 2인극 <렁스>는 알맞은 답이다.

※이번 호에 실린 공연·행사 등의 일정은 코로나19확산 방지를 위해 변경 또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연극 <그라운디드>와 <렁스> 포스터

<그라운디드(GROUNDED)>와 <렁스> 모두 이번이 국내 초연으로 정서와 생각을 환기시킨다. 거기에 스타 배우들의 새로운 도전, 사회의 현안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지점도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극장에서 하는 모노극(<그라운디드>)과 2인극(<렁스>)이니 관객이 몰릴 것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이제야 봄 같을 5월, 공연계가 고개를 내미는 데 제격일 작품들이다.

톱 뮤지컬 배우의 도전은 계속된다 <그라운디드(GROUNDED)> |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

<그라운디드>는 우란문화재단과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5월 14~24일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한국 초연한다.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George Brant)의 대표작이다. 에이스급 전투기 조종사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라스베이거스의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군용 무인정찰기(드론)를 조종하는 임무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2013년 초연 이후 세계 19개국, 12개 언어, 140개 이상의 프로덕션에서 공연됐다. 초연한 해에 《가디언》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올해의 연극 톱 10’에 선정됐다. 우란문화재단과 일다가 2019년 국내 초연해 호평받은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 이어 선보이는 두 번째 모노극으로 마니아들의 관심이 크다.
<그라운디드>는 갑상선암에서 회복한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1년 1개월 만에 무대로 돌아오는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차지연은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서편제> 등에 출연한 뮤지컬계 톱 배우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출연을 앞두고 공연 직전이던 2019년 4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쉬었다. 지난 1월 갈라쇼에 출연해 복귀를 타진했고, 지난 2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뮤지컬 콘서트에서 국내 여성 뮤지컬 배우로는 처음으로 유다 역을 맡아 건재를 과시했다. 4월 현재 방송 중인 뮤지컬 앙상블의 경연 프로그램인 tvN <더블 캐스팅>에서 멘토를 맡고 있다. 모노극은 하나의 도전이지만 차지연은 이미 평범하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뮤지컬 <더 데빌>을 통해 최근 공연계에 유행한 ‘젠더 프리’를 실현했고, <광화문연가>에서는 정성화와 함께 월화 역을 맡아 ‘혼성 캐스팅’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10년 가까이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는 던컨 맥밀런의 대표작 <렁스>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렁스>는 대학로의 확실한 공연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연극열전’의 여덟 번째 시리즈 ‘연극열전8’의 첫 번째 작품이다. 5월 9일부터 7월 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국내 초연한다. <렁스>는 선뜻 꺼내기 불편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다소 낯설지만 불편하지 않은 방법으로 꾸준하게 소개하고 있는 영국 작가 던컨 맥밀런(Duncan Macmillan)의 대표작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지구환경’에 주목하며 두 남녀가 대화하는 2인극으로 진행된다. 2011년 워싱턴 초연 이후 미국·영국·캐나다·스위스·벨기에·슬로베니아·필리핀·홍콩·아일랜드 등에서 공연됐다.
<렁스>는 그룹 ‘신화’ 멤버 김동완이 연극에 데뷔하는 작품으로 주목받는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왔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와 위로에 서툴러긴 시간을 돌아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남자를 연기한다. 김동완은 1998년 신화 멤버로 데뷔했다. 2011년 <헤드윅>을 시작으로 <벽을 뚫는 남자> <에드거 앨런 포> <시라노> <젠틀맨스 가이드> 등 뮤지컬로만 공연 관객을 만나왔다. 이번 <렁스>를 통해 연극 무대로도 반경을 넓힌다. <렁스>에는 김동완 외에 이동하·성두섭·이진희·곽선영이 출연한다.

현 사회에 대한 고민

<그라운디드>와 <렁스> 모두 현 사회의 이면을 톺아본다. <그라운디드>의 주인공은 스크린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장을 감시하며 적들을 공격하는 한편 퇴근 후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괴리에 점차 혼란을 느끼게 된다. 공격과 방어의 수단으로 전쟁의 새로운 무기가 된 드론의 양면성에 착안, 하나의 존재가 가진 경계와 양면성을 다룬 내용으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답을 고민해야 할 질문을 던진다. <렁스>는 매사 진지하고 사려 깊게 고민하고, 적어도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커플이 평생에 걸쳐 각자의 감정에 대해,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세계, 나아가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아이 한 명의 탄소 발자국이 얼마인지 알아? 이산화탄소가 자그마치 1만 톤이야. 그건 에펠탑의 무게라고! 나는 에펠탑을 낳는 거야.” 현대적인 사랑 이야기는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지만 불확실성이 삶의 방식이 된 지금 세대의 진짜 목소리이기도 하다.

글 이재훈_《뉴시스》 기자
사진 제공 우란문화재단&프로젝트그룹 일다, 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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