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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별관 모두에게 열린 복합예술공간
망원시장 인근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별관’은 복합예술공간을 표방하며 2018년 8월 개관전을 열었다. 오픈한 지 1년을 갓 넘긴 신생 공간이지만, 서교예술실험센터 공동운영단 경험을 살려 별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기획전을 추진해온 안부(Anbuh) 작가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예술적 실험을 꿈꾸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장르, 경력 불문하고 문을 활짝 열어둔 별관을 찾았다.

1 한성우 작가의 <대포 08> 전시 전경.
2 김문기, 홍기하 작가의 <박하사탕> 전시 전경.

작업실 옆 전시장

별관은 안부 작가와 다른 작가들이 함께 쓰는 공유작업실 한쪽을 가벽으로 막아 화이트 큐브로 만든 공간이다. 전체 면적이 79.34㎡(24평)인 작업실의 33㎡(10평) 정도를 전시 공간으로 쓰고 있다. ㄱ 자로 마주 보는 벽면의 유리창 2개는 상황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는 가변식 벽체로 변신한다. 또한 그리 넓지 않은 면적이지만 천장을 터서 확장된 느낌을 살렸다.
별관이라는 공간 명칭은 안부 작가가 정했다. “아웃하우스(out house)라는 단어에 별관, 별채라는 뜻이 있는데 본관과 다른 한적한 느낌이 있죠. 집 밖에 있는 화장실, 곳간이라는 뜻도 있는데 셋 다 너무 좋은 거예요. 없어서는 안 될 곳이잖아요. 곳간은 일용할 양식을 채우는 곳이고, 화장실은 가장 사적이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작업실과 함께 있는 전시 공간이기에 ‘함께 있지만 따로 있는 공간’이란 뜻도 담았다.

신진예술가에게 기회 제공하는 예술실험공간

안부 작가는 이른바 ‘홍대 앞’이라고 불리는 권역이 홍대 주변에서 합정역과 상수역, 연희동과 연남동까지 확장되는 과정을 지켜봐온 세대다. 홍대 앞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대안을 찾던 예술가들에게 망원동은 꽤 매력적인 입지였다. 망원시장, 망리단길 등이 활성화되면서 유동인구도 늘어난 데다, 홍대 앞과도 멀지 않아서다.
별관의 탄생과 운영에는 안부 작가가 2017년과 2018년 서교예술실험센터 공동운영단으로 활동하며 쌓은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창작자이면서 동시에 기획자로서 예술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된 것. 그래서 별관은 작가 중심 공간을 표방하면서 예술가들이 뭘 원하는지 검토하고 이를 최대한 구현하고자 한다.
예컨대 휴무일에 대한 기준도 그렇다. 기본적으로는 월요일은 휴무이며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지만, 전시를 진행하는 동안 작가가 원한다면 휴무 없이 열어두기도 한다. 전시 기간도 작가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한다. 대관전과 기획전을 병행하기에, 짧게는 1주부터 평균 3주 정도 진행한다.

3 별관 개관전 <틀리고 다른 것들, 다르고 틀린 것들> 전시 전경.

실험정신만 있다면 경력과 장르는 상관없어

학부에서 사진을 전공한 작가가 운영하지만, 특정 장르에 국한된 공간은 아니다. 오히려 사진 관련 전시를 주로 할 것이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다른 장르의 전시, 행사, 퍼포먼스나 무용, 음악 장르까지도 적극 환영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별관에서는 전시 말고도 영화 상영이나 워크숍 특강, 어쿠스틱 공연도 진행됐다. 규모는 아담하지만 말 그대로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별관은 전시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젊은 작가를 비롯해, 예술을 펼칠 수 있는 장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에게 열린 예술 공간을 표방한다. 전시 주체나 주제에 대한 특별한 제약도 없다. 9월 19일부터 26일까지 열린 <레즈비언!> 전시도 그중 하나였다. 한국에서 활동해온 여성 퀴어 예술가들에 관한 아카이브 전시로, 예술계에서만큼은 검열과 혐오 문화가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지속가능한 공간을 위한 시도

별관처럼 작고 개성 있는 전시 공간은 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많다. 신생 대안 공간이 2~3년을 주기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유도 월세나 보증금 등의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별관도 내부 기획전 이외에 대관과 다양한 행사 유치로 공간을 유지한다. 현상 유지를 위한 시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시도가 공간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별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재미있어. 전시도 재미있고’라는 인식이 대중에게 자리 잡히기를 바란다. 실험적이고 재미있는 예술을 환영하고,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기획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시각예술가로도 활동 중인 안부작가는, 직접 운영하는 전시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전시는 다른 곳에서 할 예정이다. 합정동 레인보우큐브에서 10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관사적 관계>가 그것이다. 가깝지만 먼 존재인 아버지에 대한 작업을 선보인다. 안부 작가는 “제가 별관에서 전시를 열게 된다면, 피날레로 하고 싶어요. 어떤 의미에서든요”라고 밝혔다.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선정자 양승원 작가의 <틀리고 다른 것들, 다르고 틀린 것들>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별관에서 열린 전시는 10회 정도다. 함께 전시했던 작가들의 근황은 별관 인스타그램 (@outhouse.seoul)에서 ‘별관동무늬우스’라는 제목으로 간간이 들을 수 있다.

글 고경원_자유기고가
사진 제공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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