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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서울라이브> 오픈레코드2019년 살아 있는 서울의 실황을 기록하다
‘오픈레코드’는 서울문화재단이 홍대 인디음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서울라이브> 사업의 일환으로 평소 음원 사이트에서 듣기 어려운 뮤지션들의 공연을 직접 보고 CD와 카세트테이프, USB 등으로 제작된 그들의 앨범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음악 축제다. 9월 21일,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션과 레이블이 참여한 이번 축제에서는 이른 오후부터 늦은 밤까지 3곳의 카페에서 21팀의 공연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졌다.

Scene #0. Live: 살아 있는

9월의 주말, 서울은 살아 있었다. 대학로에서 종로를 통과해 신촌을 지나 홍대로 가는 내내 도심 곳곳에서는 각종 집회와 행진이 이어졌다. 어린이부터 학생,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교육제도 개혁부터 환경보호, 정치적 이슈까지,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거리를 메운 사람들의 행렬에 다소 답답한 교통체증이 부록처럼 따라왔다. 버스 창 너머로 시선을 두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순간 창문 너머의 풍경이 프레임 속 이미지처럼 다채롭게 느껴졌다. 아마도 장시간의 운전에 지친 기사님이 틀어놓은 라디오 속 유행가가 한몫했을 테다.
졸지에 길어진 도심 드라이브를 마치고 부랴부랴 경의선숲길 인근에서 하차했다. 행여 공연이 시작될까 부지런히 홍대의 한 카페로 향했다. 홍대 곳곳에서 진행되는 인디 뮤지션들의 축제 ‘오픈레코드’ 현장이었다.

Scene #1. Live: 실황의

처음 향한 곳은 ‘카페 언플러그드’다. 카페 1층에 들어서자 뮤지션들이 본인의 앨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채 관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생소한 이름으로 생경한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들이 다수라 다소 낯설 수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그래서, 그만큼, 새로운 흥미를 자극하기도 한다. 공연은 카페 지하에서 펼쳐졌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지하실 특유의 습한 냄새가 콧속으로 훅 들어왔다. 베이스 기타와 퍼커션, 양금(한국 전통 현악기) 등 세 악기가 어우러진 ‘동양고주파’의 공연을 시작으로 한국적 정서를 담은 레트로 밴드 ‘스트릿건즈(철수×규규)’, 전자 기타 선율 위에서 여성을 키워드로 노래하는 ‘천미지’ 등 9개 팀이 각 20분씩 책임졌다. 한 팀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 팀이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은 약 15분이다. 그사이 관객은 코앞에서 악기를 세팅하는 날것의 현장을 지켜보거나 다음 공연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올림픽공원과 난지 한강공원 등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뮤직 페스티벌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홍대의 좁은 골목 사이를 종종걸음으로 오고가야 하는 의외의 재미가 있다.
주말 오후 친구들과 술 한 잔을 기울이거나 특색 있는 카페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 ‘스트레인지 프룻’으로 향했다. 2005년부터 운영돼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긴 홍대 뮤지션들의 사랑방 같은 공연장이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공연 세팅이 한창이었다. 카페 한편에서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뮤지션들이 서로 안부를 나누고 있었다. 시간차를 두고 나타난 관객이 하나둘 카페 곳곳에 자리 잡았다.
밴드의 짧은 인사를 시작으로 공연이 바로 시작됐다. 넓지 않은 무대 위에서 옹기종기 모여 소리를 뿜어내는 전자악기들과 어지럽게 널려 있는 각종 선과 장비들 덕에 이곳저곳 내키는 대로 시선을 두고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하이틴팝스’, ‘코토바’, ‘스몰타운’ 등 주로 빠른 템포로 전자악기의 음률을 토해내는 7개 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공연이 고조될수록 어두운 공연장에서 각종 소리의 작동을 알리는 앰프의 불빛이 선연하게 빛났다. 스피커에서는 전자악기 소리가 쏟아졌다. 그야말로 고막이 음악으로 꽉 들어차 틈이라곤 없을 정도였다.
마지막 공연장은 번화가에서 조금 벗어나 주택가 골목 사이에 자리 잡은 ‘알디프’였다. 홍차 전문 카페답게 하얗고 작은 단일 건물이었다. 1층에서 음료를 주문해 공연이 펼쳐지는 2층으로 올라갔다. 이전 두 곳의 공연과는 전혀 다른 공연이 마련됐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어느 여름밤 보고 싶은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풋풋한 노랫말이 들려왔다. 건반 연주자와 보컬로 이루어진 공연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김기원’, ‘아무사이’, ‘김선욱’, ‘신승은’, ‘오열’ 등 5명의 뮤지션들이 만들어내는 어쿠스틱 공연이 차례로 공간을 채웠다. 공연이 막바지로 흘러갈 때쯤 해가 뉘엿하더니 땅거미가 졌다. 그 순간 카페 맞은편 빌라에 불빛이 켜졌다. 통유리창 너머의 별것 아닌 일상도 온유한 선율이 더해지자 다르게 느껴졌다. 막힌 도로 위 버스 안에 울려 퍼진 라디오 덕에 감지할 수 있었던 그림 같은 창밖의 풍경과 닮았다.

1 오열의 공연.
2 홍대 골목.

Scene #2. (특정한 시기에) 살다

요즘 극장가에서는 특정 시기를 전면으로 다룬 영화가 한창 상영 중이다. 1994년을 배경으로 하는 <벌새>와 <유열의 음악앨범>이 그 예다. 2019년 서울의 단상은 어떻게 기록될까. 2019년 9월, 서울 곳곳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거리에서는 저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서교동의 어느 골목에서는 전자 기타부터 콘트라베이스, 통기타, 양금까지 다양한 악기가 저마다의 선율로 일상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이른 오후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진 공연을 끝으로 카페를 나서자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숲길이 한눈에 들어왔다. 공원은 온통 저마다의 방법으로 가을밤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노랫말 하나가 마음에 맴돈다. “같은 시간, 같은 버스에 같은 열차에 각자의 다른 인생을 담고 함께 서 있네”(오열, <새벽첫차> 중)
달라서 단, 2019년 살아 있는 <서울라이브>였다.

글·사진 김영민_서울문화재단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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