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서울문화재단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검색 창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ASSOCIATED

2월호

성동공유센터 소유 말고 공유
물품, 공간, 재능 등 다양한 공유 관련 정보를 나누고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성동공유센터가 지난해 11월 15일 문을 열었다. 성동구 행당동 논골사거리 인근에 자리 잡은 연면적 195.23㎡, 지상 3층의 성동공유센터는 2015년 3월 문을 연 은평공유센터에 이어 서울시에 두 번째로 생긴 공유센터이다. 공유센터는 동네 사랑방처럼 주민들끼리 함께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유거점이자 문화공간의 역할을 한다.

성동공유센터는 공유경제를 실천하는 건물답게 좁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지어졌다. 아파트 숲속 언덕길 안쪽에 있어 큰길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게 느껴지는 공간 구조에 놀라게 된다. 고경진 센터장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마다 “공간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부지가 워낙 좁아서 공사할 때 건물을 제대로 지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져 만족한다는 후문이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아파트 숲속 언덕길 안쪽에 위치한 성동공유센터.
2 다양한 물품을 빌려 쓸 수 있는 1층 물품공유소.
3 2층 공유프로그램실에서 재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 3층은 복층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공유서가에서 다락방으로 이어진다.
5 주민들로부터 기부받은 책들로 채운 3층 공유서가.

빌려 쓰고 나눠주는 공유문화 실천

1층은 물품공유소로, 가끔 필요하지만 자주 사용하지는 않아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까운 물품들을 빌려준다. 250여 종 700여 개의 공구, 생활용품, 캠핑용품 등을 구비하고 있다. 선반에 전시해놓은 물품들은 직접 만져보면서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대여 기간은 공구와 생활용품은 3일, 캠핑용품은 5일이다.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하지만 요즘 셀프 인테리어가 유행이다 보니 전문가들이 쓰는 공구들도 많이 찾는단다.
2층 공유프로그램실은 대형 테이블과 의자, 냉장고, 싱크대 등을 갖추고 있어 10여 명 대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적합하다. 1~2월에는 캘리그래피, 재봉, 코딩과 3D프린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방학 기간에 맞춰 초·중등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코딩과 3D프린팅 과정을 열었다. 프로그램 개설을 위해 3D프린터 3대, 재봉틀 6대, 노트북 10대도 구입했다. 주민 수요를 반영해 요리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아직은 하루에 한 강좌만 열리기 때문에 수업 시작 전이나 수업이 끝난 후 남은 작업을 해도 될 정도로 여유롭고 자유로운 분위기이다. 정규 프로그램 이외에도 주민 누구나 강사가 되어 자신의 재능과 경험을 이웃들과 나눌 수 있다. 프로그램이 없는 시간에는 공유 목적의 모임에 대관도 해준다. 대관료는 2시간에 1만 5,000원이다.
3층으로 올라가면 다채롭게 꾸며진 주민 커뮤니티룸과 공유서가가 나온다. 3층이라고는 하지만 층고가 높은 복층구조라 4층까지 있는 셈이다. 공유서가는 주민들로부터 기부받은 700여 권의 책으로 채웠다. 신발을 벗고 공유서가 옆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자그마한 다락방에 들어갈 수 있다. 가족이 오붓하게 책을 읽거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바닥이 차 겨울철에는 1층에서 매트도 빌려준다. 건너편 꼭대기 층에는 회의를 하거나 조용히 일할 수 있는 북 카페와 같은 공간이 별도로 있다. 음료는 팔지 않지만 가지고 와서 마셔도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창문 밖으로 이어진 테라스로 나가면 노란 파라솔 아래 앉아 언덕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모든 공간은 언제든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가 글씨를 연습하면 며느리는 그 옆에서 비즈공예를 하기도 하고,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과 같이 와서 책을 보고 간다.

공유와 나눔으로 활기찬 공간

성동공유센터는 3,000여 세대로 구성된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다. 고경진 센터장은 성동구의 40개 아파트 단지 대표 모임인 아파트공동체연합회 회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서울시 참여예산 위원,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 등 서울시와 성동구청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 “주민들이 필요하거나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물품들은 메모해두었다가 구입 여부를 결정합니다. 물품 기부는 계속 받고요. 며칠 전에는 주민이 휠체어를 기부했어요.” 인근 아파트 주민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멀리에서도 찾아온다. 대여 담당자는 “처음에는 누가 빌려갈까 반신반의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물품을 빌려가고 있어요”라며 벌써 한 뭉치가 된 대여신청서를 보여준다. 실제로 평일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공구를 둘러보고, 프로그램을 문의하는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당분간은 무료로 빌려주지만 홈페이지를 구축한 후 유료화할 예정이다. 유료라 하더라도 구입가 10만 원 이내의 물품은 1,000원 선으로 매우 저렴하게 책정된다. 성동구민 외에도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고경진 센터장은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홍보를 많이 해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공유와 나눔을 실천하려는 시민들로 센터가 북적일 것 같은 느낌이다.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문을 열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문의 전화 02-2282-6550.

글 전민정_ 객원 편집위원
사진 제공 성동공유센터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