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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

서교예술실험센터 내 ‘문화예술 불공정피해상담센터’ 삶과 예술의 문제가 만나는 곳에서 눈물을 닦다
예술가는 삶에서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이 곧 예술활동으로 이어지며, 예술가로서의 작업이 쌓여 생계를 위한 일로 연결된다. 삶과 일, 먹고살기와 예술활동이 늘 맞닿아 있다. 이 경계에서 예기치 못한 충돌이 발생할 때, 그리고 충돌이 선을 넘어 삶을 위협할 때 도움의 손길을 청할 곳을 소개한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눈물그만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맛집 #놀거리 #데이트 #술집. SNS에서 ‘홍대’와 나란히 나열되는 태그들이다. 그러나 이 태그들이 따라 붙기에 앞서 ‘홍대?’ 하면 ‘버스킹, 작업실, 예술가, 문화공간, 라이브클럽, 인디음악!’을 외치던 때가 있었다. 그 시작이 언제였는지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홍대 인근 지역은 일찍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겪었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혹자는 ‘이제 홍대는 끝났다’고 등을 돌리지만, 이곳에서 예술의 역할을 긍정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생계를 위한 직업을 물으면 각기 다른 대답을 할 것인지만, 느슨하게나마 이들을 통칭할 수 있다면 그 이름은 바로 문화예술인일 것이다. 홍대 거리에 위치한 서교예술실험센터는 다양한 문화예술인의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예술인 간의 네트워크 활성화에 힘써왔다. 이러한 서교예술실험센터 안에 문화예술인들의 일과 삶에 더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가 하나 생겼으니, 바로 ‘문화예술 불공정피해상담센터’다.

문화예술인 불공정피해 사례를 상담해드립니다

2월 27일 개소한 문화예술 불공정피해상담센터는 문화예술인들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고 불공정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문을 연 상담센터다. 이름은 상담센터지만 꽤 넓은 범위를 아우른다. 법률상담관으로 위촉된 9명의 관련 분야 전문변호사가 예술가나 예술인단체를 대상으로 불공정피해 예방을 위한 관련 법령을 교육한다. 예술가가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챙겨야 할 사항과 규정을 검토한다. 또한 계약 후에 발생하는 임금 미지급, 성명표시권 및 인권 침해 등에 대한 법률 구제 상담을 시행한다. 사안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고, 법률서면 작성도 지원한다. 모든 지원과 상담은 무료이며, 이 과정에서 쌓인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시 차원의 예술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개정 건의를 통해 제도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상담센터의 법률상담관 임애리 변호사는 만화가들의 불공정피해 상담 사례를 예로 들면서, 무형자산과 창의를 바탕으로 사회 첫걸음을 뗀 젊은이들이 많은 분야인 탓에 업체나 기관과 계약하는 주체들이 자신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문화예술계 안에서 법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법률가들이 도와주는 데 한계가 있다. 업체와 문화예술인 사이의 불공정한 계약 관행이나 처우는 지자체나 공공기관 차원에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2 서교예술실험센터 문화예술 불공정피해상담센터의 상담 모습.

실질적 도움으로 예술인 복지의 공백을 채우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보니 조금이나마 작업을 이어가는 주위의 선배, 후배, 동기의 직업은 작가가 아니었다.”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작업보다 부업을 끊임없이 찾아 나서야 했다는 어느 작가의 고백이다. 최근 5년간 고등 교육기관의 예체능계열 졸업자 수가 70만 명을 웃돌고 문화예술계 종사자도 해를 거듭하며 늘고 있지만, 이들의 일과 삶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예술활동을 통한 연간 수입은 중앙값이 300만 원, 평균이 1,255만 원(문화체육관광부, 2015 예술인실태조사 기준)이다. 기본적인 생활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예술인의 삶을 보여주는 참담한 통계 앞에서 창작의 기회가 적고 작품을 발표할 곳이 없다는 호소가 공허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대목에서 서교예술실험센터와 문화예술 불공정피해상담센터의 만남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서교예술실험센터가 2009년에 설립된 이래 걸어온 길을 생각해보니 더욱 그렇다.
서교예술실험센터는 문화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면서 2013년부터 예술인으로 구성된 문화예술 민관 거버넌스 ‘공동운영단’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왔다. 예술 장르와 지원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작은예술지원사업 ‘소액多컴’이나 공간지원사업 ‘쉐어프로젝트’와 같은 공동운영단 기획사업과 더불어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신진-유망-기성 예술가로 이어지는 경력별 지원사업도 운영한다. 미술, 음악, 공연, 문학, 영상, 서브컬처 등 다양한 문화예술 현장의 소리를 반영하고, 서류와 숫자로 대변되는 것이 아닌, 살아 있는 지원 사업을 꾸려가려는 의지이다. 이러한 서교예술실험센터 안에 상담센터가 자리함으로써 예술인 복지의 공백이 실질적으로 메워지고, 예술인들에 대한 법률서비스가 한층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 불공정상담센터의 운영 시간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 예약한 후 방문 상담을 받거나, 눈물그만 홈페이지(economy.seoul.go.kr/tearstop)의 상담게시판을 이용해 수시로 온라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내담자들의 고충 해결 사례가 쌓여 문화 불공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나아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상생하는 그날을 기대한다.

글 임나래_ 서교예술실험센터 5기 공동운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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