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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호

경희대 앞 ‘문화공간 8번가’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공간
경희대 정문 앞 골목길에 위치한 문화공간 8번가는 누구나 부담 없이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카페다. 전시공간이나 무대가 절실한 문화예술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전시와 공연을 접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문화공간 8번가에서는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회기동은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이다. 인근 종합병원, 공공기관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통학하는 학생들로 언제나 북새통을 이룬다. 근처에는 경희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한국예술종합학교, 고려대학교 등 대학이 여럿 있지만 도심의 번화가와 거리가 멀어 상권이 발달한 데 비해 문화적 접근성은 떨어지는 편이었다.
문화적으로 뚜렷한 색채가 없던 이곳에서 문화공간 8번가는 단연 눈에 띄는 공간이다. 3층 주택에 컨테이너를 덧붙인 독특한 건물 외관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카페 곳곳에는 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본격적인 전시가 1층에 별도로 마련된 전시공간에서 진행된다. 공연을 위한 작은 무대도 1층에 들어서 있다.
오래전 라이브 퍼브로 문을 연 이곳은 약 5년 전 카페 겸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됐다. 동양화가로 활동하며 이곳을 이끌고 있는 원상호 대표는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좋은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일상 속에 문화가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문화공간 8번가’를 만들었다.

꿈꾸는 예술가들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

문화공간 8번가는 한동안 갤러리를 중심으로 공간을 운영했다. 전시 작가는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데, 보통 1년에 3~4회 공모를 진행한다. 관람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작가에게 별도의 비용을 지급하지는 못하지만 무료 대관, 전시 홍보, 엽서 제작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전시 작가들의 연령대나 활동 범위는 다양하다. 작품의 장르에도 제한이 없지만, 많은 손님이 드나드는 카페의 특성상 파손 우려가 있는 설치 작품은 배제하는 편. 회화나 사진 등 평면 작품 전시를 주로 한다.
지금은 자리를 잡은 ‘목요일 공연’이 시작된 것은 송광찬 팀장이 합류한 이후의 일이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문래동 사진 공간 빛타래를 운영했던 송광찬 팀장은 본인의 작품을 전시하며 문화공간 8번가와 연을 맺었고, 우연한 계기로 4년 전부터 이곳에서 전시와 공연 기획을 전담해왔다. 송 팀장은 라이브 퍼브로 운영되던 당시의 음향 장비가 그대로 갖춰져 있는 것을 보고 이를 활용한 소소한 공연을 기획했는데, 이렇게 시작된 공연이 벌써 2년째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공연은 매주 목요일 저녁 오픈마이크 형식으로 진행되며, 메일로 신청을 받는다. 무대에 서기를 꿈꾸는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별도의 선정 조건을 두지는 않지만, 자작곡을 보유하고 있고 무대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최소한의 기준은 두고 있다. 라인업은 매주 변경되지만,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팀도 있다.
공연 역시 카페를 찾아온 손님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뮤지션에게 지급할 공연비 등을 고려해 유료화를 고민해봤지만, 오던 관객도 안 올 수 있다는 뮤지션들의 우려를 감안해 무료 공연을 유지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교류하는 네트워크 공간으로

문화공간 8번가에는 불특정 다수의 손님이 일상적으로 드나든다. 카페를 겸한 공간이라는 이곳의 특수성은 많은 사람에게 공연과 전시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같은 이유의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이 ‘불특정 다수’가 전시 또는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송광찬 팀장은 공연 감상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회기동 일대의 특성상 처음 공연을 시작할 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고 설명한다. 관객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아 1~2명의 관객을 앞에 두고 공연하는 날도 있었고, 공연에 집중하지 않고 큰소리로 대화하는 관객들도 있었다는 것. 지금은 8번가를 아는 이들이면 ‘목요일에 공연이 열리는 곳’이라고 인지할 만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문화가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은 생각보다 지난했다.
다른 고민도 남아 있다. 문화공간 8번가는 문화예술이 태어나고 확산되는 장이었던 ‘살롱’이 그렇듯, 카페가 다양한 사람이 모여 교류하는 네트워크 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종종 한계에 맞닥뜨리곤 한다. “대학가 인근의 카페는 시험 기간이면 도서관이 되어버리고 말아요.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건 학교가 자율적인 학습공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학점 관리나 스펙 쌓기에 열중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현실 탓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화공간 8번가를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은 대개 이런 제도적, 사회적 측면에서 기인하는 것 같아요.”
송광찬 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공간 8번가가 회기동 일대의 문화적 기반을 다지는 하나의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어느덧 목요일 저녁 공연도 체계를 갖췄고, 이곳에서 전시한 작가가 100명에 달할 만큼 기반이 다져지고 있어요. 여기엔 쉽게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별일 없다면 앞으로도 문화공간 8번가는 전시와 공연을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문화+서울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2, 3 8번가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목요일 공연’ 현장.

글 조아라
사진 제공 문화공간 8번가 www.8stre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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