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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12월호

한국 영화 성장기의 한 풍경 ‘충무로 시대’, 영화의 싹이 트다
한국 영화는 2000년대 초에 금융자본이 유입되며 산업으로 발전했고,
2012년 연간 관객 수 1억 명 시대를 연 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연간 1억 명 기록을 이어왔습니다.
올해도 11월 14일 현재 1억 66만 4590명으로 5년 연속 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메모리 인 서울 관련 이미지<사진> 1958년 영화 <자유결혼> 촬영 현장.

2006년에 정점을 찍은 후 침체기로 빠져들었던 한국 영화는 기획력을 앞세워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주요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휩쓸고 있습니다. 자국 영화가 미국 영화에 밀리지 않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됩니다. 이런 저력은 선배 영화인들의 노력을 통해 탄탄하게 쌓여왔습니다.

‘충무로 시대’의 시작, 그리고 해프닝

192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한국 영화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은 후 ‘충무로 시대’가 열린 1950년대 중반부터 재기의 기회를 맞이해 1968년에는 제작 편수가 212편에 이르게 됩니다.
<사진>은 1958년 제작된 조미령, 최은희, 박암, 최현 주연 영화 <자유결혼>(감독 이병일)의 덕수궁 촬영 장면입니다. 빛을 가리기 위해 카메라 위에 파라솔을 씌운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스태프들의 열의는 대단해 보입니다.
제5회 아시아영화제 소년특별연기상(박광수), 제1회 국산 영화상 남우조연상(최남현) 등을 수상한 이 영화는 의대 교수의 세 딸이 부모의 중매결혼 요구에 반대하며 자유연애를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소재였죠.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58년에 74편의 한국 영화가 만들어졌고, 외화는 150여 편이 수입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신문에는 “터무니없이 많은 영화가 나온 지난 1년은 눈으로 보기엔 제법 풍년이 든 것 같으나 사실상 배는 고픈 현상이었다. 양산과는 반비례로 질적으로 타락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 영화의 문제로 새로운 연구가 부족하고, 창의성과 기획력이 떨어지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유결혼>은 비교적 좋은 영화로 꼽았습니다.
최은희 씨는 그해 최고의 여배우로 꼽혔습니다. 남자 배우 중에서는 김승호 씨가 톱스타로 뽑혔고요. 최은희 씨는 단아한 마스크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무대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돼 좋은 연기를 펼친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한국 대표 여배우로 활동하던 최은희 씨는 1978년 1월에 홍콩에서 납북되는 엄청난 일을 겪었습니다. 그해 7월에 남편인 고 신상옥 감독도 북한 공작원에 의해 북으로 끌려갔습니다. 두 사람은 북한에서 신필름영화촬영소를 세우고 <돌아오지 않는 밀사> <소금> 등의 영화를 제작한 후,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의 감시를 피해 미국대사관에 은신을 요청하며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두 사람이 납북된 후 박정희 정권과 밀월 관계에 있다가 1970년대 말에 사이가 나빠졌다는 것을 근거로 들어 ‘자진 월북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놀랄 만큼 성장한 한국 영화의 위상

요즘은 영화 촬영 현장을 보면 잠깐 쳐다본 후 그냥 지나가지만 예전에는 별다른 구경거리가 없어 많은 사람이 운집했다고 합니다. 1972년에는 서울 성동구 신당동에서 영화 촬영을 구경하던 초등학생이 사람 사이에 깔려 전치 1주의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 학생은 <지프>라는 영화 촬영을 구경하다가 자동차 충돌 사고 장면을 찍는 도중 1000여 명의 사람이 놀라서 움직이는 사이 깔렸다고 합니다.
한국 영화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와 중국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해 많은 영화인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 영화인들도 한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울시를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다양한 혜택을 주며 외국 영화사의 촬영진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의 수준이 더욱 높아져, 선배 영화인들의 노력이 차곡차곡 쌓인 ‘충무로’에서 전 세계 흥행 역사를 새로 쓸 대작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문화+서울

사진 김천길
전 AP통신 기자. 1950년부터 38년 동안 서울지국 사진기자로 일하며 격동기 한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글 김구철
문화일보 문화부 기자. 대중문화팀장으로 영화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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