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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6월호

예술로부터 삶을 지탱할 자신감을 얻는 2030 청년 문화예술은 재미있는 친구이자 좋은 스승
현재 20~30대 청년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 세대로서 이들이 태어난 시기(대략 1979~1992년)에 출생률이 비교적 높았다는 의미로 흔히 ‘에코붐(echo-boom) 세대’로도 불린다. 경제가 한창 성장하던 시기에 유년기를 보냈기에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 유행에 민감하고 소비 성향이 강하다’고 정의되는데 그와 달리 이들의 2016년은 ‘풍족’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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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회적 사건은 1997년 IMF 외환위기다(20대 2위(15.1%), 30대 1위(26.8%). 출처: 한국청년정책연구원 2011년 조사). 당시 청소년이던 이들은 부모의 실직이나 그에 준하는 경제적인 충격을 경험했고, 경쟁을 체화하며 성인기에 접어들었지만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88만원, 잉여, N포, 근래 수저계급론까지 2030세대와 관련한 키워드에는 사회구조적인 문제, 경제적인 어려움, 그로 인한 조소가 유난히 짙게 배어 있다.
사실 문화예술적인 경험으로 볼 때 2030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더 적극적으로 문화활동을 즐기고 이에 익숙하며 문화예술교육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서울서베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령이 낮을수록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높아 20대 이하는 41.4%, 30대는 35.3%가 교육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2015년 서울시민 문화예술 향유 실태조사에서는 문화에 대한 욕구, 참여도와 방식 등을 고려해 20대부터 60대까지 조사 대상자를 8개 특성 그룹으로 파악했는데, 이 중 20대는 “현실에 대한 불안을 문화로 극복하는 ‘문화열광족’, 문화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30대 미혼 여성은 “문화에 대한 사랑을 꽃피우는 ‘화려한 싱글녀’”로 호명했다. 문화예술의 소비와 교육 모두 가장 활발하다는 의미다. 기업 및 언론사와 출판사,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민간 영역의 문화예술교육 공간(KT&G상상마당, 한겨레문화센터, 문지문화원 사이, 디노마드학교 등)이 대학가 인근에 다수 분포돼 있다는 점도 2030세대가 이들의 중심 수요층임을 방증한다.
세대의 특성과 문화예술교육 환경 사이에는 여러 가지 연결고리가 있다.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에게는 이러한 교육이 단순 문화 경험부터 스펙 쌓기, 실제 취업 준비용이기도 하고 직장인에게는 취미활동일 수 있다. 물론 예술의 본질 자체를 들여다보려는 이들도 있다. 입시 지옥을 거친 후 아무리 배우고 갖춰도 넘기 힘든 취업문 앞에 낙담하고, 취업 후 초과 노동과 저임금을 감수해야 하는 지금의 청년 세대는 성취보다는 좌절에 조금 더 익숙하다. 나는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나는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찾아야 할까 고민이 많은 2030세대는 예술을 그 힌트로 삼는다.
지난해 시범 운영한 <서울시민예술대학>의 기획 프로그램 ‘시詩 시視 시始 작!’(이하 ‘시시시작’)은 팍팍한 현실 속에서 ‘나’의 언어를 찾고자 하는 청년 세대를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이 자신의 언어를 찾아 시를 쓰고 직접 활자를 종이에 배치해 시각적인 변주를 주는 북디자인을 체험하며, 자기만의 책을 만들어 낭독하고 전시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내용. 이 과정은 문학이 지닌 성찰과 소통, 치유의 힘을 경험함으로써 청년 세대가 삶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수업에 참여한 김정희(27) 씨는 지난해 취업을 준비하던 때 ‘시시시작’에 참여하며 자신과 세상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MINI INTERVIEW 문학을 통해 저 자신과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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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서울시민예술대학>의 ‘시시시작’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평소에 진은영 시인을 좋아했고, 그분이 참여하는 시 창작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관련된 설명을 찾다가 2030 청년들이 시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는 것도 좋았고, 그전에 독립출판물을 만들었기 때문에 글쓰기는 낯설지 않았지만 시 창작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은 없어서 시를 배울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적이 있나요?

취업 준비를 위해 한겨레문화센터의 강의를 수강한 적은 있지만 ‘시시시작’과 같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처음이었어요. 또래 친구들은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면 참여하고 싶어하면서도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찾아서 신청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수업에서 어떤 점이 가장 좋았나요?

가장 기대했던 건 시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는 것과 나에 대 해서 이해할 기회라는 점이었어요.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 하면서 이 점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 다. 또 같은 조원들과 시를 공유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위로를 많이 받을 수 있었어요.

수업에 참여하면서 삶에 변화가 있었다면요?

‘시시시작’에 참여할 당시에는 취업을 준비하던 때라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어요. 세상에 내가 필요 없는 존재는 아닐까 고민도 많이 했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저 자신을 미워하기도 했는데, ‘시시시작’에 참여하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 저를 감싸 안을 수 있게 되었어요. 수업을 통해 저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지금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시시시작’을 통해 배운 건데,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싫어하는지 끊임없이 발견해가면서 제가 가장 행복한 일을 하면서 지내고 싶어요. 그래서 여전히 가끔씩 시를 쓰면서 나에 대해 고민하고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시시시작’과 같이 문학의 성찰과 치유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한 발짝 더 나아가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등단에 도전해보고 싶은 이라면 ‘연희문학학교’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겠다. 시 창작과 소설 창작 두 분야의 수업이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진행된다. 관심 있는 이들은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을 수시로 확인하자. 서울무용센터에서 진행하는 ‘Anybody Can Dance(ABCD)’는 무용 비전공자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즉흥 무용과 연기, 신체 표현을 통해 오감이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서울시민예술대학>이 체험형 예술교육이라면 <서울시민대학>은 인문학 중심 강좌다. <서울시민대학>은 서울시가 시민에게 풍성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시민청, 뚝섬?은평?중랑 학습장, 대학(14개)과 연계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시민청 시민대학은 2016년 상반기 ‘인문학적 성찰, 시민 민주주의, 삶의 터전, 예술적 감수성’ 4개 분야 24개의 강좌를 1차와 2차로 나누어 운영한다. 문화, 예술, 문학, 역사, 철학 등을 수업의 주제로 하는 가운데 일부 수업은 저녁 시간에도 개설돼 낮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학생, 직장인도 짬을 내 참여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도 다양한 문화예술 교양수업과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히든보이스’는 점심시간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가까운 지역에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이 욕심 내볼 만하다. 국내 최정상의 성악가와 함께 노래를 불러보며 진정한 나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힐링 성악 프로그램’으로 할 말을 꾹꾹 눌러 담았던 이들이라면 잠시 시원하게 목청을 틔워도 좋겠다.

글 이아림, 전민정, 하민희
사진 김창제
자료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연구소 놀자,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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